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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이반·검찰수사 압박에 ‘더 버티기 어렵다’ 판단
■조국 장관 사퇴 배경과 전망
여권, 지지율 추락 ‘심리적 충격’ 작용
부담 털어낸 당정청 개혁작업 드라이브
2019년 10월 15일(화) 04:50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끝내 자리에서 물러난 배경은 자신을 둘러싼 의혹이 문재인 정부를 비롯한 여권 전체에 대한 급격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지고 점차 국정운영의 부담을 가중하면서, 이제는 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 전격 사퇴의 주된 배경으로 보인다.

아울러 조 장관이 이날 특수부 축소를 뼈대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하면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개혁을 1차로 매듭짓는 등 나름의 ‘소명’을 일단 완수했다는 판단 역시 사퇴 결심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조 장관과 가족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상황이 전격 사퇴 발걸음을 앞당긴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현직 장관으로서 소환되거나 수사를 받는 상황을 피한 채 ‘명예퇴진’을 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판단도 작용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여권에서는 조 장관이 국회에서 사법개혁 법안이 처리되는 10월∼11월을 전후해서 거취를 정리할 수 있으리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이날 조 장관의 사퇴 발표는 이런 정치권의 예상보다 훨씬 빠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는 조 장관 논란이 불거진 후 계속돼 온 여론 악화가 좀처럼 반전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국정운영에 가해지는 부담이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격차가 빠르게 좁혀진 것은 물론, 곧 역전될 흐름까지 보여 청와대와 여권에서 받은 ‘심리적 충격’이 적지 않았으며, 조 장관 역시 강한 압박을 느낄 수밖에 없었으리라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로 총선을 눈앞에 둔 수도권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조 장관 사퇴를 통한 ‘출구전략’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공공연하게 나왔다. 문 대통령은 “국론분열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정치권에서는 조 장관 사태로 진영 간 대결이 격해지며 사회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결국 문재인 정부의 이런 난맥상을 돌파하고 국면을 새롭게 전환해 검찰개혁 및 국정과제 수행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 장관의 사퇴 결단이 불가피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이날 특수부 축소를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안을 발표도 조 장관의 사퇴 타이밍에 영향을 줬으리라는 분석도 있다. 이날 발표한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안은 15일 국무회의에 상정돼 의결을 거칠 예정이다. 결국 장관으로서 시행령 등을 개정해 할 수 있는 개혁안은 우선 매듭을 지은 셈이다.

이런 가운데 모든 이슈의 ‘블랙홀’이었던 조 장관이 일단 사퇴함에 따라 문 대통령 입장에서는 일단 큰 짐을 내려놓은 모양새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악재’(惡材)를 털어버리면서 반등을 꾀할 상황이 조성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조국 정국하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최저치를 오가면서 국정 동력이 크게 저하된 것도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만시지탄의 목소리도 적지 않지만 ‘조국 리스크’를 털어버린 점은 일정 부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관측된다.

조 장관이 남긴 ‘검찰 개혁안’을 당·정·청이 거세게 밀어붙이면서 개혁 이미지를 강화해 그간의 실점을 만회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여권 안팎에서 나온다. 문 대통령도 조국 장관의 사퇴를 검찰개혁을 위한 동력, 나아가 국정운영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의지를 명확하게 드러냈다.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조 장관의 사퇴를 받아들인 만큼 집권 반환점을 앞둔 현시점에서 개혁에 한층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 대통령으로서는 조 장관의 사퇴에도 국론 분열에 대한 ‘책임론’에 휩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서초동과 광화문으로 상징됐던 ‘검찰개혁’과 ‘조국사퇴’의 두 목소리가 정치권을 넘어서 국민 사이를 갈라놓았다는 책임에서 청와대·여당이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조 장관 사퇴 공세를 펴왔던 보수 야당들도 공세를 늦추지는 않을 전망이다.

특히, 검찰 수사는 여전한 부담으로 남는다. 검찰 수사 결과나 재판 과정에서 조 전 장관 일가의 범법 사실이 최종 확인될 경우 역풍이 상당할 전망이다.

/임동욱 기자 tu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