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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목싸목 남도한바퀴] 톡 쏘는 여수의 맛 덕분에 집나간 입맛 돌아와 부렀소
여수 로컬푸드
2020년 08월 11일(화) 05:00
여수 돌산읍을 중심으로 재배되고 있는 돌산갓은 재래갓에 비해 톡 쏘는 매운맛이 적고 섬유질이 거의 없어 부드럽다.
‘해양관광휴양도시’ 여수에는해상케이블카와 아쿠아플라넷,예술랜드, 밤바다와 ‘낭만포차’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다채롭다. 오동도와 ‘금오도 비렁길’ 같은 생태 여행 코스도 여행자의 발길을 이끈다. 갯장어(하모)와 돌산 갓김치, 방풍잎, 해풍쑥 등 먹거리도 빠뜨릴 수 없는 ‘오감만족’ 여수로 떠나본다.



여수 특산품인 돌산갓으로 만든 갓김치. 부드러우면서도 아삭거리는 식감이 뛰어나다.
◇여수의 자랑 알싸한 돌산갓김치

독특한 향과 톡쏘는 매운맛 덕에 그 자체가 브랜드가 된 ‘돌산갓김치’는 여수가 자랑하는 첫 번째 특산품이자 먹거리로 꼽힌다. 갓 지은 따끈한 밥에 잘 익은 돌산 갓김치 한조각 올려 먹으면 집나간 입맛이 돌아오고, 라면 한 가닥에 갓김치를 함께 집어먹으면 어느새 한그릇이 뚝딱 사라지고 만다.

배추과 이지만 일반 배추와 달리 톡 쏘는 매운 맛이 특징인 갓은 겨자과 식물이다. 우리가 잘 아는 겨자가 바로 갓의 씨앗이다. 여수돌산갓은 재래갓에 비해 톡 쏘는 매운맛이 적고 섬유질이 거의 없이 부드럽다. 잎 이면과 줄기에 잔털가시가 적다는 점도 기존 재래갓과는 차별된다.

돌산갓의 유래는 6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은 관광지로 더 알려진 여수시 돌산읍은 일제시대부터 일본인들이 채소 주산단지로 이용했다고 전해온다. 내륙지방보다 일조량이 많고 토질이 좋아 채소 재배에 적합했기 때문이다. 돌산갓 역시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알려졌다.

돌산갓은 해방 이후인 1954년 일본고채 품종인 ‘만생평경대엽고채’가 돌산읍 우두리 세구지 마을에 도입돼 재배되기 시작했다. 이후 재래갓과 형태나 맛의 차이가 뚜렷하고 지역환경과 토성에 적합해 ‘돌산갓’으로 명명됐다.

섬에서 재배되고 시장출하도 마땅치 않아 30여년간 우두리 중심으로만 재배돼 오던 돌산갓은 1984년 12월 돌산대교 준공 후 도서민의 왕래가 잦아지고 재래시장인 서시장으로 출하되면서 재배면적도 확대됐다.

1985년 당시 65㏊(돌산갓 43.5㏊, 재래갓 21.5㏊) 였던 재배면적은 10년 후인 1995년 103.5㏊(돌산갓 92㏊, 재래갓 11.5㏊)로 늘었고 2020년 현재는 돌산읍에만 291㏊(생산량 2만7243t, 생산액 250억원) 규모로 확대됐다.

1994년 화양면 창무지역에서도 갓이 생산되면서 지역명에 따라 ‘돌산갓’, ‘화양갓’으로 출하되다가 2010년 7월 지리적표시 제67호 ‘여수돌산갓’으로 등록된 후 지금은 ‘돌산갓’으로 통합돼 출하된다.

화양면 돌산갓 재배면적은 한때 100㏊까지 확대됐으나 현재는 64㏊(생산량 6012톤, 생산액 55억원)다.

돌산갓은 일반적으로 고춧가루와 파, 마늘, 생강, 멸치액젓, 생새우 등을 함께 갈아 빨갛게 버무린 갓김치로 담가먹는다. 대부분 봄, 가을에 생산되는 갓으로 담근다. 봄동 갓은 잎이 거의 없으며 맛도 가장 좋다. 취향에 따라 생갓김치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맛있게 삭혀서 먹는 사람들이 많다. 부드러우면서도 아삭거리는 식감이 뛰어나다. 갓김치 외에도 물김치나 피클, 장아찌를 담가 먹기도 한다.

돌산갓은 맛 뿐만 아니라 효능도 뛰어나다. 돌산갓의 매운맛은 시니그린이라는 성분에서 비롯되는데 시니그린 속의 일부 성분이 갓김치내 젖산균 등에 대해 항균작용을 갖게 하면서 김치의 발효를 지연시키고 부패를 방지해 저장성을 높여준다. 무기질인 칼슘과 철, 비타민 A, B, C 함유량이 높다. 풍부한 단백질은 성장기 발육을 촉진해 어린이들에게 좋으며 비타민C는 면역기능을 강화시켜 감기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돌산갓은 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장마철을 제외하고는 사계절 재배되지만 맛좋고 품질좋은 갓을 위해 일년에 2회 경작을 권장한다.

