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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먹거리’ 첨단산업 기반 다져 낙후 대물림 끊기
광주시·전남도 연구개발 인프라·예산 확보에 사활 건 이유
2020년 09월 23일(수) 00:00
광주시와 전남도가 연구개발(R&D) 관련 연구기관 및 시설, 기업 등의 유치에 유독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은 지역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광주가 그나마 AI(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광주과학기술원(GIST)과 첨단산업단지 내 포진하고 있는 한국광기술원 등 연구기관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R&D 시설·인력·예산 측면에서 가장 열악한 전남도가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충북 오창에 넘겨줬음에도 이를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전공대라는 연구중심대학을 품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최첨단 연구시설을 갖춰야 제 기능과 역할이 가능하다는 절박함이 있는 것이다.

◇전남도, “차세대 방사광 가속기 포기 못해” 연말까지 논리 보완해 재도전=지난 5월 전남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차세대 방사광가속기를 유치한 충북도는 최근 오송 제3생명과학 국가산단과 충주 바이오헬스 국가산단도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오송·충주 국가산단은 총사업비가 4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으로, 최근 10년 간 전국에 조성된 국가산단 6곳의 면적을 모두 합친 7.4㎢ 보다 규모가 21.4% 크다. 특히 오송(의약)·오창(정보기술)·충주(바이오헬스)·제천(한방)·옥천(의료기기)을 연결하는 약 3300만㎡ 규모의 바이오 클러스터가 오창 다목적 방사광가속기와 연계돼 형성될 전망이다. 1조원대 차세대 방사광가속기가 해당 지역만이 아니라 그 주변까지 미래산업을 유치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셈이다.

전남도가 유치에 실패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에 꾸준히 추가 구축을 요청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아무리 지역 내에서 미래산업을 육성·유치한다고 해도 이를 뒷받침해줄 최첨단 연구시설이 없으면 관련 연구기관도, 기업도 전남을 찾을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는 오는 12월까지 ▲오창 방사광가속기(4 GeV)와 성능 차별화 전략 마련 ▲기초연구 등을 통한 10년 후 미래수요 예측 ▲가속기 전문인력 수급 방안 구체화 등을 통해 차세대 대형 방사광가속기 구축 필요성 등의 논리를 보완해 다시 정부를 설득할 예정이다. 빛가람공동혁신도시 인근에 배치할 방사광가속기의 구축 사양도 오창보다 큰 6 GeV의 원형 가속기로, 둘레만 1.3km에 달하는 규모로 지난 5월에 조정했다. 전남도는 이를 기초과학 연구 및 에너지·나노 소재, ESS 소재 개발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충청권과 수도권이 독식하는 R&D 예산…광주·전남 미래 경쟁력 상실=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이용빈 의원(광주 광산구갑)에 따르면 전남도는 정부로부터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2636억원(0.8%)의 연구개발 예산을 받았다. 제주(390억원, 0.1%), 강원(2445억원, 0.7%), 세종(2535억원, 0.8%)이 전남보다 덜 받았으며, 전북만해도 4796억원(1.4%)이 투자됐다. 전남은 지난 2015년 517억원을 시작으로, 2016년 571억원, 2017년 514억원, 2018년 389억원, 2019년 645억원 등 지난해에만 반짝 상승했다. 광주의 경우 여건은 좀 나았다. 지난 2015년 1787억원, 2016년 1735억원, 2017년 1884억원, 2018년 1830억원, 2019년 2006억원 등으로 같은 기간 모두 9242억원(2.8%)의 연구개발 예산을 얻었다.

이에 반해 같은 기간 대전 15조7877억원(47.5%), 서울 7조1798억원(21.6%), 경기 2조6411억원(7.9%) 등은 차원이 다른 지원을 받았다. 사실상 국가의 연구개발예산을 독식한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개발 관련 국책기관, 시설 등을 열악한 지방에 강제로 분산하는 방안 등을 미래 국가균형발전을 감안해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용빈 의원은 “기존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고 해서 특정 지역만 대폭 지원해 주면, 인프라가 열악한 지방은 역량을 강화할 기회조차 얻지 못하며 침체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R&D 예산의 매년 증가분을 공정하게 지역에 배분해 국가균형발전과 지역 과학기술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적극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