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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조직에 수천만원 송금하고 수고비 55만원 받은 20대
피해금 3000만원 돌려주고야 집유로 풀려나
2021년 04월 08일(목) 20:55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피해자들에게 가로챈 돈 수천만원을 송금하고 수고비로 55만원을 받은 20대 남성이 피해금을 모두 돌려주고야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A(27)씨는 지난해 5월 28일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아 화순에서 만난 피해자에게 ‘X 캐피탈 대리’라며 대출금 변제 명목으로 2100만원을 건네받은 뒤 조직원이 알려준 계좌로 30만~100만원으로 쪼개 송금했고 같은 해 6월 2일 다른 피해자에게 1190만원을 받아 송금했다. A씨가 수고비 명목으로 받은 돈은 55만원.

A씨는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 사기 범행을 벌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A씨는 1심에서 신용정보회사 채권 추심 아르바이트로 알고 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항소심인 광주지법 형사 1부(부장판사 김재근)도 1심대로 A씨가 미필적으로나마 자신의 행위가 보이스피싱 범행에 관여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본명을 쓰지 말 것을 지시받았고 추심 업체가 아닌 다른 금융기관 서류를 피해자에게 전달한 점, 송금도 다른 사람 명의로 분산한 점 등을 들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그러나 실형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조계에선 보이스피싱에 대한 엄벌 분위기에도, 재판부가 자신으로 인한 피해액을 모두 변제한 점 등을 들어 이번에 한해 집행유예형으로 선처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재판부는 “A씨는 보이스피싱 범죄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현금전달책 역할을 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피해 금액을 모두 변제, 합의해 피해자들이 A씨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다”며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김지을 기자 dok2000@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