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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가 키운 KIA 문경찬, 다시 뛴다
23일 롯데 원정경기서 시즌 첫 블론 세이브
‘끝내기 보크’로 얻은 자신감으로 재도약
2020년 06월 23일(화) 23:00
KIA 타이거즈 문경찬이 ‘특급 자신감’으로 리그를 제압한다.

문경찬은 시즌 초반 불안감을 털어내고 팀을 물론 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로 야구팬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150㎞를 넘는 강속구는 아니지만 스피드를 뛰어넘는 초특급 자신감이 문경찬의 가장 큰 무기다.

초구부터 자신 있게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으면서 말 그대로 정면승부를 하고 있다.

승부 패턴은 단순하다. 중간중간 슬라이더로 카운트를 잡고 있지만 전체 승부의 64%를 직구로 했다. 이는 투스라이크 이후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피할 것 없이 직구를 던지면서 빠르게 승부를 하고 있다.

누구나 다 아는 패턴이지만 대부분의 승부는 문경찬의 승리로 끝나고 있다.

23일 롯데와의 경기에 앞서 70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안타와 볼넷으로 내보낸 이는 18명. 지금은 퇴출된 키움 모터만이 유일하게 솔로포를 기록하는 등 문경찬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홈에 들어온 선수는 3명, 문경찬의 자책점으로 기록된 주자는 두 명에 불과하다.

1위팀 NC 원종현에 이어 두 번째로 10세이브 고지를 밟은 문경찬은 “포수 사인대로 던지고 있다. 컨디션 안 좋으면 볼이 좀 많은 편이다”며 “더 공격적으로 하려고 하는 것은 없다. 지난해와 똑같이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윌리엄스 감독이 생각하는 문경찬의 최고 무기는 ‘컨트롤’. 문경찬은 정교한 컨트롤을 바탕으로 자신감 있게 코너워크를 찌르며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내고 있다.

동료들의 눈에는 ‘과감한 승부’가 먼저 보인다.

외야에서 문경찬의 피칭을 지켜보는 터커는 “뒤에서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 공격적인 투구를 하니까 쉽게 경기가 흘러가는 것 같고 정말 편하게 느껴진다”고 언급했다.

문경찬은 터커의 극찬에 “가운데 던져서 깜짝깜짝 놀란다고 말하는 야수들도 있다”고 웃었다.

정교하게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드는 공, 같은 동료들도 놀라게 하는 빠른 타이밍, 문경찬의 ‘멘탈’도 특급이다.

문경찬은 “1점 차든 3점 차든 점수 차는 아예 신경 안 쓰고 있다”며 자신감 있는 승부를 이야기했지만 “언젠가는 맞을 것이다. 오늘 당장 (블론세이브가) 나와도 이상할 것은 없다.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내 공을 던지겠다”고 언급했다.

승승장구하던 문경찬은 23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3-1, 2점 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기록된 시즌 첫 블론세이브와 패배. 하지만 실패는 문경찬을 더 강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

‘자신감’과 함께 ‘끝내기 보크’는 문경찬과 떼어낼 수 없는 단어 중 하나다.

2018년 7월 27일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문경찬은 연장 11회 끝내기 보크를 기록했었다. KBO리그의 5번째 기록. 길었던 연장 승부에 허무한 마침표를 찍은 보크였지만 문경찬의 두려움을 지운 보크이기도 했다.

“프로 데뷔전에서 선발승했었는데 그때보다 (끝내기 보크) 임팩트가 더 컸다”며 그 순간을 기억하는 문경찬은 “그런 일도 경험해 봐서 더 자신감 있게 하게 된다. 무조건 내가 이긴다는 생각으로 한다”고 말한다.

달라진 것 없이 똑같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는 문경찬. 하나 다른 것은 있다. 바로 ‘무관중’이다.

문경찬은 “확실히 작년하고 다른 것은 관중이 없다는 것이다. 약간 업되는 게 덜한 것 같다. 아드레날린이 덜 나온다(웃음)”며 “다시 관중 입장이 되고, 빨리 많은 분이 오시면 좋겠다”고 관중 앞에서 팀 승리를 지키는 순간을 기약했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

/영상 김혜림 기자 fingswoman@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