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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공립대안학교 송강고 명칭 ‘역사 논쟁’ 비화
광산 이씨 등 6개 문중 반발
“송강은 호남지식인 학살 주범”
도교육청·도의회 등에 개명 공문
2021년 01월 08일(금) 04:00
전남 첫 공립 대안학교인 ‘송강고등학교’의 교명이 역사 논쟁<광주일보 2020년 7월 10일자 12면>으로 비화했다.

광산 이씨, 문화 류씨, 고성 정씨, 창영 조씨, 나주 나씨, 전주 이씨 문중으로 구성된 육문모목회는 “오는 3월1일 개교하는 공립 대안학교의 교명이 정철의 호인 ‘송강’”이라며 “송강은 가사문학의 대가이지만 기축옥사 때 호남 지식인 1000여명을 학살한 주범으로 후학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으로서 매우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남 1호 공립 대안학교의 교명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문중은 개명을 요구하는 공문을 전남교육청과 전남도의회, 담양군에 보냈다.

전남교육청은 지난해 7월 전남 첫 공립 대안학교 교명 공모를 통해 ‘송강고등학교’로 확정했다.

교육청은 교명에 대해 우리나라 수종을 대표하는 소나무처럼 학생들이 곧고 푸르기를 바란다는 뜻의 ‘송(松)’과 강물처럼 자유로운 사고를 지니기를 희망하는 ‘강(江)’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 ‘송강’은 학교 주변에 흐르는 증암천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향토사학자들을 중심으로 교명인 ‘송강’에 대한 논란이 일었다.

송강 정철이 당대의 호남 지식인 1000명을 죽음으로 내몬 잔혹한 정치인이자, 서인의 당수로 당파 이익에 골몰했다는 주장이다. 송강의 사상과 업적은 뒤로 하고, 배움의 길·인간 관계를 놓고 본다면 전남교육청이 설립하는 공립 대안학교의 ‘교명’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남교육청 홈페이지 청원마당에도 송강고등학교의 명칭을 반대하는 내용의 청원글이 20여건이 올라왔다.

청원인들은 “송강은 문장을 꾸미는 재주는 있었으나 인격적으로 본받을만한 인물이 아니기에 송강이라는 이름을 학교명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면서 “공모 절차를 다시 밟아 전남도민 모두가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명칭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교육청 “송강고등학교 명칭은 송강 정철 호를 딴 게 아니라 학교가 들어설 주변 하천의 이름을 딴 것”이라며 “3월 개교한 뒤 학교장이 학생들의 의견을 청취해 교명을 바꿀 수는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담양=노영찬 기자 nyc@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