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100m 완주 93세 최고령 할머니에 쏟아진 박수갈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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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형 100m 완주 93세 최고령 할머니에 쏟아진 박수갈채
장애인 이동현씨 인간 승리 감동
2019년 08월 14일(수) 04:50
‘2019 광주세계마스터즈 수영선수권대회’에서 나이와 장애를 이겨내고 힘차게 물살을 가르는 선수들이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응원의 박수를 받고 있다.

13일 오후 광주세계마스터즈 수영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는 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 주 경기장에 일순간 함성과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번 대회 최고령자인 93세 할머니의 역영을 응원하는 관중들의 함성이었다. 여자 자유형 100m(85∼90세급)에 참가한 아마노 토시코(93·일본) 씨는 비록 빠르지는 않았지만 힘차게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쳤다. 하지만 다른 두 선수가 이미 결승선을 터치했을 때도 아마노 선수는 겨우 반환점에 다다랐다. 지켜보던 각국 선수단과 응원단은 행여 지치지나 않을까, 중간에 포기하지나 않을까 가슴을 졸이며 지켜봤다.

결승선에 가까워질 즈음 관중석에서 하나둘 박수가 시작되더니 이내 전 경기장을 가득 채웠다.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아마노 선수는 결승 패드를 터치했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나 한마음으로 그녀를 응원하고 축하했다. 그의 기록은 4분 28초 06. 기준기록인 3분 55초를 넘지 못해 메달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나이를 잊은 그녀의 도전은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울림을 주기에 충분했다.

경기 후 아마노씨는 “이 아름다운 경기장에서 수영을 할 수 있어 너무나도 행복했다”면서 “땅에서는 무리가 있지만, 물속에서는 움직이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며 웃었다.

사실 아마노씨는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로 이동했으며, 이날 경기에서도 출발대에 오르지 못하고 다른 선수와는 달리 바닥에서 출발했다.

아마노씨는 “30여년 전부터 숱한 대회에 출전해왔다”며 “다음 대회에도 계속 나갈 것이며 100살까지는 대회에 출전하고 싶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이번 대회 경영 경기에 출전한 자폐 장애 1급인 이동현(29)씨도 비 장애인들과의 경쟁에서 소중한 기록을 얻어냈다. 이씨는 이날 오후 남부대 주 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00m에 참가했다. 같은 조 6명의 선수와 경기를 펼친 그는 역주 끝에 1분 4초 50의 기록으로 조에서 3위로 결승 패드를 찍었다. 관중석에서는 이씨의 아름다운 도전에 환호와 박수가 나왔다.

어머니 정순희(58)씨는 “비장애인과 당당히 겨뤄 최선을 다했기에 오늘 경기에 만족한다”며 “오늘 경기를 통해 사람들과 부대끼며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조금이나마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경영 25∼29세 그룹 자유형 100m를 비롯해 접영 50m(14일), 접영 100m(15일) 등 3개 종목에 출전한다. /김한영 기자 young@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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