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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지역·공간성 모티브로 예술·자연 심미안 펼쳐
임원식 광주예총회장 17번째 시집 ‘생각하는 정원’ 발간
2020년 04월 29일(수) 00:00
“우주의 모든 생명들은 자신의 생각을 얘기하고 있다. 나무나, 바위나, 꽃들도 서로 다른 목소리로 나는 새처럼 속살거린다. 신은 그네들의 목소리를 보고 듣고, 다스리기 때문에 우주는 생동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시의 눈빛으로 만나서 우주의 생명을 얘기하고 싶다. ‘생각하는 정원’에서처럼 서로 다른 언어와 몸짓으로”

광주예총 회장 우전(宇田) 임원식 시인이 17번째 시집 ‘생각하는 정원’(사의재)를 펴냈다.

이번 작품집에서 시인은 ‘남도’라는 지역성과 공간성을 모티브로 사람과 예술, 자연의 심미안을 펼쳐낸다. 모두 80여 편은 작품은 문신 시인(우석대 교수)의 표현대로 “남도의 특수한 역사적 삶과 감각을 변별적인 심성으로 다듬어놓았다”고 볼 수 있다.

시인은 원초적인 고향 해남에 대한 단상과 현재 활동하고 있는 광주, 그리고 인접 지역인 곡성, 진도 등을 토대로 남도성을 주목한다. 판소리, 민요 등 같은 예술세계와 이를 바라보는 역사적인 시각, 특유의 예술적인 감각이 어우러져 깊은 울림을 준다.

“서석대에 오르면/ 빛고을 광주가/ 한눈에 들어온다// 광주는 시의 도시이다/ 광주는 그림의 도시이다/ 광주는 춤의 도시이다/ 광주는 노래의 도시이다/ 아니 광주는 함성의 도시이다// 서석대에 오르면/ 내 눈은 흐려진다/ 5·18의 그날이,/ 그날의 함성이, 총소리가/ 민주주의가 떠오른다”

위의 ‘서석대에 올라’는 역사적 상흔을 입은 광주, 다름아닌 ‘남도’를 주목한다. 전통과 서정 이면에 가려진 아픔을 시적인 감수성으로 환기하면서도 우리 시대의 남도의 의미를 되새긴다.

또한 이번 시집에는 고향 해남을 다룬 시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 ‘해남’과 ‘어머니’는 동격의 시어다. “해남아,/ 어릴 때 동무 이름처럼/ 부르면// 어어이 어어이/ 바다가 저만치서/ 달려오고(중략)// 꿈속에서도/ 해남은/ 어머니의 품속이 된다”라는 표현에서 보듯 시인의 작품세계 원형질은 어머니로 치환되는 ‘해남’이자 ‘남도’이다.

문신 시인은 해설에서 “그는 ‘남도’라는 지역성을 시의 지평으로 삼는다. 이 지평 위에서 그의 시집 ‘생각하는 정원’은 남도의 자연과 남도의 인간이 추동해낸 남도의 예술적 감각과 정서를 탁월하게 그려낸다”고 평한다.

한편 임 시인은 광주시인협회·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시집 ‘당신의 텃밭’, ‘매화에게 묻다’ 등과 평설집 ‘빛의 언어와 소리의 사유’, 수필집 ‘단풍나무가 사는 집’ 등을 펴냈으며 광주문학상, 창조문예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