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싸목싸목 남도한바퀴-담양] ‘와우딸기'와 전통유과’
슈퍼푸드 ‘와우딸기’
담양 딸기의 시작…지리적표시제 등록
‘죽향’ ‘설향’ 품종, 새콤달콤 전국 으뜸
우리의 맛 ‘전통유과’
담양산 찹쌀·조청으로 만드는 ‘전통 간식’
속이 꽉 차있으면서 부드러워야 좋은 유과
2020년 04월 14일(화) 00:00
전국 으뜸 명품딸기로 꼽히는 와우딸기작목회의 ‘죽향딸기’
과거 ‘죽향’(竹鄕)으로 불렸던 담양이 ‘생태’와 ‘인문’을 겸비한 도시로 탈바꿈했다. 죽녹원과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길, 담양호 ‘용마루길’과 같이 자연을 벗삼는 ‘힐링’공간과 함께 해동 문화예술촌, 담빛 예술창고 등 ‘문화예술’공간도 여행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담양 로컬푸드의 대표격인 죽향딸기와 한과를 마음껏 맛볼 수도 있다. 새봄을 맞아 생동하는 담양으로 생태·문화 여행을 떠나본다.

◇명품딸기 담양 와우마을 죽향딸기

풍부한 일조량과 비옥한 땅, 맑은 물까지 친환경 농산물을 키우기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담양은 딸기의 고장이기도 하다. 봉산면과 창평면, 담양읍, 대전면 등지에서 1010농가가 387㏊ 규모로 딸기를 재배하고 있다. 전남 딸기 재배면적의 46.6%, 전국의 6.4%를 차지하며 ‘전국 3대 딸기 주산지’로의 명성을 얻고 있다.

품종은 설향, 죽향, 메리퀸 등이 있으며 지역별로 ‘와우딸기’ ‘대숲맑은 담양 딸기’ ‘봉산쑥과 미나리즙을 먹인 딸기’ 등 명품브랜드로 소비자들을 찾아가고 있다.

담양이 딸기 주산지로 이름을 알리게 된 중심에는 ‘와우딸기’가 있다. 봉산면 와우리에서 재배되는 딸기 브랜드다. 3월초 찾은 와우마을에서는 딸기 선별작업이 한창이었다. 6월초까지 매일 작업이 이어진다. 이곳 죽향딸기는 대부분 서울로 보내지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수확이 시작되고 선별작업도 일찍 마무리된다. 심지어 새벽 1시부터 딸기를 따는 농가도 있다고 전한다.

“와우 딸기는 담양 딸기의 시작이기도 합니다. 40년 전부터 이미 전국에서 알아줄 정도였고 이후 봉산면으로, 그리고 담양군으로 점차 딸기 농사가 확대된 거죠. 그 결과 지난 2010년 담양 딸기가 지리적 표시제로 등록됐습니다. 딸기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였죠.”

봉산면 와우마을에서 수확한 설향딸기를 선별하고 있는 주민들.
와우딸기작목회 박희수 회장의 이야기다. 봉산면 와우리는 한때 99%인 110 농가가 딸기농사를 지었을 정도로 ‘딸기마을’로 유명하다. 단일작목반으로 운영되는 와우딸기작목회에는 현재 71농가가 참여하고 있다. 마을 입구에서부터 보이는 200평 규모의 하우스 300동이 모두 딸기 하우스다. 이 가운데 170동에서 ‘죽향’을, 나머지에서 ‘설향’ 품종을 재배한다.

명품 딸기로 불리는 죽향딸기는 새콤달콤한 맛과 상큼한 향이 전국 으뜸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당도와 과육의 품질 유지를 위해 철저하게 적과(열매솎기) 작업을 하기 때문에 수확량은 수요에 비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가격은 다른 품종에 비해 월등히 높다. 11월부터 이듬해 6월초까지 수확이 이어 지는데 초기인 11~2월까지는 2kg에 9만 원대까지 올라갔다가 3월부터는 5만원대로 내려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향딸기는 ‘없어서 못팔’ 정도다. 죽향딸기는 전국 딸기 가격 책정의 기준이 되기도 한다. 박희수 작목회장은 “지금 우리마을 죽향딸기 가격이 내려가 2kg에 5만~6만원 사이라면 담양 지역 딸기는 4만원대, 그 외 지역은 3만원대로 가격이 잡힌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죽향딸기보다 많은 양이 생산되는 설향 딸기는 일명 ‘국민딸기’다. 죽향 딸기 못지않게 맛이 좋은데 가격은 저렴해 전국의 많은 소비자들이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다는 의미다.

와우마을의 딸기가 유독 맛이 좋은 이유는 딸기재배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토양이 좋고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산이 없어 일조량이 많다. 다른 곳은 수경재배로 바꾸고 있지만 토경재배를 고집하는 것도 ‘땅심’으로 키워 당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여기에 부모님대부터 이어지는 노하우도 큰 역할을 한다.

수확은 6월까지 이어지지만 4월부터는 다시 내년 농사를 준비한다. 육묘를 키우는 일인데 그렇기 때문에 딸기 농사를 두고 ‘15개월 농사’라고 이야기한다.

