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재보선 넘어 내년 대선까지…판 뒤집을 태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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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재보선 넘어 내년 대선까지…판 뒤집을 태풍될까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정치권 출렁
재보선 정권 견제 심리 결집 가능성
여권 “결국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
확실한 대권주자 없는 야권선 기대
야권 통합·정계개편 물꼬 틀 수도
2021년 03월 04일(목) 20:00
4·7 재보궐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퇴라는 돌발 변수가 터지면서 정치권이 출렁이고 있다.

일단, 윤 총장이 당장 직접적 정치 행보에 나설 가능성은 낮지만 사퇴 자체가 지닌 정치적 상징성에 따라 4월 재보궐 선거는 물론 내년 대선 판도에도 상당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단 여권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반대를 앞세워 윤 총장이 사의를 밝혔다는 점에서 4월 재보궐선거의 ‘대선 전초전’ 의미가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권과 윤 총장의 대립 구도가 재조명되고 4월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민심 저변에 정권 견제 심리가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 여권 일각에서는 윤 총장 사퇴 이슈가 폭발한다면 4차 재난지원금 지급, 가덕도 신공항 추진 등 여당에 유리한 이슈가 묻히지 않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를 반영하듯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전격 사퇴한 윤석열 검찰총장을 맹비난했다. 허영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얻은 건 정치검찰의 오명이요, 잃은 건 국민의 검찰이라는 가치”라고 비난했으며,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윤 총장의 무책임한 사퇴는 오히려 검찰개혁이 더 필요하다는 근거를 강화해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김종민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검찰총장이 누구냐, 사퇴하느냐가 입법 과정을 좌우할 수는 없다”며 윤 총장의 사퇴를 비판했으며, 노웅래 최고위원은 SNS에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며 이슈를 집중시켜 보궐선거를 유리한 쪽으로 끌어가려는 ‘야당발 기획 사퇴’를 의심케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등 야권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 표명을 ‘정권의 검찰장악 시도에 대한 항거’라고 옹호하며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의 사퇴는 그를 쫓아내기 위해 중수청법을 만들고 집요하게 압박했던 집권여당의 ‘기획축출’의 결과”라며 “국민의힘은 필요하다면 윤 총장과 힘을 합쳐서 대한민국 헌법과 법치주의를 지키기 위한 노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선 도전을 시사한 원희룡 제주지사도 “(윤 총장의 사퇴는) 자기 사람들의 범죄를 검찰로부터 지켜주려는 대통령의 치졸함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장 후보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 총장의 결정은 정권의 부당함을 직접 국민을 상대로 호소하려는 것으로 이해한다.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윤 총장의 향후 거취를 두고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여권과의 갈등 구도 속에서 야권 대권주자 이미지를 쌓아온 윤 총장이 제3지대에서 ‘정권견제론’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판을 뒤흔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대선에 등판할 경우의 수까지 언급되는 가운데 여권은 윤 총장의 대권주자 경쟁력을 깎아내리는 반면 존재감 있는 주자가 없는 야권에선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윤 총장의 정계진출 가능성에 대해 “그의 행보를 보면 사의 표명과 함께 정계 진출이 이뤄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으면서도 “결국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의 리더십과 비전이 증명된 바 없는데다 별다른 정치적 기반도 없어 결국 야권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다가 스러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뚜렷한 정치적 비전 없이 인지도를 기반으로 한 ‘반대를 위한 결집’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윤 총장이 야권에서 수위를 기록하고 있는 자신의 지지율에 취해 있는지는 모르지만 스스로가 한계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그가 4월 재보궐 선거에 일정 정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지만 대선 판을 뒤흔들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윤 총장의 폭발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가 야권에 힘을 보태는 제3지대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야권 통합은 물론 야권발 정계개편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정권 심판의 구심점이 되면서 차기 주자로 자리를 잡아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벌써 윤 총장을 차기 유력 주자로 띄우는 시나리오도 거론되고 있다. 결국, 윤 총장이 4월 재보궐선거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느냐에 따라 그의 정치적 행보도 결정지어질 전망이다.

/임동욱 선임기자 tu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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