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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을 생각한다 한승헌 지음
2019년 05월 24일(금) 00:00
‘1세대 인권 변호사’는 한승헌 변호사를 지칭하는 대표적인 말이다. 한 변호사는 독재정권 아래서 탄압받는 양심수와 시국사범을 변호하고 민중화, 인권운동에 매진했다. 남정현의 ‘분지’ 사건을 비롯해 동백림 간첩단 사건, 월간 ‘다리’ 사건 등 한국현대사 속 굵직한 사건들의 변론을 도맡았던 그가 27명의 ‘잊을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다.

한승헌 변호사가 펴낸 ‘그분을 생각한다’는 세상을 바로잡겠다며 헌신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바른길을 지키며 살아간 ‘그분’과의 추억을 진솔하게 술회한다. 책에는 겨레의 스승 함석헌 선생을 비롯해 한국 앰네스티 초대 이사장 김재준 목사,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이응노 화백, ‘광주의 어머니’ 조아라 선생, 북한에서 만난 고교 선배 인민예술가 정창모 화백과의 교유가 담겨 있다. 그뿐만 아니라 김대중, 문재인 전혁진 대통령 등 국경과 지위 고하, 남녀를 막론하고 한국현대사의 획을 그른 거목들과의 이야기도 수록돼 있다. “참으로 감사하게도, 내가 접한 인물 중에는 메마르고 야속한 이 세상과 이웃을 위해서 ‘사서 고생 하는’ 분들이 많았기에, 그들의 삶을 널리 알려서 독자 여러분의 인생역정에 아름다운 도반(道伴)으로 삼도록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들었다.”

그렇다고 이 책이 평전이나 일대와는 거리가 멀다. 저자는 직간접적으로 교감한 인물과의 접점과 경험을 사실대로 전할 뿐이다. 윤색과 미화가 없이 삶의 그대로의 모습을 전달하는데 초점을 뒀다. 저자는 “세상을 바로잡겠다며 헌신한 인물들, 어려운 삶 속에서도 바른길을 지키며 살아간 분들, 그들이 보여준 삶의 실체와 교훈을 널리 알리는 데 이 책이 기억과 깨달음의 각성제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문학동네·1만5500원>

/박성천 기자 skypark@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