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싸목싸목 남도 한바퀴-화순] 천불천탑·고인돌…선사시대로의 시간여행 떠나요
운주사 천불천탑·와불
새 세상에 대한 염원 등
여러 구전 설화들 담겨
무등산 자락 양떼목장
건초주기 등 생태체험하고
목가적 풍경 만끽
2020년 01월 21일(화) 00:00
알프스가 내려 앉은듯한 자연친화형 관광목장 ‘무등산 양떼목장’.
◇자연 친화형 관광목장 ‘무등산 양떼목장’=큰 재는 화순읍에서 만연산 허리를 가로질러 수만리로 넘어가는 고개명이다. 큰 재에서 바라보는 무등산은 광주와 사뭇 다른 인상을 풍긴다. ‘무등산 양떼목장’은 바로 무등산 남쪽 산자락 33만㎡(10만평) 규모 초지에 펼쳐져 있다. 그래서 목장은 별칭 ‘호남의 알프스’로도 불린다. 파독광부 출신인 아버지가 1974년부터 한우와 흑염소를 키우던 옛 안양목장을 조각가인 아들 윤대원 대표가 초지에 방목된 양떼를 직접 접할 수 있는 자연친화형 관광목장으로 탈바꿈시켰다. 지난 2016년 5월 5일에 문을 연 이후 목장을 찾는 관광객들이 부쩍 늘었다. 체험용 목장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 양을 가까이에서 보거나 먹이를 줄 수 있다. 건초주기 체험을 하면서 처음에는 주저하고 무서워하던 아이들도 얼마 지나지 않아 양들과 친숙해진다. 광주에서 온 20대 연인은 “무등산자락에서 양을 보고 생태체험을 할 수 있어 흥미롭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은데 다시 오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탐방객들은 울타리를 따라 조성된 1㎞길이의 산책로를 따라 40여 분간 트래킹을 할 수도 있다. 군데군데 쉼터와 포토 존이 조성돼 있다. 숲속 전망대에서 200여 마리의 양들이 풀을 뜯는 목가적인 풍경을 바라보면 탐방객 또한 자연의 일부가 되는 듯하다.(화순군 화순읍 수만리 3261)

설경과 어우러지는 천년고찰 만연사 대웅전 앞 배롱나무에 걸린 붉은 연등.
◇여유로움 만끽하는 만연산 ‘치유의 숲’=만연사 입구 주차장에서 ‘만연산 치유의 숲센터’까 지는 500m 거리. 센터 내에는 혈압계와 체지방, 스트레스·혈관건강을 체크할 수 있는 측정기와 족욕기가 설치돼 있다. 센터에 들어서자마자 혈압을 측정하게 되면 평소보다 훨씬 높게 나오기 때문에 20~30분간 휴식을 취한 후 측정해봐야 한다.

센터에서 운영하는 산림치유 프로그램 (유료)은 호평을 받고 있다. 매년 4월부터 11월까지 사전예약을 받아 산림치유 지도사가 ‘오감연결길’에서 숲속 호흡명상과 편백 아로마체험, 오감산책, 아토피 기(氣)체조 등 프로그램 중심으로 진행한다.

120㏊ 면적의 만연산 ‘치유의 숲’은 ▲ 오감연결길(3.1km) ▲치유숲길(3.3㎞) ▲큰 재가는 숲길(1.4㎞)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센터 앞에서 남동 방향으로 수만리 철쭉공원과 연결되는 ‘오감연결길’을 걸어본다. 소나무 숲사이로 난 오솔길은 나무데크와 흙길이 번갈아 이어지는데, 경사가 완만하다. ‘산림치유’는 생소한 개념이다.

만연사는 고려 희종 4년(1208년)에 창건된 천년고찰이다. 이채롭게도 한겨울 대웅전앞 배롱나무에 붉은 연꽃등이 걸려 있다. 함박눈이 내리면 상대적으로 더욱 붉게 보이는 연등은 사진작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게 된다.