여수농협 박헌영 조합장은 “농협에서는 농민들에게 2번 정도 재배해서 생산하기를 추천하는데 바쁘게 벌어먹고 살아오셨던 시골 어르신들은 끊임없이 농사를 지으려고 하기 때문에 베어내기 바쁘게 다시 심는 경우가 많다”며 “요즘 같은 기온에는 45일이면 성장을 하기 때문에 많게는 4~5번까지 재배해서 수확하기도 한다. 하지만 밭을 자주 갈다보면 병충해 등 연작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뜨거운 물에 우려낸 방풍잎차. 금오도에서 주로 자라는 방풍잎은 향긋하고 쌉싸래한 맛이 특징이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청정자연에서 자란 ‘거문도 해풍쑥’은 강인한 생명력과 진한 향을 갖고 있다.
◇금오도 방풍잎과 거문도 해풍쑥

방풍(防風)은 미나리과의 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남서부 해안가의 산지나 바위틈에 자라는 다년초다. 잎은 나물이나 쌈채소, 뿌리는 한약재로 쓰이는 방풍은 여수 금오도에서 주로 자란다. 현재 금오도 두포, 연도, 우학, 심포지역 500농가에서 130㏊의 방풍을 재배하고 있는데 출하시기는 2월 중순부터 5월초까지 이어진다. 다도해 해풍을 맞고 자란 덕에 향긋하고 쌉싸래한 맛이 특징이다.

이름에서부터 풍(風)을 막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방풍은 한방에서는 감기, 진통, 발한 등에 좋다고 해서 오래전부터 민간요법에 사용돼 왔다. 특히 풍과 두통, 편두통, 어지럼증에 효과가 좋아 감기에 걸렸을 때나 뼈마디가 아플 때, 전신에 통증이 느껴지는 근육통과 관절통에도 진통과 해열 효과가 나타난다.

전북대 바이오식품소재개발 및 산업화 연구센터에서 실험한 결과에 따르면 금오도 방풍은 타지역 방풍에 비해 생리활성 물질인 폴리페놀화합물과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 폴리페놀화합물은 항산화성, 항균성, 항암성 등의 생리활성을 갖는 것으로 확인된다. 플라보노이드는 효소의 작용을 돕는 자연물질로,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기억력 향상은 물론 눈을 맑게 해주며 손과 발의 기능을 향상 시켜준다고 기록돼 있다.

금오도 방풍을 이용한 다양한 제품도 개발되고 있다. 방풍잎을 덖어 구수하게 마실 수 있는 방풍차는 물론, 양갱, 방풍김, 방풍초콜릿도 개발해 판매중이다. 방풍차를 맛있게 즐기기 위해서는 정수기의 온수보다는 100℃로 팔팔 끓인 다음 70~80℃ 정도로 식힌 후 1~2g 넣어 2~3분 정도 우려마시는게 좋다. 2~3회 재탕에서 마실 수도 있다.

육지에서부터 114㎞ 떨어진 거문도 청정자연에서 자라는 ‘해풍쑥’은 지리적표시 제85호로 등록된 여수의 대표 농특산물이다. 1985년부터 재배를 시작했다고 알려지는데 해풍을 맞고 자라서인지 강인한 생명력과 진한 향을 갖고 있다. 이 향은 치네올이라는 정유성분으로 살균과 살충력이 뛰어나다.

특유의 맛과 향이 나는 쑥은 건강 식재료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거문도에서 재배한 쑥은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다고 해서 ‘거문도 해풍쑥’이라 이름 붙였다. 거문도 쑥은 품종단일화를 위해 참쑥만을 재배 생산하고 있다. 200여 농가에서 연간 425t의 쑥을 생산하는데 향이 좋고 부드러운 것이 특징이다.

채취한 생쑥은 1~4월중 유통이 된다. 거문도의 온화한 기후로 육지보다 40일 정도 수확이 빠르다. 1월에 수확한 어린 쑥은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에 좋아 나물이나 국거리용으로 즐겨 찾는다. 생쑥은 전이나 떡요리에도 애용된다. 4월부터 수확된 쑥은 향이 좋고 영양이 많아 떡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쑥송편과 쑥개떡, 쑥인절미가 유명하다. 봄이 지나면 다양한 가공식품으로도 판매된다. 쑥 아이스크림, 쑥 우유, 쑥 생막걸리, 쑥 빵도 맛볼 수 있다.

서도 장촌에 위치한 거문도해풍쑥 힐링체험장에서는 훈증, 스파, 쑥차체험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거문도 해풍쑥만의 독특한 추출방식을 이용해 해풍쑥 오일과 하이드로졸을 생산하는데 쑥향을 머금은 수분을 증발시켜 안개식 사우나를 즐기는 것을 ‘거문도 해풍쑥 아로마 훈증’이라고 한다. 몸에 좋지 않은 미세균과 곰팡이균 퇴치는 물론 피부의 탄력을 높여 건강한 피부유지에도 도움이 된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여수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