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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찬란한 우울의 팡세, 김승희 지음
2020년 11월 21일(토) 17:00
‘불멸이란 말을 몰라 날마다 찬란했다.’

프랑스 철학자 푸코가 말한 헤테로토피아는 유토피아에 맞선 개념으로 모든 장소의 바깥에 있는 장소를 의미한다. 시인 김승희에게 헤테로토피아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였다.

김 시인이 ‘33세의 팡세’ 이후 다시 33년만에 ‘어쩌면 찬란한 우울의 팡세’를 펴냈다.

광주에서 태어나 서강대 영문과를 졸업했고 동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 시인은 197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돼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저자는 “이 책은 베네치아 기행문이 아니다”면서 “베네치아의 거울 속에서만 보이는 자기 성찰의 모습이 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워진 언어와 깊어진 사유, 자유로운 유영의 옷을 입고,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한 사색의 갈피를 펼쳐 보이며, 베네치아의 햇빛과 물결, 골목길, 아름다운 문화유산들, 수사어스와 곤돌라, 예술과 역사 등을 담았다.

저자는 베네치아 멜랑콜리, 카르페디엠, 메멘토 모리 등이 담겨있는 자아성찰적 글쓰기라고 전한다.

책은 작가의 말 ‘불멸이란 말을 몰라 날마다 찬란했다’로 시작해 1부 ‘나는 베네치아의 소녀시대’, 2부 ‘가시나무새는 가시에 산다’, 3부 ‘‘덩달아’의 행복론’, 4부 ‘인생은 각목 같은 것일지라도 달걀은 소중하다’로 이어진다.

소설가 최윤은 추천사를 통해 “골목을 아무리 돌고 돌아도 그 만큼 뒤로 숨는 베네치아의 미로에 ‘글 쓰는 여자’로 길 잃은 듯 홀로 서서, 시인은 단순하게 깊어진 해방된 영혼만이 볼 수 있는 생의 심연을 돋우어 낸다”고 전한다.

<문학판·1만8000원>

/전은재 기자 ej6621@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