운주사 와불(臥佛)에는 변혁을 바라는 민중들의 염원이 투영돼 있다.
◇운주사, 천불천탑(千佛千塔)과 와불(臥佛)=‘천불천탑(千佛千塔)’으로 널리 알려진 운주사는 현재 석불 93구와 석탑 21기가 남아있다. 석불과 석탑형식이 워낙 특이하지만 창건시대와 조성배경을 시원하게 밝혀주는 기록이 없어 여러 설화들이 구전돼 오고 있다. 아쉬운 대로 100년 가까운 과거 운주사 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최근 국립 중앙박물관이 ‘e뮤지엄’(www.emuseum.go.kr)을 통해 공개한 일제강점기 유리건판 흑백사진을 통해서다.

거칠게 다듬은 석불들은 이웃집 아저씨나 할아버지를 빼닮았다. 소박하다. 미완(未完)의 전설에는 고려나 조선시대 민중들의 염원이 투영돼 있을 것이다. 황호균 전남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지난 2017년 11월 ‘향토문화’(제36집)에 발표한 ‘사찰 구전설화의 문화사적 해석-화순 운주사와 담양 궁산리사지를 중심으로’에서 “와불이 일어서면 이곳이 서울이 된다거나 상좌가 (배신, 노역이 힘들어) 거짓으로 닭이 울었다고 해서(닭 울음소리를 내서) 와불을 못 세웠다는 이야기들은 현실불만에서 오는 체제변혁 열망을 담은 참언적 성격이 그 바탕이다”면서 “그 이전(1989년 현지조사)의 어떠한 문헌자료에서도 그 근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힌다.

◇선사(先史)시대로의 시간여행, 화순 고인돌 유적=청동기시대 사람들은 왜 수십~수백t의 바위를 쪼개 고인돌을 만들었을까? 화순군 춘양면 대신리와 도곡면 효산리를 잇는 4㎞ 길이의 보 검재 산길을 지나다보면 떠오르는 의문이다. 좁은 지역 내에 6개 그룹으로 무리지어 총 596기의 고인돌이 밀집 분포하고 있다. 지난 2000년 고창, 강화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효산리에는 지난해 4월에 문을 연 ‘유네스코 세계유산 화순 고인돌 유적-고인돌 선사체험장’이 자리하고 있다. 청동기 시대 여러 스타일의 움집과 고상(高床) 가옥, 망루, 목책 등을 실물크기로 재현해놓았다.

“여기가 청동기 전기(前期) 움집입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후기로 갈수록 집이 커져야 되는데 ‘왜 그러지?’ 생각할 수 있잖아요. 전기는 공동체 생활, 같이 사니까 집이 좀 커야죠. 그러다가 후기로 갈수록 가족단위로 생활을 하게 되면서 집도 크게 할 필요가 없죠.”

(재)고대문화재연구원 문형숙 강사가 입구에 만들어진 ‘세장방형(細長方形) 움집’에 대해 설명했다. 폭이 좁으면서 길이가 긴 움집으로, 충남 천안시 불당동 유적과 경기도 화성시 동학산 유적에서 발굴된 바 있다. 땅을 2m 가량 파 들어간 후 기둥을 세우고 맞배지붕을 얹었다. 분명 효산리나 대신리쪽에 화순 청동기인들이 살았던 마을이 있었을 텐데 아직까지 움집과 같은 주거지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한다. 고상가옥은 짐승이나 습기를 피하기 위해 높게 만들 어 곡식을 저장한다.

특히 (재)고대문화재연구원(www.godae.co.kr)은 매주 토요일마다 청동기시대의 문화와 함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노천에서 토기굽기와 작은 음악회, 동지죽 만들기, 알록달록 색동두부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노지에서 직접 불을 때서 손으로 빚은 민무늬 토기를 굽는 체험은 다른 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효산리 체험장이 아이를 위한 공간이라면 대신리 체험장은 어른을 위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어요. 대신리 유적지에서 갈돌과 갈판이 출토됐는데 2018년부터 대신리 체험장 쉼터에서 ‘맷돌 커피’(가격 1000원)를 하고 있습니다. 꼭 경험해 보시라고 권합니다.”

화순군은 도곡면 효산리 일원 1만6665㎡ 부지에 사업비 50억 원을 들여 오는 3월 완공 목표로 ‘세계 거석(巨石) 테마파크’를 조성하고 있다.

한편 화순적벽(전남도기념물 제60호) 비경을 만끽할 수 있는 새해 ‘셀렘화순 적벽투어’는 오는 3월 23일부터 시작된다. (문의 화순군청 관광진흥과)

/송기동 기자 song@kwangju.co.kr

/화순=조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