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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눈은 안녕하신가요?
2020년 09월 24일(목) 00:00
조형진 보라안과병원 원장
이번 추석 연휴에는 형제들 모두 조용한 명절을 보내기로 했다. 올 초부터 이어지는 코로나19로 친지들을 만난지 꽤 되었지만 이번 명절은 거리 두기를 위해 아쉬운 마음을 접고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추석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명절 인사 문구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데 올해는 특히나 ‘건강’이라는 단어가 많이 들어가고 건강식품 선물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을 보니 현대인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게 느껴진다. 최근 병원에 오는 환자분 중에는 부모님 안과 검진에 대한 문의가 늘었는데, 검진 후 대개 노화로 인한 백내장이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백내장은 유전적 요인이나 외상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지만 대부분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안질환이다. 나이를 거꾸로 먹지 않는 한,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질환이라는 말이다. 나이가 들어가며 여기저기 아픈 곳이 생기고 신체 기능이 떨어지지만, 가장 많이 발생하는 노년 질환을 꼽자면 단연 백내장이라고 할 수 있다. 시기에 차이가 있을 뿐 60대 10명 중 5~6명, 80대는 대부분이 백내장이 생긴다.

우리 눈을 카메라에 비유하자면 수정체를 카메라 렌즈로 볼 수 있다. 렌즈가 뿌옇게 되면 출력된 사진이 선명하지 않는 것처럼 백내장은 투명한 젤리 모양의 수정체가 노화로 인해 혼탁해지고, 눈에 들어오는 외부 빛이 제대로 투과되지 못해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해져 답답하게 보이는 질환이다.

초기 백내장은 약물 치료를 하게 되는데 이는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는 있지만 증상을 유지하거나 좋아지게 할 수 없어 현재 유일한 치료 방법은 수술이다. 백내장을 방치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수술이 어렵거나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해야 한다. 반대로 진단 즉시 수술하는 게 바람직한 것도 아니다. 백내장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수술 시기가 되었다고 보는데 비슷한 정도의 백내장이더라도 개개인마다 느끼는 차이가 있으므로 백내장을 진단받았다면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의료진과 수술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백내장 수술 방법은 혼탁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그 자리에 인공 수정체를 삽입하는 것이다. 기존 백내장 수술은 칼을 사용하는 수기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최근에는 레이저를 활용한 수술이 각광받고 있다. 칼을 사용하던 수술이 의사의 경험과 감각에 의지해야 했다면 레이저 백내장은 절개가 필요한 모든 과정을 칼이 아닌 레이저로 진행해 더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수정체를 자르고 유화하는 과정에서 높은 에너지를 사용했던 반면 레이저 백내장 수술은 저에너지로 진행되어 각막 내피 세포 손상 등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줄었다.

환자의 직업이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 인공 수정체를 선택할 수도 있다. 인공 수정체를 크게 단초점과 다초점으로 구분하는데 단초점이 가까운 거리, 중간 거리, 먼 거리 중 한 곳에 초점을 맞추는 반면 다초점은 세 곳 모두에 초점을 맞추어 수술 후 안경이나 돋보기 없는 생활이 가능하다. 돋보기 안경이 불편한 사람, 활발한 사회생활을 하는 경우,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하는 경우 다초점 인공 수정체 삽입을 고려해 볼 수 있으며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에 눈의 상태, 생활 습관을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한 후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렌즈를 선택해야 한다.

백내장을 피할 수는 없지만, 늦출 수는 있다. 외출 시에는 선글라스나 모자를 잘 착용해서 눈으로 침투하는 자외선을 막아 주는 것이 좋고,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는 과일과 야채를 자주 섭취하는 것도 좋다. 흡연자가 백내장 진행 속도가 더욱 빠르기 때문에 금연을 하고, 스마트폰 등 전자파를 유발하는 기기를 줄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여느 때와는 다른 이번 추석, 부모님들은 불편함을 느껴도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거나 자식들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아 표현하지 않고 참는 경우가 흔하다. 이럴 때일수록 부모님의 건강에 꼭 관심을 가져 보고, 눈은 잘 보이시는지 불편한 데는 없으신지 여쭈어 멀리서나마 효도를 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