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 ‘한치 앞이 안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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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 ‘한치 앞이 안보인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에 금호고속 차입금 상환 불투명
자금 경색 장기화…터미널 부지·건물 매각도 쉽지 않아
정부, 아시아나에 2조4천억 지원 결정…경영 정상화 주력
2020년 09월 14일(월) 00:00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끝내 무산됨에 따라 호남을 대표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그룹 재건도 다시 안갯속에 빠지며 백척간두에 서게 됐다.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아시아나항공 재매각도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데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금호고속 역시 코로나19 사태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대금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빌린 금호고속의 차입금 상환도 불투명해졌다. 금호고속의 차입금 상환 여부에 사실상 금호그룹의 존망이 달려있다는 점에서 그룹의 위기감도 덩달아 깊어지고 있다. 금호그룹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자금 확충 방안으로 대규모 부동산 자산인 터미널 부지·건물을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개발·매각 절차가 복잡하다는 점에서 이마저도 당장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13일 채권단인 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 11일 산업은행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사실을 밝혔다.

정부는 또 이날 오후 산업경쟁력 강화 장관 회의를 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이후 경영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용심의회는 이어 회의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에 2조40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현산이 지난해 11월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며 시작된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 여정이 10개월 만에 ‘인수 불발’로 끝난 셈이다.

인수 무산으로 아시아나항공은 6년 만에 다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놓인다. 채권단은 일단 기간산업안정기금 투입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경영 정상화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영구채 8000억원의 주식 전환, 대주주인 금호산업의 아시아나항공 지분(30.79%) 감자 등도 예상된다.

앞서 금호산업은 자사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에 대한 대가로 3230억원을 받기로 돼 있었다. 만약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따라 금호산업의 최대 주주 자격 박탈 이후 감자가 이뤄질 경우 금호산업의 자금압박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지주사인 금호고속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심각한 경영위기에 몰린 상태에서 금호산업 지분을 담보로 빌린 차입금 상환도 어려운 현실에 놓였다. 금호고속은 금호산업 지분 45%를 담보로 산은에서 1300억원을 빌렸고, 이를 갚지 못해 상환을 내년 1월로 연장한 바 있다.

금호고속의 차입금 상환 여부가 사실상 금호그룹의 ‘존망’이 달려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번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은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다. 차입금을 상환하지 못해 자칫 금호산업의 경영권마저 잃으면 그룹의 재건에 발목이 잡힐 수밖에 없다.

차입금을 갚기 위해서는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해 대금을 확보했어야 한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금호고속이 경영위기에 직면하는 등 현금성 자산을 마련하기 어렵고, 아시아나항공과 통매각에 나섰던 에어부산과 에어서울, 아시아나IDT 등을 제외하면 그룹에는 금호산업과 금호고속만 남아 추가 매각할 자산도 없는 상태다.

아시아나항공 재매각도 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위기에 빠진 상황이라는 점에서 언제 이뤄질지 몰라 금호그룹의 ‘자금 경색’ 현상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금호그룹은 목포와 여수 등 터미널 부지와 함께 광주의 ‘노른자위’라 불리는 유·스퀘어를 개발·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스퀘어가 매물로 나오거나 개발이 이뤄진다고 해도 유·스퀘어가 운수시설(여객자동차터미널)이라는 점에서 지자체와 시민사회단체의 반발과 함께, 개발허가를 둘러싼 논란의 여지도 다분해 당장 실현 여부도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채권단의 ‘플랜B’에 금호고속을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고, 터미널 부지 개발·매각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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