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광주·전남 일상을 삼켰다
  전체메뉴
‘코로나’, 광주·전남 일상을 삼켰다
신천지 교인과 접촉했던 사람·들렀던 곳 기피 현상 심각
상점·극장가·대형마트 한산…광주 노인복지시설 등 잠정 폐쇄
“누가 확진자와 접촉했는지 몰라 함부로 밖에 다닐 수 없어”
2020년 02월 24일(월) 00:00
코로나 19 여파로 평소 대학생 등 젊은층들로 북적였던 전남대 후문 일대는 발길이 뚝 끊기다시피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코로나19’가 광주·전남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갈수록 확진자가 늘면서 지역민들이 많이 모이는 주요 시설에는 방문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 확진자와 관련 있는 학교·유치원·학원, 상점 등이 잇따라 문을 닫는가 하면, 누가 접촉자일 지 몰라 예정된 모임, 행사, 가족 나들이·여행 등을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사태로 줄을 잇고 있다.

인파가 모이는 곳에는 어김없이 마스크를 쓰고 코로나 관련 단어는 연일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에서 내려올 줄 모른다. 가정에서는 물론 삼삼오오 사람이 모이는 곳이면 으레 코로나가 화제로 오른다. 전국적으로 하루 동안 확진자만 200명 넘게 나오면서 ‘대유행’ 우려마저 나오는 등 ‘코로나’가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

23일 광주 북구 천주교광주대교구 임동주교좌성당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미사가 중단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광주대교구 미사가 전면 중단된 것은 1937년 교구 창설 이래 83년 만에 처음이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23일 오후 찾은 광주시 북구 전남대 후문 인근 상점가는 텅 비어 있었다. 신천지 대구교회 예배를 다녀온 광주지역 교인 4명과 배우자 2명, 성경을 같이 공부하는 지인 1명이 ‘코로나 19’로 확진 판정을 받은 뒤인데다, 신천지 광주본부와 불과 500여 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탓인지 인적이 없어 썰렁했다. 평소에는 대학생들과 젊은 직장인들이 뒤섞여 길을 걷기도 힘들었던 거리라곤 여겨지지 않았다.

대구지역 신천지 예배를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은 광주지역 신천지 교인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진 광주시 동구 계림동 홈플러스 앞에는 ‘폐쇄’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3일 동강대에서 치러진 공인 회계사 시험에서 감독관이 방역복을 입고 시험 감독에 들어갔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제 55회 공인회계사’ 시험이 실시된 북구 동강대에는 수험생들 전원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시험을 치렀고, 감독관도 흰색 방역복을 입고 시험실을 지켰다.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인파가 몰리는 상점, 극장가, 대형마트 등도 한산했다.

박초희(39·광주시 광산구 수완동)씨는 “지난 주 장을 봤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확진자랑 접촉했을 지 모르는데 함부로 밖에 나다닐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광주공항 택시승강장 일대에 대한 방역이 실시되고 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지난 19일부터 코로나19가 진정되는 듯 하다며 다시 운영에 들어갔던 광주지역 5개 자치구의 노인복지시설, 무료급식소, 노인일자리 등도 이틀만인 21일부터 잠정 중단됐다.

방에만 갇혀 있다가 모처럼 밖으로 나섰던 노인들은 다시 갈 곳도, 지낼 곳도 없는 신세가 됐다. 현재로서는 상황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얼마나 더 확산할 지 몰라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어린이집 1122곳이 다음달 1일까지 문을 닫았고 초·중·고교 입학도 일주일 가량 미뤄졌다. 주말 천주교 미사나 교회 예배도 다음달 5일까지 열리지 않는다. ‘코로나 19’ 확산을 우려, 예정된 지자체 및 문화계 행사도 줄줄이 미뤄지거나 취소되고 있으며 가족 간 모임, 행사, 여행·나들이 일정도 취소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웬만큼 아프거나 평소 복용해야 하는 약이 있는 환자들은 병원 방문마저도 삼가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 디오션리조트측은 지난 21일 이후 하루 평균 5~6건 예약 취소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염상엽(30·광주시 서구 화정동)씨는 “아버지 환갑을 맞아 친지들과 리조트를 예약했지만 코로나 19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아 취소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mskim@kwangju.co.kr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