젊은이들의 노동력과 부모님의 노하우로 담양 딸기의 명성을 잇고 있는 와우딸기작목회는 지난해 11월 농촌진흥청 기술보급사업 종합평가에서 최고품질 농산물 생산단지 부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와우딸기가 효자 품목으로 불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조선시대 궁녀들에 의해 쌀엿과 조청 제조비법이 전해진 담양 창평은 이후 한과의 고장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
◇유기농 찹쌀로 만드는 전통한과 유과

담양 창평은 한과의 고장이다. 창평 한과의 유래는 조선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양녕대군을 수행했던 궁녀들에 의해 전해진 쌀엿과 조청의 제조 비법은 남도의 풍부한 곡물과 어울려 한과 생산의 기반이 되었으며 당시 양반고을로 알려졌던 전라도 창평현의 문중과 가문의 제례에 빠질 수 없는 전통식품이 됐다고 전해온다.

담양은 전통식품 메카답게 6명의 ‘대한민국 식품명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유영군(21호·창평쌀엿), 박순애(33호·엿강정), 안복자(60호·유과) 등 3명이 창평 한과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명인들이 운영하는 곳을 포함해 모두 9곳의 한과업체가 있으며 개인별로 한과를 만드는 집도 여럿 있다.

한과는 종류가 다양하다. 곡물가루에 꿀이나 조청을 넣고 반죽해 기름에 튀기거나 과일, 식물의 뿌리를 꿀로 조리거나 버무려 만든다. 유과류, 강정류, 다식류, 정과류, 숙실과류, 엿강정류 등 종류만도 50여 가지에 이른다. 주 원료는 쌀과 찹쌀, 콩이나 깨 등 견과류, 쌀로 만든 조청이다.

한과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것이 유과다. 말랑말랑 달콤하게 씹히는 유과는 특히 오랜시간 정성을 기울여 만드는 간식이라는 점에서 더욱 사랑을 받는다.

“유과는 거미줄처럼 속이 꽉 들어차면서도 굉장히 부드러워야 해요. 맛을 내는 과정이 섬세하고 정성이 담겨있어야 하기 때문에 손으로 직접 할 수 밖에 없는 이유이지요.” 유과 부문 ‘대한민국 식품명인’으로 지정된 안복자 명인(‘안복자 한과’ 대표)의 설명이다.

유과는 찹쌀가루와 조청이 주원료다. 예부터 잔치상에 꼭 오르던 전통 과자로, 기름에 지져서 만들었다고 해서 ‘기름 유(油)’자가 붙었다. 차례상에 올리는 널따란 유과는 산자, 한입 크기로 먹기좋게 만든 건 강정, 튀겨서 자잘하게 썰어 버무려놓은 것은 빈사과라고 한다.

유과를 만드는 과정이 만만치 않다. 찹쌀을 깨끗이 씻은 다음 물에 담궈서 숙성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물에 담궈서 발효를 시키는데 여름이면 3~5일, 겨울에는 보일러를 켜놓는다고 해도 7~10일의 시간이 필요하다. 숙성시킨 쌀은 다시 깨끗하게 씻은 다음 방아를 찧어 반죽을 한다. 반죽을 할 때 콩과 술, 약간의 물이 필요하다. 반죽된 쌀은 가마솥에 찐 다음 절구에 찧는다. 안 명인은 “꽈리가 일게끔 치대야 한다”고 덧붙인다.

유과 하나를 만드는데 한 달은 족히 걸릴 정도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다음에는 넓은 판에 펼쳐 말리는 과정을 거친다. 옛날에는 집집마다 따뜻한 아랫목 바닥에 펼쳐서 말리곤 했지만 지금은 식품용 건조기의 힘을 빌리고 있다. 하루 찹쌀 100kg 분량의 작업을 해야 하니 방바닥으로는 당해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완전 건조가 아닌 반건조의 상태가 되면 이제 성형을 할 차례다. 산자용이냐 강정용이냐에 따라 두께도 달라진다. 성형후 다시 건조를 시켜 숙성 과정에 들어간다. 저온저장을 해야 더 맛있는 유과 반대기(쌀가루로 반죽해 만든 조각)가 완성된다.

다음에는 조청을 바르는 과정이다. ‘바른다’기 보다는 조청 속에 담가 ‘스며들게’ 한다. 시간 조절을 잘 해야 하는데 바로 담갔다 꺼내면 겉면에 묻는 정도이고 너무 오래 담그면 조청이 과해지기 때문에 맛있는 유과를 만들어낼 수가 없다. 조청에서 꺼낸 후 튀밥이나 깨를 묻히면 드디어 유과가 완성된다.

“유과를 포함해 한과를 만드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건 재료 선택이에요. 원재료가 첫째로 좋아야 한다는 거지요. 값이 비싸지만 찹쌀 중에서도 유기농 찹쌀을 고집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담양에서 만들어지는 한과는 모두 우리 지역에서 나는 쌀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믿을만 하다고 자부합니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사진=나명주 기자 mjna@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