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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구례’ 한 입…세상 가장 달콤한 일
[구례 로컬푸드 ‘우리밀빵과 산수유’]
구례, 우리나라 대표 우리밀·산수유 주산지…가공식품 제조·판매 활발
귀리발효·자색 고구마 빵 등 다양…건강·맛 갖춰 ‘빵지순례’ 발길 줄이어
겨울 산수유, 비타민·철분·엽산 풍부…잼·요거트·분말 등 젊은층에 인기
2021년 03월 16일(화) 00:00
산수유 가공식품
우리밀 쿠키
◇우리밀로 만든 건강 빵·과자

‘빵지순례를 떠난다’는 말이 있다. 종교인들이 신을 찾아 순례를 떠나듯, 빵을 좋아하는 ‘빵순이’들이 맛있는 빵을 먹기 위해 전국 곳곳을 찾아다닌다는 얘기다. 새봄 빵지순례는 구례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

구례는 우리밀 주산지다. 덕분에 우리밀을 이용한 음식이 많은데 그 중 단연 우리밀로 만든 빵과 쿠키가 사랑받고 있다. 자신들의 이름을 내건 빵집들의 파워에 대기업 프렌차이즈 베이커리가 맥을 못추는 곳이기도 하다.

구례군 공식 블로그에 소개된 빵집만도 여러곳이다. 집집마다 맛있고 먹음직스럽고 예쁘기까지 해서 한 곳만 소개하기 곤란하다는 멘트와 함께다.

천연발효빵을 굽는 ‘굿베리 베이커리’에는 쑥부쟁이발효빵, 귀리발효빵, 자색고구마 발효빵 등 종류가 다양하다. 가게 이름에 발효의 의미를 담은 ‘느긋한 쌀빵’은 Non-GMO(비유전자 변형식품)과 유기농 재료만을 사용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버터, 우유, 계란을 넣지 않은 햇쌀빵, 식빵, 감자빵을 판매한다.

사나래밀 쿠키제품
우리밀과 좋은 재료로 정성을 담은 수제 과자점 ‘사나래밀’은 귀여운 캐릭터 쿠키로 인기를 얻고 있다. 비정제 원당을 사용하기 때문에 빵이나 쿠키 색은 어두운 편이다. 우리밀 케이크와 파운드를 맛볼 수 있는 ‘오늘의 선물’도 추천한다. 친환경 청란과 유정란, 발효버터를 이용해 만든 케이크는 기대이상으로 맛이 좋아 앉은 자리에서 세 조각도 먹을 수 있다는 평이다. 우리밀로 만든 케이크는 ‘카페구례’에서도 만날 수 있다.

‘목월빵집’은 가장 잘 알려진 곳이다. ‘한국인의 밥상’ 등 여러 언론을 통해 소개됐고 SNS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아버지가 농사지은 호밀과 흑밀, 구례 우리밀만 사용하고 빵에는 우유, 계란, 설탕, 버터를 넣지 않는다는 철학으로 빵집을 운영한다.

‘어느 곳을 가볼까’ 고민을 하다가 ‘사나래밀’을 찾았다. 문을 연지 일 년이 채 지나지 않은 병아리 베이커리지만 이미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이들이 많단다. 가정집 창고를 리모델링 한 곳이라 규모는 아담하다.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이지만 아쉽게도 테이크아웃만 가능하다.

사나래밀에서 사용하는 밀은 제과에 어울리는 앉은뱅이밀이다. 앉은뱅이밀은 우리나라 토종 밀로, 다른 밀보다 키가 작아 붙여진 이름이다. 색은 좀더 붉고 껍질이 얇아 제분량이 많고 가루는 부드럽다.

우리밀은 단백질 성분인 글루텐 함량이 적어 쉽게 바스러지고 점성이 적다는 이유로 제과제빵계에서 수입밀을 선호했지만 최근 우리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우리밀을 사용하는 곳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밀로 만든 빵이나 과자는 글루텐 함량이 적기 때문에 수입산 밀가루에 비해 소화도 더 잘 된다.

“사나래밀에서는 구례 조현덕 농부님이 재배하고 수확한 앉은뱅이밀을 사용하고 있어요. 우리밀은 글루텐 함량이 일반 밀가루보다 낮아서 빵이나 과자를 +만드는게 쉽지 않지만 앉은뱅이 밀의 글루텐 함량은 일반 박력분 함량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크게 어렵진 않습니다.”

지난해 7월 처음 문을 열고 우리밀을 주문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판매가 잘 돼 다른 곳에서 같은 품종의 우리밀을 추가 구입하기도 했다. 올해는 햇밀이 나올 때 지난해보다 주문량을 늘릴 계획이다. 여러 농가의 밀을 한꺼번에 제분하기보다는 한 농가에서 재배한 같은 품종의 밀을 쓰려고 한다는게 김보경 대표의 다짐이다.

