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지금 거대한 아파트 공사판
<1> 아파트만 짓는 광주
재개발·재건축에 민간공원 개발까지 천편일률 아파트 지어
3년 내 4만여 가구 쏟아져 … 2006년 미분양 사태 재현 우려
재개발·재건축에 민간공원 개발까지 천편일률 아파트 지어
3년 내 4만여 가구 쏟아져 … 2006년 미분양 사태 재현 우려
![]() 광주 곳곳에 아파트 재개발 공사가 한창이다. 2021~2022년이면 정비구역 사업 19곳이 완료돼 3만2000여 가구가 새로 입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신규 물량이 쏟아지다보니 미입주·미분양 사태가 우려된다. 아파트로 둘러싸인 광주 도심. /최현배 기자 choi@kwangju.co.kr |
광주 곳곳이 아파트 건설 공사판이다. 대부분 재개발·재건축 현장이다. 노후주택을 정비해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는 좋지만 천편일률로 아파트만 지으니 답답하다. “이렇게 마구 지어놓아도 살 사람이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선다. 인구도, 거래도 급격하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아파트는 ‘프리미엄 아파트’라는 명목으로 분양가를 터무니없이 높여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급기야 ‘광주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해달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등장했다. 광주지역 재개발·재건축 아파트 이대로 괜찮은 지 실태와 대책을 모색한다.
광주시 남구 월산동 돌고개에는 아파트 재개발이 한창이다. 오는 2021년 9월이면 889가구가 입주한다. 그 곳에서 광주천을 지나면 임동2구역 재개발 현장이다. 2021년 6월 입주를 목표로 654가구가 지어지고 있다. 광주은행 본점 건너편 계림8구역에는 4057가구 규모의 아파트 뼈대가 거의 완성됐다. 그 곳에서 5분 가량 걸으면 계림7구역에서 562가구 규모의 재개발이 진행중이다. 광주교대 방향으로 조금 이동하면 철거작업이 한창인 현장이 나온다. 계림3구역으로, 930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지어진다. 건너편 북구에는 동신고 앞에 2564가구가 지어지고, 바로 앞 중흥3구역에는 1556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선다.
이 모든 재개발 지역이 도심 4㎞ 내에 있다. 동구·서구·광산구 등을 합하면 2021~2022년 광주지역에 19곳 3만2582가구가 집들이를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건설하는 아파트 규모만 1만 가구에 달해 4만 가구를 훌쩍 넘어선다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지역 정비사업은 민간주도 주택재개발 34곳, 주택재건축 16곳 등 총 50곳에서 진행 중이다. 이 중 9곳은 이미 준공을 마쳤고, 5곳은 착공에 들어가 공사가 한창이다. 7곳은 관리처분인가를 마쳐 조만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6곳은 사업시행인가를, 4곳은 조합설립인가를 획득했다. 8곳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06년 광산구 수완지구 미분양사태 후폭풍으로 분석된다. 수완지구 미분양이 폭증하면서 집값이 곤두박질하자 건설사들이 아파트 건설을 기피했고, 이후 6~7년간 신규 분양이 끊기다시피했다. 이는 기존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불렀고, 새로 공급하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아파트 가격은 투기 대상이 됐고, 가격이 살아나자 건설사들은 신규 공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광주 자치구들도 노후주택 문제 해결과 인구 유입 효과 등을 내세워 주택 재개발·재건축을 무분별하게 인가했다.
곳곳에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를 짓자 2006년 수완지구 미분양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파트 거래를 업무로 하는 공인중개사들마저 “이대로 괜찮겠느냐”라며 걱정하는 소리가 나온다.
실제 광주지역 주택매매는 거래 절벽에 가깝다. 지난 5월 광주 주택매매 거래 건수는 1939건으로 전달보다 96건 줄어 2000건 이하로 떨어졌다. 전년동월(2887건)대비 32.8% 줄었다.지난달 입주 기간이 만료된 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30%가량 입주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1~2년새 광주에 아파트 신규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10여년 전 수완지구 미분양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입주 문제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만, 건설사들은 분양이 중요하기 때문에 서둘러 물량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
여기에 민간공원 특례사업으로 건설하는 아파트 규모만 1만 가구에 달해 4만 가구를 훌쩍 넘어선다
광주시에 따르면 광주지역 정비사업은 민간주도 주택재개발 34곳, 주택재건축 16곳 등 총 50곳에서 진행 중이다. 이 중 9곳은 이미 준공을 마쳤고, 5곳은 착공에 들어가 공사가 한창이다. 7곳은 관리처분인가를 마쳐 조만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6곳은 사업시행인가를, 4곳은 조합설립인가를 획득했다. 8곳은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2006년 광산구 수완지구 미분양사태 후폭풍으로 분석된다. 수완지구 미분양이 폭증하면서 집값이 곤두박질하자 건설사들이 아파트 건설을 기피했고, 이후 6~7년간 신규 분양이 끊기다시피했다. 이는 기존 아파트의 가격 상승을 불렀고, 새로 공급하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급격하게 끌어올렸다.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아파트 가격은 투기 대상이 됐고, 가격이 살아나자 건설사들은 신규 공급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광주 자치구들도 노후주택 문제 해결과 인구 유입 효과 등을 내세워 주택 재개발·재건축을 무분별하게 인가했다.
곳곳에 재개발·재건축 아파트를 짓자 2006년 수완지구 미분양 사태가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아파트 거래를 업무로 하는 공인중개사들마저 “이대로 괜찮겠느냐”라며 걱정하는 소리가 나온다.
실제 광주지역 주택매매는 거래 절벽에 가깝다. 지난 5월 광주 주택매매 거래 건수는 1939건으로 전달보다 96건 줄어 2000건 이하로 떨어졌다. 전년동월(2887건)대비 32.8% 줄었다.지난달 입주 기간이 만료된 한 아파트 단지의 경우 30%가량 입주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1~2년새 광주에 아파트 신규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10여년 전 수완지구 미분양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미입주 문제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다만, 건설사들은 분양이 중요하기 때문에 서둘러 물량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박정욱 기자 jw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