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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 생산량 전남도가 재조사하라”
전남농민단체, 정부 통계 믿을 수 없어…시군별 자체조사해야
태풍·장마·병해충 피해농가에 재해 지원금 특별 지급도 촉구
2020년 10월 28일(수) 21:45
전남 농민단체들이 쌀 생산량 행정조사와 쌀 재해 지원금 특별 지급을 전남도에 촉구했다. 쌀값 안정화를 명분 삼아 비축미 방출을 저울질 중인 정부를 향해선 “흉년에 쌀값을 잡겠다고 나서면 농민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등 농민단체는 28일 전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전남 쌀 생산량 행정 조사를 즉각 시행하라고 전남도에 요구했다. 농민단체는 3차례 태풍과 장마, 병충해 등으로 피해를 입은 쌀 농가에 특별 지원금 지급도 요구했다.

농민단체는 통계청의 올해 쌀 생산량 전망치를 신뢰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최근 반복해서 내놓으면서 전남도의 행정력을 이용한 쌀 생산량 통계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의 부정확한 통계가 빌미가 돼 비축미 방출 등 쌀 농가 소득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정부 정책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농민단체는 정부의 쌀 생산량 전망치와 관련해 “통계청은 지난 8일 내놓은 통계 자료에서 전남의 올해 쌀 생산량이 0.2% 증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며 “그러나 농민들은 정부 전망치를 신뢰할 수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농민단체는 “정부뿐만이 아니다”며 “전남도는 벼수확량이 30%씩 줄어들고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통계청의 발표에 공식적인 항의나 문제 제기조차도 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전남도 자체 통계 자료조차 없다는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농민단체는 “전남도 역시 통계청의 조사 발표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우리에게 답)했다”며 도 차원의 즉각적인 쌀 생산량 조사를 촉구했다.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통해 읍, 면, 동, 행정리에 쌀 생산량 자체 조사를 긴급 지침으로 하달, 조속히 쌀 생산량 실태조사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농민 대책을 세우고 정부 지원을 이끌어내라는 주장이다.

농민단체는 전남도를 향해 쌀 재해지원금 특별 지급도 촉구했다. 3차례 태풍과 길었던 장마, 그리고 수해로 인한 병충해 등으로 전남 쌀 생산량이 급감한 만큼, 전남도가 선제적으로 쌀 농가 구제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날 농민들은 “1980년 냉해로 쌀 부족이 발생했던 40년 전 그때보다 더 심한 쌀 흉년”이라며 “포기 수, 낟알 수가 줄었고 쭉정이 농사가 태반이다. 심한 곳은 수확량이 절반에도 이르지 못해 임차 농가들은 가슴을 태우고 있다”고 했다.

전남 농민단체는 김영록 전남지사에게 공개 답변 요구서를 보내 쌀 농가 피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혹시 모를 정부의 비축미 방출 계획을 막아달라는 요청도 했다.

이와 관련 김영록 전남지사는 이날 오후 전남도청에서 열린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대책위원회의 2020 농정 대전환 전국순회 원탁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올해 극심한 재해로 쌀 생산량이 줄어 농민들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 피해 보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조금 전 도청 앞에서 열렸다”며 “국가 차원의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통계청은 지난 8일 내놓은 ‘2020년 쌀 예상생산량 조사 결과’에서 “올해 벼 재배면적은 72만6432㏊로 전년 72만9814㏊ 대비 3382㏊(0.5%) 줄었고, 생산전망도 전년 374만t보다 11만 t(3.0%) 감소한 363만t에 그칠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전남의 경우 쌀 생산량 전망치는 72만 7000t으로 전년 대비 0.2%(1500t) 증가했고, 벼 재배면적도 15만 6000㏊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농민들은 수확량이 전년 대비 30% 줄었다며, 쌀값 보전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일 자 기준 산지 쌀값은 80㎏ 한가마당 21만9288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지난 25일자 조사에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2만5480원) 높은 21만3956원으로 유지되면서 정부 일각에서는 비축미 방출을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형호 기자 kh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