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가 골칫거리가 된 이유- 김효준 조선대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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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시절의 기억이 난다. 같은 반의 한 친구가 어느 날 한쪽 볼에 사탕을 물고 있는 듯 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알고 보니 사랑니를 빼고 온 것이었다. 그 친구는 그렇게 대략 한 달 동안 사탕을 문 것 같은 얼굴로 학교를 다녔다.
사랑니는 치의학적으로 제3대구치라고 불리며 일반적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마지막으로 나오는 세 번째 큰 어금니이다. 위아래 양쪽으로 총 네 개가 있으며 사랑을 깨달을 나이에 나온다고 하여 ‘사랑니’라고 불려졌다고 한다. ‘Wisdom tooth‘, 지치(智齒)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지혜가 생기는 나이에 난다는 의미에서 나온 표현이다. 이러한 사랑과 지혜의 상징이었던 사랑니는 왜 치과에 가면 발치를 권유하는 치아가 되어버린 걸까?
사랑니는 사실 인류 진화의 흔적이다. 수만 년 전 우리 조상들은 거친 나무 열매, 딱딱한 견과류, 질긴 고기 등을 씹기 위해 더 많고 강한 어금니가 필요했다. 그 시대의 턱뼈는 지금보다 훨씬 컸고, 사랑니가 들어갈 충분한 공간이 있었다. 하지만 문명이 발달하면서 조리 기술이 향상되고 보다 부드럽게 가공된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서 턱의 크기는 점점 작아졌다. 하지만 각 치아들은 여전히 과거의 크기대로 나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불균형이 바로 사랑니 문제의 근본 원인이다.
공간이 부족해 사랑니가 완전히 나오지 못하고 잇몸 속에 파묻혀 있거나 비스듬히 자라는 경우를 매복지치 또는 매복사랑니라고 한다. 이때 부분적으로 드러난 사랑니 주변에는 음식물 찌꺼기와 세균이 쌓이기 쉽고 칫솔질도 어려워 염증이 생기기 쉽다. 치관주위염(Pericoronitis)이라 불리는 이 증상은 심한 통증과 부종, 때로는 발열과 턱밑농양까지 동반할 수 있다.
매복사랑니는 맹출 과정에서 앞의 어금니(제2대구치)를 흡수시키기도 한다. 또한 사랑니가 앞니 쪽으로 기울어져 자라면서 제2대구치의 뿌리나 목 부분에 충치를 만들기도 한다. 이 경우 건강한 어금니까지 손상되어 더 큰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가끔은 눈에 보이지 않게 잇몸과 턱뼈 속에 매복되어 있는 사랑니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은 매복되어있는 사랑니를 포함하는 물혹이 턱뼈를 천천히 녹이면서 커지는 함치성낭이라는 질병이다. 이러한 낭성병소의 경우는 대부분 통증 등의 증상이 없기 때문에 우연히 다른 이유로 치과진료를 받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사랑니를 무조건 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위치에 나와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고 청소가 잘 되며, 충치나 잇몸질환이 없다면 굳이 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반복적인 염증이나 통증이 있을 때, 사랑니나 인접치아에 충치가 생겼을 때, 잇몸질환이 심할 때, 매복되어 인접치아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을 때, 교정치료를 위해 공간이 필요할 때, 함치성낭 등의 병소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발치를 고려해야 한다.
사랑니 발치는 일반적인 발치보다 복잡할 수 있다. 특히 완전히 매복된 경우에는 잇몸을 절개하고 뼈를 일부 제거해야 하는 외과적 발치가 필요하다. 수술 전에는 반드시 엑스레이나 CT 촬영을 통해 사랑니의 위치, 뿌리의 형태, 하치조신경과 상악동 등의 주변 구조물과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2~3일간 부종과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수술 후 감염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이러한 부종과 통증이 한 달간 계속되기도 한다. 수술 후 초기에 주의사항을 철저히 지켜주는 것은 이러한 수술 후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발치 후 지혈을 위한 거즈를 잘 무는 것, 얼음찜질을 잘 해주는 것은 부종과 멍이 발생하는 것을 줄여줄 수 있다. 또한 처방받은 항생제와 진통제를 복용하고, 수술 부위를 자극하지 않도록 부드러운 음식을 섭취하고, 금연과 금주를 하며, 격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사랑과 지혜의 상징이었던 사랑니가 이제는 골칫거리가 되어버린 현실이 아쉽긴 하지만 이 또한 정기검진,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사랑니로 인한 불편함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치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 진정한 지혜는 문제를 미루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일 테니까.
사랑니는 치의학적으로 제3대구치라고 불리며 일반적으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에 마지막으로 나오는 세 번째 큰 어금니이다. 위아래 양쪽으로 총 네 개가 있으며 사랑을 깨달을 나이에 나온다고 하여 ‘사랑니’라고 불려졌다고 한다. ‘Wisdom tooth‘, 지치(智齒)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지혜가 생기는 나이에 난다는 의미에서 나온 표현이다. 이러한 사랑과 지혜의 상징이었던 사랑니는 왜 치과에 가면 발치를 권유하는 치아가 되어버린 걸까?
매복사랑니는 맹출 과정에서 앞의 어금니(제2대구치)를 흡수시키기도 한다. 또한 사랑니가 앞니 쪽으로 기울어져 자라면서 제2대구치의 뿌리나 목 부분에 충치를 만들기도 한다. 이 경우 건강한 어금니까지 손상되어 더 큰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가끔은 눈에 보이지 않게 잇몸과 턱뼈 속에 매복되어 있는 사랑니가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질환은 매복되어있는 사랑니를 포함하는 물혹이 턱뼈를 천천히 녹이면서 커지는 함치성낭이라는 질병이다. 이러한 낭성병소의 경우는 대부분 통증 등의 증상이 없기 때문에 우연히 다른 이유로 치과진료를 받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사랑니를 무조건 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올바른 위치에 나와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고 청소가 잘 되며, 충치나 잇몸질환이 없다면 굳이 뺄 필요가 없다. 하지만 반복적인 염증이나 통증이 있을 때, 사랑니나 인접치아에 충치가 생겼을 때, 잇몸질환이 심할 때, 매복되어 인접치아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을 때, 교정치료를 위해 공간이 필요할 때, 함치성낭 등의 병소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발치를 고려해야 한다.
사랑니 발치는 일반적인 발치보다 복잡할 수 있다. 특히 완전히 매복된 경우에는 잇몸을 절개하고 뼈를 일부 제거해야 하는 외과적 발치가 필요하다. 수술 전에는 반드시 엑스레이나 CT 촬영을 통해 사랑니의 위치, 뿌리의 형태, 하치조신경과 상악동 등의 주변 구조물과의 관계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수술 후에는 2~3일간 부종과 통증이 있을 수 있으며 수술 후 감염 등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이러한 부종과 통증이 한 달간 계속되기도 한다. 수술 후 초기에 주의사항을 철저히 지켜주는 것은 이러한 수술 후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발치 후 지혈을 위한 거즈를 잘 무는 것, 얼음찜질을 잘 해주는 것은 부종과 멍이 발생하는 것을 줄여줄 수 있다. 또한 처방받은 항생제와 진통제를 복용하고, 수술 부위를 자극하지 않도록 부드러운 음식을 섭취하고, 금연과 금주를 하며, 격렬한 운동은 피해야 한다.
사랑과 지혜의 상징이었던 사랑니가 이제는 골칫거리가 되어버린 현실이 아쉽긴 하지만 이 또한 정기검진, 적절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사랑니로 인한 불편함이 있다면 미루지 말고 치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길 권한다. 진정한 지혜는 문제를 미루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시기에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