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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정책자금 ‘눈먼 돈’? 부적격 대출 ‘전남 최다’
4년간 538건 102억 ‘2년 연속’ 증가
공장 짓고 펜션사업…5건 중 1건 ‘유용’
2021년 04월 08일(목) 00:02
농협중앙회 전경.<광주일보 자료사진>
농업인들에게 농가경영 자금을 지원해주는 농업정책자금의 부적격 대출 사례가 전남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업정책자금 부적격 대출 5건 중 1건 꼴로는 대출금을 쓸 목적 외 부당하게 사용한 사례였다.

7일 김승남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고흥·보성·장흥·강진)이 농협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 동안(2016~2019년) 전남에서 외부감사를 통해 지적된 부적격 농업정책자금 대출은 총 538건, 102억700만원으로 확인됐다.

전남 부적격 대출 건수는 전체(3312건)의 16.2% 비중을 차지했으며, 16개 시·도 가운데 가장 많았다.

전남에 이어 경북(425건), 전북(416건), 충남(400건), 경기·인천(364건), 강원(333건), 경남(305건), 충북(216건), 제주(113건), 대구(45건), 대전(38건), 부산(35건), 세종(28건), 울산(24건), 서울(17건), 광주(15건) 순으로 나타났다.

전남 부적격 대출은 2년 연속 증가할 뿐더러, 이 기간 동안 전국 1위라는 오명을 안아왔다.

전남 농협 농업정책자금 부적격 대출은 지난 2016년 말 212건(44억300만원)에서 이듬해 93건(12억8300만원)으로 절반 줄었지만, 2018년 109건(18억7700만원), 2019년 124건(26억4400만원)으로 2년 연속 증가했다.

광주에서는 지난 2016~2017년 부적격 대출이 한 건도 지적되지 않았지만, 2018년 13건(2억3100만원), 2019년 2건(3억2300만원)이 적발됐다. 특히 2019년은 2건만 적발됐어도 건당 억 단위 부적격 대출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년 간 전국 부적격 대출 3312건을 사유별로 살펴보니 사업지침을 위반한 사례가 1494건(424억원)으로, 전체의 45.1%를 차지했다. 5건 중 1건 꼴(20.7%·685건/435억원)로는 대출금 용도를 유용한 경우였다. 부도 및 사업 포기는 34.2%(1133건/15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부적격 대출의 귀책 원인을 따지면 채무자 잘못이 54.8%(1816건·585억원)으로 절반을 넘었다. 농협 귀책은 44.2%(1464건·414억원), 행정기관 0.96%(32건·11억원) 순이었다.

농가경영에 쓰라고 빌려준 정책자금을 유용한 사례를 보면, 후계농업인이 농지구입자금을 대출 받은 뒤 일부를 공장용지로 변경하거나, 귀농자금을 지원받아 주택을 구입했지만 그 집을 다른 이에게 매도하거나 펜션 사업에 활용하는 등 부정 수급한 경우 등이 있었다.

대출기관 측에서도 농축산경영자금 대출 심사 때 영농 증빙서류를 잘 확인하지 않거나, 영농조합법인의 재무제표를 제대로 받지 않은 사례가 적발됐다.

김승남 의원은 정확한 자금심사를 위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부적격 대출에 대한 처분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농업경영체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농림사업정보시스템과 농협 심사시스템이 연계돼야 하고, 채무자가 정책자금 목적 외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정책자금모니터링 시스템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