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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9회 … 5강 ‘물거품’
KIA, 9회만 되면 실투·실책에 승리 기회 번번이 놓쳐
양현종 2게임 연속 무실점 호투에도 불펜난조에 무승
외국인 투수 부진·벤치 전략 부재…멀어진 가을야구
2019년 08월 26일(월) 04:50
KIA타이거즈의 5강이 ‘통곡의 9회’에 막혔다.

KIA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원정 6연전길에 올랐다. 5위 NC와 7경기 차였지만 에이스 양현종의 기세가 등등하고, 터너도 앞선 두산전 등판을 통해 반전을 이룬 것 같았다.

하지만 다시 한번 터너에게 발등이 찍히면서 시작부터 꼬였다. 터너가 LG·잠실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20일 2.1이닝 8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어 ‘9회’가 KIA를 울렸다. 유독 KIA의 마지막 이닝에 관심이 쏠린 8월 중순이었다.

KIA는 지난 15일 SK와의 홈경기에서 4-7로 뒤진 9회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2사에서 나온 3연속 안타로 6-7까지 추격을 했다. 하지만 승리 대신 잔루 3개만 남았다.

16일 1-0 승리에는 상대의 끝내기 실책이 있었다. 이 경기의 선발 양현종은 7이닝 무실점 호투에도 1점도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는 챙기지 못했다.

17일 KT전에서는 9회 무사 1루 기회를 날리며 10회 연장승부 끝에 3-4로 졌고, 18일에도 9회 입맛만 다셨다.

1-2로 뒤진 9회말, 안치홍의 선두타자 안타가 나왔지만 이창진의 삼진 이후 대주자 오정환의 도루 실패로 분위기가 차갑게 식었다. 경기는 1-2패였다.

악몽의 9회는 원정길에서도 반복됐다. 이번에도 양현종과 오정환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2일 키움전에서 양현종이 8회를 89구 무실점으로 끊으면서 주목을 받았다. 무사사구 완봉승까지 노려볼 수 있었지만 양현종은 5-0의 넉넉한 상황에서 등판을 끝냈다.

하지만 양현종에 이어 등판한 좌완 하준영을 시작으로 KIA의 스텝이 꼬였다. 하준영이 안타와 볼넷으로 흔들렸고 1사 1·2루에서 박준표가 투입됐다. 박병호를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면서 큰 고비를 넘는 것 같았지만 샌즈와 박동원의 연속 안타가 나왔다.

5-2로 좁혀진 2사 1·2루에서 마무리 문경찬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대타 송성문의 동점 스리런으로 양현종의 승리가 날아갔다. 경기는 연장 12회 승부 끝 5-5 무승부.

충격의 패배 이후 24일 SK전에서는 윌랜드가 6이닝 4실점으로 0-6, 영봉패 경기의 패전 투수가 됐다.

25일에도 KIA는 9회 약팀의 모습을 보이며 고개를 숙였다.

1-4로 뒤진 9회말 KIA가 3연속 안타로 1점을 만들며 SK를 압박했다. 유민상이 1사 1·3루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마운드에서 보기 드문 장면이 나왔다. SK 마무리 하재훈이 투구 도중 공을 손에 쥔 채로 미끄러졌고, 보크가 선언됐다.

상대의 실수로 3-4까지 추격을 했고, 안치홍의 타구가 유격수 글러브를 맞고 좌전 안타가 되면서 행운의 여신은 KIA 편인 것 같았다.

하지만 안치홍의 안타 때 2루에 있던 오정환이 홈에 들어오다가 아웃이 됐다. 타구 판단을 하느라 스타트가 늦었고, 3루를 돌면서 미끄러지기도 하는 등 경험 부족의 대주자와 의욕 넘친 주루코치의 판단 미스가 겹치면서 연출된 아쉬운 장면이었다. 경기는 1점 차 KIA의 패배로 끝났다.

구단은 두 외국인 투수의 부진을 방치하면서 기싸움에 시동을 걸어주지 못했고, 벤치는 구슬을 제대로 꿰지 못하면서 뒷심 싸움에서 밀렸다. ‘악몽의 9회’와 함께 KIA의 5강 꿈은 물거품이 됐다.

/김여울 기자 wool@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