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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아시아 민주화의 교과서’ 됐다
대만, 국가차원 5·18 행사…홍콩 시민단체 내년 기념식 참석
아시아 각국 민주화 운동의 롤모델로 … ‘5·18 세계화’ 성과
2019년 11월 20일(수) 04:50
내년 40주년을 앞둔 5·18민중항쟁이 아시아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대만이 국가 차원의 5·18 행사 개최를 공식 요청하고, 홍콩 민주화시위의 핵심단체가 5·18 기념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등 오월항쟁이 민주화를 갈망하는 아시아 국가들의 교과서 역할을 하고 있다. 5·18항쟁의 전개과정과 이후 민주화를 이룬 한국 현대사 등이 민주화 투쟁을 벌이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세력과 단체들에게 롤모델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19일 5·18기념재단과 5·18민주화운동기록관 등에 따르면 다음달 8일~22일까지 대만 국회 입법원에서 ‘전국의 5·18들’ 대만특별전시회가 열린다.

5·18 행사가 국가 수준의 기관에서 공식적으로 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5·18전시회는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가의 시민단체들과 연대해 진행되거나 5·18 재단과 단체들이 해외에서 단독으로 진행한 것이 전부다.

대만 국회 측이 5·18전시회를 초청한 이유는 대만 정부와 국회가 ‘메이리다오 사건(美麗島事件)’ 40주년을 기념하고 과거사 정리 실태를 돌이켜 보는 과정에서, 5·18민주화 운동의 과거사 청산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메이리다오 사건’은 1979년 12월 10일 ‘국제 인권의 날’ 당일 ‘메이리다오’ 잡지사 직원들을 중심으로 한 민주화 운동 인사들이 가오슝(高雄)시에서 계엄령과 타 정당 활동 금지에 반대하며 민주와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 중 경찰과 시민이 충돌한 사건이다. 이 과정에서 주요 민주 인사 대부분이 사법처리됐다.

대만 정부위원회인 ‘전환기 정의촉진위원회’소속 장관·국회의원·위원 9명이 지난 6월 대한민국 국회에서 열린 ‘전국의 5·18들’ 특별전을 관람 후, 대만 전시의 필요성을 인식해 초청 전시를 추진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만 국회 관계자들은 “5·18민주화운동이 단순한 항쟁으로 끝난 것이 아니라 과거사 진상조사가 전면적으로 진행된데다 관련 유적이 보존되고 있으며, 기념행사가 매년 개최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을 받아 행사를 추진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동안 ‘메이리다오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와 군사 재판에 대한 체계적·전면적인 진상 규명 등이 없었던 점 등을 되새기는 한편 과거사 정리의 필요성과 진상 규명의 목소리를 높이기 위한 계기로 삼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만 국회에서 열릴 ‘전국의 5·18들’ 전시회에서는 ▲1980년 5·18 10일간의 전개과정 ▲5·18 진상규명과 민주화를 요구하며 목숨을 던진 1980년대 열사 130명을 소개하는 사진과 영상 ▲현재까지 진행된 명예 회복과 진상 규명 등의 과정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홍콩 민주화 시위의 핵심 단체인 홍콩 민간인권전선은 내년 광주에서 열리는 5·18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식에 대표단 방문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5·18기념재단 측과 5월 단체들은 홍콩 민주화운동 관계자들의 광주 방문 제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그동안 5·18기념재단과 단체들이 세계화를 이야기해왔고 지속적으로 노력해 왔다. 끊임없이 아시아의 인권활동가들을 초청하고 광주인권상을 수여하는 등 손길을 보내왔던 그 응답이 온 것 같다”면서 “5·18의 정신이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국가들과 민주주의의 이행기에 있어 과거청산을 하고 있는 나라들에게 초석이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정병호 기자 jusb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