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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익은 광주·전남 통합 제안…후속조치 없이 찬반 의견만 분분
행정통합 어떻게 돼가나
2020년 09월 18일(금) 00:00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 <광주일보 DB>
이용섭 광주시장이 지난 10일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제안한 뒤 일주일이 지났다. 지역정치권, 시도민, 교수 및 전문가 등이 찬반 의견을 제시하며 지역 내 이슈로 부상했지만, 정작 제안에 따른 후속 조치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통합 상대방인 전남도가 원칙적인 공감만 표하고,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우선 ‘만남’을 제안했지만, 전남도는 지역 내 찬반이 분명하게 나눠져 있는 상태에서 “난감하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광주·전남의 행정 통합은 논의 자체로 상생 협력 분위기를 만들어 그동안 갈등·마찰을 보였던 현안의 해결과 함께 지역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행·재정력 낭비 및 중복 투자 제어, 중앙정부 및 정치권을 상대로 한 단일 대오 형성, 기반시설 연계를 통한 시도민 공공서비스 질 향상 등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시·도의 공동메시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충분한 사전 교감을 통해 이 시장과 김 지사가 향후 상생 협력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장기적으로 통합을 위해 발판을 마련하는 방식이 우선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용섭 광주시장, 김영록 전남지사…“시도민에게 공동메시지 있어야”=이 시장의 통합 제안에 대해 일부 정치권에서는 군공항 이전, 2차 공공기관 유치 등 현안에 대한 상생 협력이 먼저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 민선 1·2기 통합 논의 과정에서 생채기만 남겼다는 점에서 신뢰의 틀을 구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당시 광주시는 대도시라는 지위 상실, 인사 및 재정권 귀속, 세수 감소 등을 이유로 통합에 반대 입장을 보였다가 전남도청 이전에 따른 도심 공동화 현상이 지역 현안으로 부상하자 태도를 바꿔 다시 협의에 나섰다. 그러나 행·재정력 및 시간 낭비, 지역 내 통합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시·도 간 불신 등만 남기고 성과 없이 끝났다.

정치적인 이해 관계에 기반해 상호 이해 득실을 감안한 통합 논의는 실패로 귀결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그동안 현안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마찰에 대한 반성과 함께 통합에 대한 이 시장과 김 지사의 분명한 메시지, 이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장단기 전략 등이 이어져야 소모적인 논쟁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지금 갈등이나 마찰이 빚어진 것은 소지역주의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통합 논의의 시작과 함께 의미 없게 된다”며 “통합의 시작은 상생 협력이며, 이를 통해 광주·전남이 단단하게 기틀을 닦고 이후 협의를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 내부의 논란은 있겠으나) 통합은 시대적인 요청이고, 지역의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추진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입장문에서도 밝힌 바 있듯 전남은 원칙적으로 통합에 동의하며, 이를 추진하는 과정에 여러 난관이 있기 때문에 조심스럽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우려하는 입장”이라며 “인구소멸지역이 대부분인 전남의 입장에서는 통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싶지만, 광주가 지역 내 공감대를 광범위하게 형성하고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또 “통합 이전에 현안에 있어서 광주와 전남이 시도민에게 상생해 협력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대구·경북 오랜기간 준비, 신공항 부지 합심해 선정 후 통합 논의 순풍=대구·경북은 전국 광역지자체 가운데 행정통합에 있어서 가장 신속하게 절차를 이행중이다. 이미 통합 방안까지 만들어 21일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을 위한 논의체인 대구·경북 행정통합공론화위원회 출범식을 가질 예정이다. 2022년 7월 특별자치도로 새롭게 시작하는데 정부 및 정치권에는 특별법 제정을 요청한 상태다.

대구 역시 지난 1981년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경북과 분리됐는데, 광주·전남과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통합 논의를 계속 이어왔다. 첫 통합 논의는 1999년 경북도청 이전 추진과 함께 나왔다는 점에서 광주·전남과 비슷했다. 그러나 경북도청이 곧바로 이전에 나선 것이 아니라 지난 2016년까지 대구에 존치해 있었다. 대구경북연구원 역시 지난 1991년 발족부터 통합 운영하면서 대구·경북 지역의 발전을 위한 연구를 꾸준히 해왔다는 점에서 광주·전남과 달랐다. 지난 2006년부터는 경제통합을 추진했다. 같은 해 대구경북경제통합추진위원회가 발족하고, 2009년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2014년 대구경북한뿌리상생위원회, 2016년 대구경북 미래발전 범시도민협의회가 각각 출범하는 등 민간 부문에서 통합의 불씨를 계속 지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구의 민간·군공항 이전부지를 지난 8월 28일 경북 군위 소보·의성 비안으로 선정하면서 지역 간 현안을 해결해냈다는 점이다. 대구와 경북은 최근 공동합의문을 내고 통합신공항과 연계한 의성군 발전방안으로 군부대 정문 및 영내 주거시설과 복지·체육시설 의성군 우선 배치, 항공물류·항공정비산업단지, 관련 산업·물류 종사자 주거단지 조성, 농식품산업클러스터 조성, 공항철도(대구~신공항~의성역) 신설, 도청~의성 도로(4차선) 신설, 관광문화단지(의성랜드) 조성, 기본계획 수립 시 의성군과 협의 등을 약속하기도 했다.

대구경북연구원은 특별자치도로 출범하면 대구(243만명)·경북(264만명)은 인구 500만명이 넘어 대한민국 3대 도시로 부상하고 GRDP는 165조7000억원으로 전국의 8.7%를 차지하게 된다고 예상했다. 지방세는 6조9000억원 규모로 경기, 서울에 이어 3위 수준으로 도약하고 수출액 규모도 경기, 충남, 울산, 서울에 이어 5위로 발돋움하게 된다.

/윤현석 기자 chad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