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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학부모 수능 기도 ‘법당 대신 안방’
광주 무각사·증심사 등 신청자 확 줄어…그마저도 밤 시간대 이용
올해는 대부분 자택서…성당도 ‘9일 기도’로 축소하거나 없애기도
2020년 11월 22일(일) 23:15
“예년 같았으면 북적북적할 대웅전 법당이 휑하네요. 아무래도 코로나 때문에 못 오시는 게 아닌가 싶어요.”

‘코로나19’ 여파로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응시하는 수험생 학부모들의 기도 발걸음이 뚝 끊겼다.

평소 같았으면 수능 100일 전부터 수능날까지 100일 간 매일같이 지역 내 사찰과 성당·교회를 찾았을 테지만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처음으로 치러지는 수능을 맞아 학부모들이 수험생들의 안전상 100일 기도 등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 도심에 위치한 몇 안되는 사찰로 ‘수능 100일 기도 봉행’에 참여자가 많기로 알려진 무각사도 학부모들의 발걸음이 줄어들긴 마찬가지였다.

22일 무각사에 따르면 올해 수능을 앞두고 무각사 수능 100일 기도 봉행 신청자는 고작 88명. 하지만 학부모들이 가장 많이 찾는 시간대인 오전에도 수능 기도를 올리는 학부모는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이날 만난 사찰 관계자는 “요즘은 학부모님들이 안 오세요. 예전 같으면 방석 위에 아이 사진이나 인적사항이 적힌 종이를 올려놓고 108배를 드린 뒤, 돌아가시는 분들로 붐볐을텐데 올해는 하루 종일 열분 정도도 보기가 쉽지 않네요”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수능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광주지역 코로나 확산세가 심상치 않으면서 학부모들 사이 바깥활동을 최소화하자는 의식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고3 아들은 둔 무각사 수능 100일 기도 봉행 신청자 장모(여·48)씨는 “큰 아이가 고3이었을때는 매일 같이 찾았었지만, 올해는 코로나로 집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다. 다행히 절에서 단주와 기도문, 기도 올리는 방법 등을 상세히 알려줬다”며 “수능 당일에도 들릴 지 고민이다”고 말했다.

증심사의 경우 수능 100일 기도 봉행 신청자가 지난해 70명 대에서 올해 40명대로 대폭 감소했다. 오전 시간대 법당을 찾는 수험생 학부모를 찾아보기 힘들었고, 인적이 드물어 그만큼 감염 위험도가 낮은 밤 시간대 한 두명이 잠깐 들렀다 돌아가는 수준이다.

증심사 관계자는 “학부모님들 생각이 다들 비슷하신 거 같다. 거의 안 오시고 집에서 기도를 드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성당도 100일 기도 행사를 없애거나 축소했다. 풍암동 성당의 경우 오는 24일부터 수능 전날인 12월 2일까지 ‘수험생을 위한 9일 기도’만을 진행한다.

남구 봉선동 성당도 매년 열어왔던 100일 기도 행사를 취소하면서, 고3 수험생 학부모 신도들은 집에서 기도를 하고 있다. 성당 측은 학부모 신도들을 위해 수능 전날인 12월 2일 수험생을 위한 미사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