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는 교과서 배달, 학부모는 마스크 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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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는 교과서 배달, 학부모는 마스크 배부
‘4월 개학’ 맞은 광주·전남 교육현장 학생 건강·생활 챙기기
온라인 통해 신입생 얼굴 익히고 대학들은 심리상담 등 소통
2020년 03월 23일(월) 00:00
‘코로나19’로 개학이 세 차례나 연기되면서 ‘4월 개학’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고 있는 지역 교육현장 곳곳에서 학생들을 위한 배려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어촌 교사들은 배를 타고 먼 길을 가 새학기 교과서를 아이들의 집에 직접 전해주는가 하면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아이들 학업과 건강, 생활지도를 챙기느라 바쁘고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여수 금오도 여남중고 교사들은 지난 18일 두 팀으로 나눠 아이들이 사는 섬으로 배를 타고 가 정성껏 보자기에 싼 책을 나눠주고, 육지에 사는 아이들을 위해선 직접 여수로 나가 세심한 생활지도를 펼쳤다.

진도 고성중은 화상 학급조회를 열어 비록 온라인상이지만,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소통하는 방식으로 생활지도에 나서고 있다. 입학식이 미뤄져 아직 선생님과 친구들의 얼굴조차 모르는 1학년 신입생들은 온라인을 통해 미리 얼굴을 익히며 낯선 중학교 생활에 적응해가고 있다.

목포 서부유치원은 아직 등원하지 못하는 원생들과 학부모들의 궁금증을 풀어주고, 유치원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해 교실과 꽃밭·교사 사진 등을 동영상으로 제작해 학부모들에게 보내줬다.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좋은 책도 문자로 안내해 교육공백 해소에 힘을 보태고 있다.

광주지역 교사들도 학생들을 찾아가 면담하고 교과서를 직접 전달하는 등 개별 접촉으로 안면 트기에 나섰다.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위해 학교 밖에서도 학생들을 한데 모을 수 없는 상황을 고려, 학생들과 개별 면담을 시도하는 교사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 밖에도 가가호호 비대면 방문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학습상담 콜센터·온라인교실을 진행하는 등 지역 곳곳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따뜻한 교육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학부모들도 개학 후 자녀들의 건강을 지켜줄 마스크를 직접 만드는 등 위기 극복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함평학부모연합회 학부모들은 학생들이 개학할 때 1인1매의 마스크를 보유할 수 있도록 자발적인 모금과 함께 지난 19일부터 수제 면 마스크 제작에 직접 뛰어들었다. 학부모들은 재봉질과 마스크 패턴 뜨기, 필터 삽입 등의 기술을 배운 뒤 재료를 구해서 분업과 협력을 통해 마스크를 손수 만들고 있다.

대학들 역시 신입생을 대상으로 등교 연기 장기화에 따른 불안감 해소를 위한 심리상담을 진행하는 등 실시간 소통을 강화하고 있다.

호남대는 신입생들의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해 전체 신입생을 대상으로 비대면 심리상담 프로그램인 ‘호남마음콜’을 운영한다. 호남대는 전문상담사 10명을 배치하고 8단계 상담 매뉴얼에 따라 신입생 심리 상태를 체크하도록 했다. 1차 상담에서 우울증 등으로 정신건강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학생과는 2차 상담을 이어가고,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학생은 자살예방센터나 정신건강센터 등 지역사회와 연계해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광주대 청소년상담평생교육학과의 교수와 학생회 임원들도 코로나 사태로 열리지 못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등을 대신해 신입생들과의 소통을 위한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시행해 호응을 얻었다. 이번 유튜브 방송은 류정희 학과장과 김동진 교수, 윤채호 학생회장 등이 참여해 교수·학생회 소개, 소모임과 연구회 등 대학생활에 필요한 내용을 실시간 채팅으로 알려주고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대성 기자 bigkim@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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