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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스토브리그 ‘FA 딜레마’
최형우 나이·기간 고민· ‘해외 진출’ 양현종, 유턴 변수
2018년 임창용 방출·지난해 안치홍 이적 과정 ‘시끌’
올 내야 트레이드 효과 미미…팀 방향 설정·내부 결속 ‘과제’
2020년 12월 03일(목) 00:00
지난 10월 31일 NC 다이노스와의 최종전을 끝으로 2020시즌을 마무리한 KIA 타이거즈 선수단. [KIA 타이거즈 제공]
딜레마에 빠진 KIA 타이거즈, 이번 스토브리그는 평온할까?

코로나19로 도전의 시즌을 보낸 KBO가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경기장은 고요해졌지만 각 구단은 내년 시즌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내부 연봉 협상과 외부 전력 보강 등을 위한 작업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일 SK 김성현이 FA 1호 계약 선수가 되면서 스토브리그에 불이 붙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KIA의 스토브리그에도 눈길이 간다.

2017년 우승 분위기를 잇지 못한 KIA는 2018년 겨울 임창용 방출 문제로 홍역을 치렀다. 시즌 중반 불거진 갈등 봉합 과정도 매끄럽지 못했고, 시즌 종료 후에는 조계현 단장이 일방적으로 방출 통보를 하면서 KIA는 내부 소통·전략 부재를 노출하며 최악의 스토브리그를 보냈다. 구단은 영입부터 방출까지 아마추어 같은 대처로 일관하면서 내부 갈등만 증폭시켰다.

지난해에는 안치홍의 이탈로 시끄러웠다.

안치홍·김선빈 ‘집토끼’를 언급하며 양의지 영입전에서 발을 뺐던 KIA지만 결과는 말과 전혀 달랐다.

팀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로 뛰었던 두 선수는 외부 공언과 다른 대접을 받았다. 특히 안치홍은 시즌에도 찬밥 신세였다.

2018시즌 팀에 유일하게 골든글러브를 안겨준 안치홍은 지난해에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경기 도중 발목, 손가락 부상을 당해 부족한 성적을 냈고, 시즌 중반 주장 역할도 맡았지만, 내부에서는 안치홍 몸값 낮추기에 혈안이 됐다.

시즌 도중 ‘2루 불가론’을 공개적으로 꺼내든 구단은 ‘알아보니 시장 상황이 별로 좋지 않더라’와 같은 말을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시즌이 끝난 뒤 외부에는 “집토끼 무조건 잡겠다”고 경쟁 차단에 나섰지만 역시 실제 행동은 달랐다.

묵묵히 협상을 기다렸던 안치홍은 언론 플레이를 통해 ‘시세에 맞지 않는 금액을 이야기하는 이기적인 선수’가 됐다.

당연히 라커룸에 자신의 짐을 두었던 안치홍은 결국 돈이 아닌 가치를 인정해준 롯데로 쫓기듯 이적했다. 동료들은 말과 다른 협상 과정과 이적 상황을 지켜보면서 동요했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주장이 홀대받는 모습을 지켜본 한 선수는 안치홍의 이적 소식에 “오늘 꿈을 잃었다. 내 꿈이 프랜차이즈 스타였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KIA는 부랴부랴 김선빈 잡기에는 성공했지만, 신뢰에 금이 갔다.

안치홍 사례가 있었지만 올 시즌에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트레이드 과정에서 떠난 이와 안에서 지켜보던 선수들 모두 말로 상처를 받았다.

트레이드를 놓고 시시각각 달라지는 구단의 말도 신뢰를 잃었다. 시즌 초반부터 트레이드 카드를 노출하면서 상대 입장에서는 수월하게 기대 이상으로 전력을 플러스하기도 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KIA는 FA 딜레마에 빠져있다. 일단 최형우와 양현종이라는 ‘집토끼’를 놓고도 고민이다.

KIA는 안치홍·김선빈이 군에서 돌아오는 2017년을 우승 적기로 보고 최형우를 영입, 성공사례를 장식했다. 4년 동안 꾸준한 성적을 낸 최형우는 ‘타격왕’까지 차지하며 무조건 잡아야 하는 선수가 됐다. 필수 선수지만 적지 않은 나이, 계약 규모가 고민이다.

양현종도 고민이다. KIA는 4년 전 양현종의 해외 진출 선언에 최형우로 시선을 돌려 대형 FA 계약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양현종이 뒤늦게 국내로 선회하면서 단년 계약으로 급한 불을 껐다.

두 번째 FA에서도 양현종은 해외 진출을 말한다. 양현종의 의지가 강하지만 해외 분위기가 기대 이상으로 뜨겁지 않다. 코로나19라는 변수까지 있어서 양현종의 거취를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양현종을 빼놓고 FA 시장을 계산하기도, 염두에 두고 판을 짜기도 어려운 딜레마다.

코로나19 탓에 총알이 넉넉한 것도 아니다. KIA가 관심을 두고 있는 FA 자원이 내야라는 점도 딜레마다.

KIA는 올 시즌 세 차례 트레이드를 통해 모두 내야수를 영입했다. 외야수 박준태를 내주고 장영석을 데려왔고, 홍건희와 류지혁을 바꿨다. 그리고 문경찬·박정수 두 투수를 내주고 장현식과 김태진을 영입했다.

KIA의 야수진 세대교체 특히 허약한 내야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었다. 내야 트레이드에 집중해놓고 다시 또 내야 FA에 눈독 들이는 상황은 KIA 운영 실패를 자인하는 셈이다.

육성 기조를 외치며 파격적인 이범호 총괄코치 체제까지 도입한 만큼 내야 강화를 위해 큰돈을 가져올 수 있는 명분도 약하다.

내년 당장 투자 만큼 효과를 낼 수 있는 구조도 아니다. 내야 영입에 집중했지만 여전히 확실한 계산이 서지 않고, 투수·외야 선수층도 얇다. 결국 내야 교통정리를 위해 내야수를 주고 투수·외야수를 영입하는 트레이드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방향을 잃은, 말만 요란했던 운영에 KIA는 스스로 딜레마에 빠졌다.

팀 전체를 위한 방향 설정과 내부 결속이 중요한 숙제가 된 KIA의 스토브리그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