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공기 파는 사회에 반대한다 장재연 지음
2019년 05월 24일(금) 00:00
유명한 설화인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을 팔아다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는 ‘공공재나 다름없는 물을 팔아먹는다’며 김선달을 사기꾼의 대명사로 만들었다. 이를 비웃는 것도 잠시, 어느새 ‘알프스에서 길어 온 물’에 기꺼이 지갑을 여는 시대가 됐다.

최근 세계 곳곳이 미세먼지로 공기질이 나빠지면서 비로소 물을 넘어 ‘공기’를 파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최신 맥주 브랜드인 T 제품은 공기 좋은 호주에서 원료를 공수한다며 ‘청정 라거’를 위시했고, 공기청정기는 전에 없이 매출이 크게 뛰었다. 30년 넘게 대기오염 문제를 연구하고 환경운동을 펼쳐 온 아주대학교 의대 장재연 교수가 이 현상을 분석한 책 ‘공기 파는 사회에 반대한다’를 펴냈다. 저자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미세먼지 고농도 오염 발생 빈도는 오히려 줄어들었고, 우리나라의 대기질은 전 세계 최상위에 속하며, 환경부에서 제시한 80%에 달하는 중국발 미세먼지 기여율은 근거 없는 추정치에 불과하다.

저자는 공기에 대한 공포가 만연한 우리나라의 상황을 ‘천동설’에 비유하고 이에 대한 대응에서 한국 사회의 맨얼굴을 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잘못 알려진 정보를 자료를 바탕으로 검증하고, 기업의 ‘공포 마케팅’, 학계의 잘못된 연구 방향, 관련된 가짜 뉴스의 생산원과 확산 방식을 짚어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

1부에서 ‘사상 최악의 공기질’로 일컬어지는 미세먼지의 실체를 세계보건기구 등의 통계자료를 활용해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2부에서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력을 파헤친다. 이어 3부에서 언론이 잘못된 정보를 만들어 공포를 조장한 사례와 그 정보가 확산되는 과정을 짚어보고, 4부에서 마스크, 차량2부제 등으로 ‘개인이 공기를 직접 책임져야’하는 사회의 이면을 살펴본다. <동아시아·1만6000원>

/유연재 기자 yjyou@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