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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중형 사필귀정…사면은 시기상조다
2021년 01월 15일(금) 02:00
헌정사상 처음으로 탄핵당해 수형 생활을 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이로써 박 전 대통령은 새누리당 공천 개입 혐의로 이미 확정된 징역 2년을 더해 총 22년의 징역형을 살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어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전 대통령의 재상고심 선고 공판에서 지난해 파기환송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뇌물 혐의에 징역 15년과 벌금 180억 원을, 국고 손실 등 나머지 혐의에는 징역 5년과 추징금 35억 원을 각각 선고받았었다.

이번 사법부의 판단은 헌정 질서를 무너뜨리고 측근들과 결탁한 국정 농단 등으로 대한민국을 혼돈으로 몰아넣은 데 대한 엄중한 단죄다. 이 같은 범죄는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다시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는 단호한 경종이기도 하다.

하지만 형의 확정으로 박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 대상이 될 법적 요건을 갖추자 사면론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불편한 현실이다. 이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새해 벽두 사면 문제를 공론화했다가 강한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한데 형이 확정되자마자 국민의 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인도적 차원에서나 국격 차원에서 사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전직 대통령이 중범죄로 장기간 복역하게 된 것은 개인적 불행을 넘어 헌정사의 큰 비극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이 역사와 국민 앞에 반성하고 사죄하는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한 사면 논의는 시기상조다. 정의당 정호진 수석대변인 역시 “한때 최고의 권력자라도 법 앞에 평등할 때만이 국민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며 “박근혜 씨에 대한 사면을 더 이상 논하지 말아야 한다”고 논평했다. 국민의 상처가 치유되지 않은 상태에서 국민 통합을 내세우는 사면 논의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