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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곡 판치는데…5·18왜곡대책위 뭐하나
법률 대응 7년간 12건 그쳐…지난해 TF 구성 광주시 소극 대처
온라인 시민행동단 없애고 왜곡 대응 홍보물 제작·배포 중단도
댓글 공개 계기 적극 활동 나서야
2020년 03월 31일(화) 00:00
5·18 시민군을 북한군 특수군인 ‘광수’로 지칭하면서 5·18의 북한군 개입을 주장하며 왜곡한 ‘지만원 TV ’유튜브 영상. <유튜브 캡쳐>
광주시가 지난 2013년 구성한 뒤 7년째 운영중인 ‘5·18역사왜곡대책위원회’(5·18왜곡 대책위)가 5·18 왜곡과 폄훼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기승을 부리던 왜곡·비방 사례가 SNS와 유튜브를 통해 급속하게 확산하는데도 기존에 추진했던 시민 행동단도 없앴고 관련 홍보 활동도 중단하는가 하면, 네이버가 댓글 이력을 전면 공개한 뒤 드러난 5·18 왜곡·폄훼 댓글에 대한 실태 파악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30일 광주시에 따르면 2013년에 꾸려진 5·18역사왜곡대책위원회는 지난 7년간 15차례 회의를 열고 역사왜곡 법률대응 등을 논의한 이후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왜곡대책위는 ‘임을 위한 행진곡’ 5·18공식 기념곡 지정 추진위원회, 역사왜곡 시정 대책위원회, 정신계승·선양 위원회 등 3개 분야로 나눠 활동을 시작했다.

대책위는 구성 당시인 2013년 5월달에만 1300건이 넘는 신고를 접수받으며 본격적인 왜곡·비방 사례에 대한 대응 활동에 나섰지만 이후 법률적 한계 등에 부딪히면서 실제 법적 대응으로 이어진 사례는 전무하다시피하다.

지난 7년 간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올라온 특정 비방글 3건과 지만원 및 전두환씨 소송 등 법률 대응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12건에 대해서만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중이다.

대책위는 일간베스트 사이트에 올라온 5·18 왜곡·비방글 3건과 관련, 작성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및 사자명예훼손·모욕죄 등을 제기해 이 가운데 1건에 대해서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의 판결을 이끌어냈다. 나머지 1건은 반성을 조건으로 고소를 취하했고 다른 1건은 기소 중지된 상태다.

종편에 출현해 5·18을 왜곡·폄훼한 탈북자·변호사 등 4명에 대한 소송의 경우 증거불충분으로 별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이 때문에 5·18왜곡 대책위 활동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특히 날로 심해지고 있는 유튜브와 SNS에서의 폄훼·비방 활동과 비교하면 무색할 정도로 초라한 형편이다.

광주시가 지난해부터 새롭게 꾸린 5·18역사왜곡테스크포스와 활동 계획이 겹친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5·18 왜곡테스크포스의 경우 광주시가 극우세력의 악의적 역사왜곡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며 기존 역사왜곡대책위원회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만든 것이다.

5·18 기념재단이 지난해 내놓은 ‘5·18 민주화운동 유튜브 모니터링 결과보고서’도 영향을 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유튜브에 올라온 5·18 왜곡 영상은 98개로 전년도(19개)에 견줘 5배가 넘는다. 지난 2008년 1개에 불과하던 왜곡 콘텐츠 영상은 10년이 지나면서 200개까지 확대되는 등 날로 많아지는 모양새다.

이럼에도, 왜곡테스크포스는 지난해 활동했던 온라인 시민행동단을 없애는 등 올해 사업계획을 줄이기로 했다. 지난해 12개 사업을 추진했던 것에 견줘 2개 분야가 줄어든 것으로, 특히 5·18 왜곡·폄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온라인상에서 5·18 진상을 널리 알리기 위해 꾸려졌던 온라인 시민행동단을 1년 만에 없앴다는 점에서 임시방편식 행태를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2월, 광주시민 50명과 전국에서 참여를 희망한 국민 43명으로 온라인시민행동단을 만들고 ‘온라인 시민참여 캠페인’까지 진행하더니 1년도 못돼 중단한 것이다.

역·터미널·국립묘지 등에 진열, 배포했던 5·18 소책자 제작 사업도 실효성이 없다는 점 등으로 올해는 추가로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에도 5·18 가짜뉴스가 100건 이상 접수됐지만 처벌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으로 특별법 제정만 기다리는 형편이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5·18역사왜곡에 대한 기존 광주시의 대응은 사후약방문식 대응”이라며 “광주시는 왜곡·폄훼 시도를 없애기 위해 5월 단체들과 연대, 젊은세대들의 관심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방식으로 5·18 진실을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