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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화폐 종이상품권 세금이 줄줄 샌다
상품권 받으면 매출 신고 않고 재사용 ‘탈세’ 악용
“카드·모바일 상품권 전환 통해 투명성 확보해야”
2020년 12월 02일(수) 01:10
지역경제 활성화와 선순환을 위해 발행하는 지역화폐(지역사랑상품권)가 올해 발행액 1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칫 탈세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30일 구례지역 상인들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난지원금이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됨에 따라 시중에 지역화폐의 사용이 많아졌다.

하지만 일부 상가에서는 지역사랑상품권 본래의 목적과 다르게 이용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과세 사업자들이 상품을 거래하면서 종이상품권을 받으면, 이를 매출에 반영하지 않고 상품권을 재거래한다는 것이다. 상품권은 한 번 사용하면 금융기관에서 현금화해야 하는데, 현금 대용으로 상품권을 다시 사용하면서 사실상 매출이 누락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종이상품권으로 1000만원어치 상품을 거래했다면 이에 따른 부가가치세는 90만원이다. 일반과세 사업자들이 매출 신고를 하지 않고 이 같은 방법으로 5년간 5차례 거래했다면, 부가가치세는 450만원이어야 하지만 실제 낸 세금은 90만원에 그친다. 360만원이 탈세되는 것이다.

상인들은 이같은 현상은 전국적일 것이라고 귀뜸했다.

지역화폐의 전국 발행 규모가 10조원이라면 이에 대한 부가가치세는 9000억원이 넘는다.

구례읍에서 마트를 운영하는 A(60) 씨는 “종이상품권을 폐지하고 카드나 모바일상품권을 발행하면 사용의 투명성이 확보돼 이같은 폐단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상인들은 종이 상품권을 계속 발행한다면 열차표와 같이 사용 표식을 내면 한 번 사용으로 끝나 탈세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다른 상인 B씨는 “전통시장에서만 사용하게 돼 있는 온누리상품권도 마찬가지”라며 “가맹점이 아닌 곳에서도 유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누리상품권 발행액도 3조원에 가깝다.

구례군 관계자는 “지역상품권은 유효기간이 5년이므로 그 기간 동안에는 어떤 방식으로 이용해도 상관이 없다”며 “세금 관계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세무 관계자는 “지역상품권이 100억원 발행됐다면 매출 또한 기간에 상응해 신고돼야 하는데 매출이 오르지 않아 이상하다”며 “종이상품권의 운영·관리에 있어 제도적 정비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구례군은 지역사랑상품권을 지난 2013년부터 매년 5억원씩 3년간 15억원을 발행했으며, 코로라19 재난지원금 등으로 지난해 42억원, 올해 100억원 등 총 157억원(1만원권 157만장)을 발행했다. 157억원의 부가세는 14억2700만원이다. 지역화폐는 액면가의 10%를 할인해 일반에 판매되며, 할인된 10% 금액은 국가에서 8%, 지자체에서 2%를 부담하고 있다.

/구례=이진택 기자 lit@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