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터진 코로나 … 속 터지는 골목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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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터진 코로나 … 속 터지는 골목상권
광주 재확산에 영세자영업 경영난…6월 폐업신고 전년비 32% ↑
동행세일 무색…소상공인·전통시장 매출 감소율 3.7%P 상승
2020년 07월 09일(목) 00:00
“가게 문을 다시 열 자신이 없어요. 이제는 도저히 버틸 재간이 없습니다.”

광주시 동구 불로동의 한 음식점 사장 김모(63)씨는 지난 3월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매출이 떨어지자 어쩔 수 없이 휴업을 택했다.

이후 점자 진정세를 보이면서 다시 가게를 열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최근 광주에서 코로나19가 재확산하자 심각하게 폐업을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동안 가게를 쉬면서 단골을 비롯한 손님들의 발길이 끊겨버린 탓에 문을 열어도 손님이 다시 찾아올지 확신할 수도 없다”며 “이런 상태라면 가게를 열어도 오히려 손해를 볼 것이 뻔해 차라리 폐업을 하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동안 진정세를 보여왔던 코로나19가 최근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또 다시 재확산하면서 지역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이른바 ‘골목상권’이 극심한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인건비라도 아껴보려 부득이 휴업에 들어가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고, 버티다 못해 결국 생업인 가게 문을 닫고 폐업을 택하는 사례 역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시의 ‘고용유지 지원금 사업주 부담액 지원’을 신청한 소상공인·중소기업은 292개 업체 4986명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정부의 긴급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한 뒤 아직 광주시의 사업주 부담액 지원을 신청하지 않은 사례가 지난달 기준 378건에 달한다는 점에서 최소 670곳이 휴업을 하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이 감소하면서 조금이라도 지출을 줄여보기 위해 휴업을 택한 사례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문제는 휴업을 하다 영업을 다시 시작하려해도 코로나19 여파가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결국 폐업하는 영세자영업자·소상공인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광주시의 일반음식점 폐업신고 현황을 보면 지난 4월 102건이던 폐업신고 건수는 5월에 접어들면서 150곳으로 급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26곳)에 비해서도 19.05%가 증가한 것이다.

6월에 접어들면서는 전년(106곳)보다 무려 32.08%가 늘어난 140곳이 추가로 폐업 신고를 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코로나19가 광주에서 또 다시 확산한 시점과 맞물려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매출이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이번 주 전국 소상공인 매출액 감소율은 지난 주보다 3.7%포인트 하락해 매출이 다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인 소비 진작을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2일까지 실시하는 대규모 할인 행사인 ‘대한민국 동행세일’ 효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있는 광주·전남은 ‘동행세일’ 취지가 무색하게도 소상공인·전통시장 매출액 감소율이 오히려 3.7%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외식업계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영세한 음식점, 즉 골목상권이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에 더 취약한 탓에 앞으로 영세자영업자·소상공인의 폐업이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3개월 휴업을 하게 되도 한번 끊긴 손님의 발길이 다시 회복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또 경기가 위축되면 외식 횟수가 줄고, 한번 외식을 할 경우 작은 식당보다 비싼 음식을 파는 규모가 큰 식당을 찾는 소비경향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컨설팅전문그룹 이지스엔터프라이즈 박진석 이사는 “기업형·대규모 음식점 등 상위 20%에 소비자들이 몰리게 될 것”이라며 “영세한 가게들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어 이들의 폐업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기웅 기자 pboxer@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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