사나래밀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케이크, 타르트, 브라우니, 마들렌과 구움 과자류다. 매일 메뉴가 조금씩 달라지는데 치즈케이크 같은 인기메뉴는 SNS을 통해 예약주문을 하기 때문에 일찍 매진되기도 한다. 비정제원당, 동물복지유정란, 우유버터, 유기농코코넛오일, 동물성생크림 등 믿을 수 있는 좋은 재료만 사용한다.

산수유 열매 <사진=전남농업기술원>
◇남녀노소 즐기는 붉은 열매 산수유

봄에는 샛노란 산수유 꽃을, 겨울에는 빠알간 산수유 열매를 볼 수 있다는 건 구례가 가진 크나큰 매력이다.

산수유가 구례 산동면에 들어온 시기는 1000여 년 전, 중국 산동성에 사는 한 여성이 구례로 시집오면서부터라고 전해진다. 산수유 열매를 먹기 위해서는 씨와 과육을 분리해야 하는데 옛날 산동면 여성들이 어릴때부터 입에 산수유를 넣고 앞니로 씨를 분리한 탓에 앞니가 많이 닳아 다른 지역에서도 산동 처녀는 쉽게 알아봤다는 얘기도 들린다. 몸에 좋은 산수유를 평생 입으로 씨를 분리했던 산동처녀와 입맞추는 것은 보약을 먹는 것보다 이롭다고 알려져 산동 처녀를 며느리로 들이려는 인근 남원, 순천 사람들의 경쟁이 치열했다는 얘기도 꾸며낸 이야기만은 아닐 것 같다.

선홍색의 산수유 열매는 시고 떫은 맛을 가진 약용작물이다. ‘신선이 먹는 열매’라고 알려질 만큼 작은 열매 하나에 사포닌, 비타민A, 비타민C, 철분, 엽산, 칼슘, 타닌 등 다양한 영양성분이 함유돼 있다. 이른봄 노란 꽃을 피웠다가 지면 열매가 맺히고 8~10월이면 붉은색으로 익어간다. 12월이 수확기다.

몸에 해로운 씨를 제거한 건산수유와 산수유주, 산수유즙 정도로만 이용돼 오던 열매는 최근 몇 년새 다양한 제품으로 개발되면서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산수유 분말
산수유를 재배하고 제품을 개발 판매하고 있는 지리산특용작물재배팜은 산수유 농사를 짓는 심복순 대표와 딸 이화영씨가 꾸려가는 농업회사법인이다. 젊은층을 공략해 다양한 가공제품을 개발하면서 산수유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브랜드명은 ‘쏠라베리’다.

“열매의 다양한 효능 때문에 ‘산수유=한약재’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산수유를 찾는 연령층이 제한될 수 밖에 없었지요. 기존 이미지를 깨고 남녀노소 모두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맛있는 산수유’ 브랜드를 개발하고 싶었고, ‘태양을 사랑한 열매’라는 뜻을 가진 ‘쏠라베리(solar berry)’ 이름을 탄생시켰습니다.”

실제로 쏠라베리 브랜드 개발 후 쇼핑몰 방문자 중 여성 점유율과 20~30대 젊은층의 방문율이 증가했다. 매출도 크게 늘었다. 2019년에는 전남 우수 농식품 중국 광저우 홍보 판촉전 사절단으로 참가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쏠라베리’ 브랜드를 달고 출시된 제품은 산수유잼과 산수유청, 산수유즙, 분말 등이다. 가장 인기가 좋은 건 ‘건강잼’으로 불리는 산수유잼이다. 씨를 빼고 말린 산수유 분말에 비정제 원당, 올리고당을 첨가하고 유기농 가바 현미 가루로 점도를 맞췄다. 식빵에 발라 산수유 토스트로, 플레인 요거트에 넣어 산수유 요거트로, 와플이나 핫케이크에 얹어 산수유 브런치로도 즐길 수 있다.

산수유청은 시원한 음료로 타마실 수 있어서 또한 인기다. 저온숙성으로 영양소 파괴를 줄인 산수유청으로 칵테일, 레몬 아이스티, 샐러드 드레싱도 가능하다. 산수유 씨를 빼서 말린후 그대로 분쇄한 100% 분말은 물, 우유, 요거트, 꿀에 섞어 먹어도 건강 간식이 되고, 샐러드에 뿌려 먹어도 별미다. 최근에는 구례에서 재배되는 야관문과 조합한 ‘산수유 담금주 키트’도 개발해 온·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쏠라베리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는 이화영씨는 “산수유가 몸에 좋다는 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지만 한약재라는 인식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했다”며 “산수유잼이나 산수유청 같은 가공제품을 끊임없이 연구해 누구나 산수유를 즐길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