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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만 농민 대표하는 호남 출신 첫 농협수장 김병원 회장 인터뷰
“AI 접목한 스마트팜 도입, 청년 돌아오는 농촌 만들 것”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대책 건의문’ 정부·국회에 전달
도·농간 격차 줄이기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주력
불안정한 농산물 가격 시장격리·계약재배 통해 안정 시킬 것
아프리카 돼지열병 전국 확산 방지 24시간 방역체계 가동
20년전 수준 하락한 쌀값, 출하물량 전량 매입으로 회복
2019년 11월 15일(금) 04:50
호남 출신 첫 농협 수장이 된 김병원 회장은 14일 광주일보와 인터뷰에서 ‘농가소득 5000만원’과 ‘농산물 제값 받기’를 목표로 300만 농민의 대변인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농협중앙회 제공>
지난 8월 채소 수급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배추 농장을 찾은 김 회장.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농업분야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에 대응해 농업인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것이며 꾸준히 정부와 국회를 설득해 300만 농업인 대변인 역할을 하겠습니다.”

김병원(66) 농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은 14일 광주일보와 인터뷰에서 최근 세계무역기구(WTO) 농업분야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호남출신으로는 처음으로 300만 농민을 대표하는 농협중앙회장에 선출된 김 회장은 특히 “농업은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으로, 농업의 뒷받침 없이는 어떤 산업도 발전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대표 농도(農道) 광주·전남 시도민의 노력에 감사와 격려를 보낸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회장과 일문일답.



-전남을 비롯한 한국 농업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정부 WTO 농업부문 개도국 지위 포기에 대한 향후 대책은?

▲농업인에게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었다. WTO 차기협상 타결시 관세와 보조금 감축으로 농업인의 큰 피해가 예상된다. 농협은 농업생산자 단체로서 어려움에 처한 농업인들의 목소리를 오롯이 전달할 계획이다. 그 노력의 하나로 지난 달에는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대책 촉구’ 대정부·국회 건의문을 정부와 국회에 전달했다. 앞으로 ▲국가예산 대비 농업예산 4% 이상 대폭 확충 ▲공익형직불제 예산 3조원 이상 확보 ▲2018년산 쌀부터 적용될 목표가격 조속 결정 등을 전국의 조합장 40명으로 구성된 농정통상위원회를 중심으로 정부와 국회를 상대로 적극 설득해 나갈 계획이다.

-매년 농산물 가격 불안정이 되풀이되고 있다.

▲과감한 시장격리와 계약재배를 통한 가격안정제가 대책이 될 수 있다. 올해 생산 농산물 가운데 양파·마늘 품목은 과감한 시장격리의 필요성을 보여줬다. 정부와 농협은 양파와 마늘의 과잉 생산에 대처하기 위해 수차례에 걸쳐 양파 14만4000t, 마늘 3만5000t을 시장격리했다. 파종단계부터 생육·수확까지 모든 과정에 결쳐 계획적인 수급 조절을 강화할 계획이다. 농협은 정확히 생산량을 관측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원예관측 정보팀’을 신설·운영하고 있고 농촌경제연구원과 공동으로 산지모니터 요원 수를 지난해보다 76명 많은 300명까지 끌어올렸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전국이 비상이다. 방역상황과 축산농가 지원대책은?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한 24시간 방역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돼지열병 방역을 위한 무이자자금 1000억원과 예산 40억원을 긴급 편성했다. 중점관리지역은 농가당 1일 2회 소독하는 등 소독 횟수가 지금까지 22만회를 넘는다. 돼지열병이 종식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차단방역에 혼신을 다하겠다.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 방역을 위해서도 지난 2017년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공동방제단 540개 반을 운영하고 있다.

-요즘 청년들이 농촌을 떠나고 있다. ‘청년이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고민이 필요해보인다.

▲청년농 육성은 농업·농촌 및 농협의 생존과 직결됐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농가 고령화율은 44.7%에 치달았다. 감소 추세인 청년 농업인 유입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만들어 낸 것이 ‘청년농부사관학교’이다. 오는 2021년 하반기까지 580억원을 투자해 연간 500명 까지 교육할 수 있는 교육관을 경기도 안성시에 건립할 예정이다. ‘농협미래농업지원센터’는 1300명에 달하는 청년 후계농·창업농에게 자금지원·판로확보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했다. 이들 청년농은 센터가 제공한 안정된 판로를 활용해 291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는 660㎡(200평)규모의 온실을 130명의 청년농에 제공하는 ‘1로컬푸드직매장-1청년농’도 시행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발맞춰 인공지능(AI)를 접목한 ‘스마트팜’ 시스템을 도입해 청년이 다시 농촌을 찾도록 하겠다.

-농협 회장에 취임한 지 3년 8개월이 됐다. 그동안의 성과를 꼽자면?

▲지금까지 전국의 논두렁·밭두렁 34.8만㎞를 돌며 현장경영에 힘썼다. 지구를 8.7바퀴 돈 거리라고 한다. 이 모든 노력은 도농간 소득 격차를 줄이고 ‘농가소득 5000만원’을 이루기 위한 것이었다. 지난해 농가소득은 4207만원으로, 지난 2005년 3000만원을 달성한 뒤 13년 만에 4000만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 3년간 쌀값을 회복시키기 위해 농가 출하희망물량 전량을 매입하는 배수진을 쳤다. 다행히 20년 전 수준으로 하락한 쌀값이 19만원대까지 회복했다.

지난해 전국의 200개 농협 로컬푸드 직매장은 3082억원의 매출을 올려 출하 농업인 1명이 한 해 830만원을 가져가게 됐다. 올해는 120개 로컬푸드 직매장이 신설되면서 11월 현재 총 직매장은 320개로 확대됐다. 농협은 2022년까지 직매장을 1100개로 늘려 1조원 매출과 일자리 창출에 힘쓸 계획이다. 과도한 의전을 폐지하고 부서간 통폐합을 단행해 권위주의 문화를 일소한 점도 내부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으로서 그동안 활동 성과와 향후 계획은?

▲지난 4월 출범한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에서 농업계 민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위원회에서 농업직불제 개편, 지역 푸드플랜 수립, 일자리 창출, 청년농 육성 등 농업·농촌 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형식적인 회의가 아닌 농업·농촌 발전과 농가 소득증대를 위한 실질적인 협의체로 농업인들이 인정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기를 기대한다. 농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300만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과 복지증진,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을 위해 위원회 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다. 농협과 10만 임직원은 농업인이 행복하게 농사짓는 여건을 만들고, 국민들께 안전한 먹거리와 아름다운 농촌을 가꾸는 데 노력하겠다.

-광주·전남 시도민에게 남길 말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미국 쿠즈네츠는 “농업 발전 없이는 선진국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위기라고는 하지만 사라질 수 없는 산업이 농업이다. 대한민국이 현재의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여는 데 농도(農道) 광주·전남 시도민을 포함한 우리 농업인들의 역할이 컸다. 농업·농촌의 가치를 잊지 않고 농업인들이 힘을 얻을 수 있도록 격려와 성원을 부탁드린다. 도시민들은 우리 농산물을 많이 사랑해 주고, 아름다운 농업·농촌을 자주 방문해 주시길 바란다.

김병원 회장은 지난 2016년 3월, 제23대 농협 회장으로 선출됐다. 전남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수료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농업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78년 농협에 입사한 뒤 21년간 근무했다. 13~15대 남평농협 조합장과 NH무역 대표이사, 농협양곡 대표이사 등을 역임하고, 국제협동조합농업기구(ICAO) 회장, 국제협동조합연맹(ICA)글로벌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백희준 기자 bhj@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