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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산동 법원 주변 ‘주차 전쟁’… 앞으로가 더 문제다
민원인 등 하루 2000명 방문
확보된 주차공간 900여면 불과
무단 주정차 차량에 주민도 고통
광주지법, 지하주차장 공사 중
2022년 10월까지 별관 증축
2020년 11월 29일(일) 21:00
26일 오전 광주지방법원과 광주지방검찰청 뒷편 좁은 이면 도로에는 담벼락을 따라 양옆으로 차량들이 주차된 바람에 통행이 어려운 실정이다.
“집 앞 주차장 입구에 떡하니 주차해놓은 차량 번호로 전화해도 안받아 결국 택시타고 출근하는 경우도 있었어요. 나중에 물어보니 법정에 들어가 못받았다네요. 어쩝니까.”

광주시 동구 지산동 광주지법·광주지검 일대 주민들은 매일 ‘주차 전쟁’을 치르고 있다.

주민들은 법원과 검찰을 찾았다가 주차할 데가 없어 인근 주택가를 돌며 주·정차해놓는 민원인들과 주차 공간을 확보하느라 치열하다. 좁디 좁은 골목길에 새벽부터 빼곡이 주차된 차량들 탓에 차 한 대가 빠져나갈 공간도 부족할 때가 많고, 집 앞 주차장 입구까지 막아놓고 법정을 들어가 전화를 안받는 경우도 있다며 하소연한다.

광주시 동구가 지산동 법원 일대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용주차장 조성 계획을 세우면서 분석한 일대 유동인구는 하루 2000명 가량이다. 이들이 몰고 오는 차량들을 대략 소화하려면 필요한 주차 공간은 대략 1500면이라는 게 동구 분석이다.

반면, 확보된 무료 주차공간은 652면에 불과하며, 여기에 주변의 유료 사설 주차장까지 합해야 고작 935면이다.

무료 주차공간인 공영주차장(71면)·법원(275면)·검찰청(306면) 등이 652면이며, 인근 20개 사설주차장은 283면이다. 특히 이들 사설주차장은 지역 최고 수준인 20분당 1000원의 비싼 주차료을 받고 있어 민원인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광주지방검찰청 내 주차장도 이중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더불어 법원·검찰 직원들이 양 기관 주차공간 581면 중 481면을 사용하고 있어, 사실상 민원인들이 법원·검찰 청사 내에서 사용할 공간은 100면에 불과한 탓에 주변 골목길을 헤맬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주말과 월요일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열리는 재판 및 판결 선고를 듣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법원을 찾았다가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가는 차량들이 많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인근 20개 사설 주차장도 항상 가득 차 사설 주차장 찾는데도 몇 바퀴를 돌아야 할 정도다. 하루 평균 1000여대의 차량이 주차할 데를 찾아 돌아다니면서 불법 ·주정차하는 바람에 인근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법원 인근에 사는 주민 정모(39)씨는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주차난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면서 “집 앞 주차장 입구를 막은 차량 때문에 자가용을 놔두고 택시를 타고 움직인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김모(58)씨는 “좁은 골목에 불법 주정차 된 차량이 너무 빽빽하게 주차돼 있어 지나가려다 주차된 차량을 긁은 난감한 경우도 있다”고 있다.

최근엔 광주지법 내 지하주차장 공사로 주차공간이 더 부족해지면서 검찰청 주차장과 인근 주택가로 차량들이 몰리는 일이 더 많아졌다. 급기야 검찰청에서는 차량 운전자에게 별도 안내·공지도 없이 주차 직원들 임의대로 ‘장기주차위반’이라는 스티커를 당일 주차 차량에게도 붙여놓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주민들 주차난은 올해 말부터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광주지법은 내년 광주지방법원 별관 증축공사를 진행할 예정으로, 이 기간 법원 주차장 사용은 불가능해진다. 광주지방법원은 4만 910㎡의 대지에 지하1층 지상 6층 규모로 별관을 증축할 계획으로, 공사기간은 오는 2022년 10월 말까지다.

동구도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주민들의 끊이지 않는 주차 민원 해결을 위해 지난 2018년 38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올해 연말까지 공영주차장(2000㎡, 자주식 80면)을 조성키로 했었다. 하지만 토지 확보가 늦어지면서 애초 계획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동구는 현재까지 6필지 총 830㎡(250평)의 부지를 매입했지만 나머지는 가격 차이가 커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동구는 “불법 주·정차 단속을 강화하면서 조속한 시간 내 공영 주차공간을 확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