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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계절의 처음을 담다
최석운 전 25일까지 행촌미술관
2020년 08월 03일(월) 19:50
‘대파를 안고 있는 여자’
해남군 문내면의 작은섬, 임하도에는 이마도작업실이 있다. 행촌문화재단 행촌미술관이 지난 201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창작 레시전시 공간으로 지금까지 60여명의 작가가 다녀갔다.

경기도 양평에 작업실을 두고 있는 서양화가 최석운 작가는 지난해 7월부터 이마도작업실에 머물며 작업을 했고 오는 25일까지 행촌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연다. ‘이마도二馬島_낙원樂園으로부터’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신작 3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당초 3개월만 머물려 했던 작가는 사계절을 다 경험해보고 싶어 체류 기간을 연장했고 처음 본 파꽃, 처음 먹어본 보리숭어, 지천에 널린 쑥과 진달래꽃으로 만든 처음 먹어본 화전 등 많은 ‘처음’을 경험하며 사계절을 통과했다. 그리고 ‘낭만적인 고립을 느끼는 유배지’인 작업실에서 작은 배롱나무, 고양이, 바닷가 등대, 붉은 땅에 그려진 풍경, 그 곳에 터 잡고 살고 있는 사람 등을 화폭에 담았다.

쨍한 느낌의 원색을 사용하는 그의 작품들은 해학적이고, 유쾌하다. ‘대파를 안고 있는 여자’는 말 그대로 땀 흘려 수확한 대파를 한아름 안고 포즈를 취한 농부의 밝은 얼굴이 눈길을 끄는 작품이며 ‘배롱나무’는 흐드러지게 핀 배롱나무 아래 평화로운 시간을 즐기고 있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또 까치와 고라니가 노는 풍경, 달빛 비추는 유채꽃 무더기 아래 쉬고 있는 고양이의 모습도 흥미롭다.

특히 작업실을 둘러싼 파밭에서 발견한 파꽃과 무꽃, 새들을 함께 그려넣은 현대판 ‘화조도’는 유쾌한 느낌을 준다. 임하도 바다에서 건져올린 보리숭어는 작가의 식탁에 올랐다 그림이 됐고, 동백꽃이 프린트된 바지를 입고 물고기를 든 동네 주민도 그림의 주인공이 됐다.

부산대 미술학과와 홍익대 미술대학원을 졸업한 최 작가는 30여 차례 개인전을 열었으며 광주시립미술관 북경창작스튜디오, 가나아트부산 창작스튜디오 등에 참여했다.

/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