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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킹! 백민석 지음
2019년 12월 12일(목) 22:15
백민석은 새로운 문학 경향을 이끌어온 소설가로 기이한 상상력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열어왔다. 이번에 그가 펴낸 ‘버스킹!’은 짧은 소설과 음악 에세이를 결합한 이색적인 형식의 작품집이다.

작가가 이탈리아에서 봤던 버스킹 공연이 모티브가 됐던 터라 흥미로운 글이 다수 수록돼 있다. 책에는 이상기후로 종말을 앞둔 미래사회, 성소수자를 검거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군대, 귀가 어두운 노인들을 위해 음악을 연주하는 재즈 뮤지션 등 등장인물과 배경이 다양하다. 모두 16개의 이야기는 한마디로 소설과 음악, 재기발랄한 상상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오랜 공백 끝에 문단에 등장한 작가는 마치 그 공백을 창작의 에너지로 충전한 것처럼 다양한 작업을 풀어냈다. 그로테스크한 종말의 세계를 가감없이 펼쳐낸 작가는 이번 소설집에서도 그만의 독특한 상상력을 발휘한다.

어느 날 벌레로 변해버린 아내를 둔 미투사건의 가해자(‘물곰 가족’), 이상기후로 종말을 앞둔 세계(‘마지막 수업’), 디지털이 장악하여 지도도 양초도 라이터도 사라져버린 재난사회(‘도망쳐라, 사랑이 쫓아온다’) 등을 배경으로 디스토피아의 장면을 형상화한다.

작가가 현장에서 직접 찍은 버스커들의 컬러 사진, 작가가 사랑한 앨범에 대한 짧은 에세이가 어우러져 읽는 맛을 더해준다.

“훌륭한 작품을 남긴 예술가가 가난하게 살거나 불행하게 산 경우는 많다. 우리는 그런 예를 꽤 알고 있다. 예술은 꼭 부나 당대에서의 성공과 함께 가지 않는다. ‘버스킹!’은 바로 그런 예술가들에 대한 내 애정(과 ?품과 존경)을 담은 책이다.”

<창비·1만50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