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광주, 미디어아트 도시를 꿈꾸다] <5> 경기도 용인 백남준아트센터
‘백’ <백남준> To the future…시대 앞선 예술 만난다
2018년 10월 11일(목) 00:00
백남준아트센터 2층 2전시실은 백남준의 예술관을 미래로 확장하기 위한 다양한 기획전이 열리는 공간이다. 백남준의 ‘비디오 샹들리에 No.1’ 등이 전시된 기획전 ‘다툼소리아’ 모습.
지난달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에 다녀왔다. 지난 2008년 경기도 용인에 문을 연 백남준아트센터(관장 서진석)다. 지난 2001년부터 경기도와 아트센터 건립을 논의했던 백남준은 생전에 이 곳을 ‘백남준이 오래 사는 집’이라 명명했다.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1932~2006)의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백남준 아트센터는 경기도박물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등과 인접해 있다. 수많은 유리로 둘러싸인 백남준아트센터 건물은 멀리서 봐도 눈에 띈다. 지난 2003년 430명이 참여한 국제공모전 대상 수상자 독일 건축가 크리스텐 쉐멜과 마리나 스탄코빅의 공동 작품이다.

지상 3층과 지하 2층으로 이뤄진 아트센터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백남준의 대표작 ‘TV 정원’이다. 로비에 인공적으로 조성된 정원의 나무들 사이로 보이는 수십개의 TV 모니터에서 쉴 새없이 영상이 흘러나온다. 1.5층에서 내려다보면 작품을 한눈에 살필 수 있고 정원 주위를 한바퀴 돌아보며 느긋하게 걸어봐도 좋다.

전시실은 1층과 2층에 조성돼 있다. 1층 제1전시실은 백남준의 작품을 상시 전시하는 ‘백남준전’이 열리는 공간으로 다양한 주제 아래 연 1~2회 진행하고 있다. 2층 2전시실은 백남준의 예술관을 미래로 확장하기 위한 기획전이 열리는 곳으로 지금까지 ‘우리의 밝은 미래-사이버네틱 환상’. ‘상상적 아시아’ 등 다양한 전시회가 관람객을 만났다.

도슨트와 함께 전시를 둘러봤다. ‘30분 이상’을 주제로 열린 ‘백남준’전은 백남준의 비디오 예술을 동시대 미국과 유럽을 뒤흔들었던 반문화의 흐름 속에서 재조명한 기획으로 ‘닉슨 TV’, ‘존 케이지에게 바침’ 등그의 대표작과 함께 1999년 한국의 새천년위원회가 의뢰해 제작한 ‘호랑이는 살아있다’ 등을 만날 수 있었다.

2전시실은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푸른 신록과 어우러져 인상적이다. ‘다툼소리아전’에서는 백남준의 ‘징기스



백남준 아트센터 10주년 개관 기념전에 선보이는 백남준 작 ‘코끼리 마차’.






다양한 자료를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백남준 라이브러리.








칸의 복권’, ‘비디오 샹들리에’를 비롯해 광주비엔날레에도 참여했던 류 샤오동의 작품으로 광주 5·18광장 등을 로봇이 쉬지 않고 그려내는 ‘불면증의 무게’, 카스텐 니콜라이의 작품 등이 전시됐다.

경기도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백남준아트센터는 충실한 소장품이 장점이다. 그의 예술적 궤적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비디오 설치와 드로잉을 비롯해 관련 작가들의 작품 248점, 비디오 아카이브 2285점 등 백남준의 자료들이 갖춰져 있다. 폐쇄회로를 통해 부처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녹화해 텔레비전으로 보내고 그 부처는 자신의 모습이 텔레비전에 비춰지는 영상을 바라보는 ‘TV 부처’, 일렬로 늘어선 24개의 컬러 모니터 앞에 24개의 어항을 설치한 ‘TV 물고기’, 코끼리를 탄 부처가 이끄는 커다란 마차에 텔레비전, 라디오, 전화기 등 온갖 통신기기를 올려놓은 ‘코끼리 마차’ 등이 대표작이다.

백남준과 관련한 편지, 사진 등 1차 자료로 구성된 아카이브 컬렉션들과 2285점의 아날로그 비디오 테이프로 구성된 비디오 아카이브 컬렉션 등도 눈길을 끈다. 특히 2층 전시실 한켠에 재현된 백남준의 미국 스튜디오 모습은 인상적이다. 낡은 TV 모니터와 각종 기계 부품들, 벽에 걸린 사진과 그림 등이 어지럽게 놓인 작업실은 늘 시대를 앞서갔던 백남준의 작품이 탄생된 공간이다.

1층에 자리한 백남준 라이브러리는 백남준, 미디어 아트, 플럭서스를 비롯해 예술, 철학, 미학, 사회학 등 다양한 분야5000여권의 국내외 단행본과 전시 도록, 1000여권의 정기간행물, 850여건의 오디오·비주얼 자료, 아티스트 파일로 구성돼 있으며 예약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지난 10년간 백남준 아트센터를 다녀간 관람객은 180여만명에 달한다. 개관 이듬해인 2009년 11만 7000명이 다녀갔고 지난해에는 20만 2000여명이 미술관을 찾았다. 지난해 7월부터는 경기도의 방침에 따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아트센터는 다양한 연령·계층별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종이가 없어질 새로운 미디어 세상에서 교육의 방식도 변모해야 함을 역설한 백남준의 글 ‘종이 없는 사회를 위한 확장된 교육’에 방점을 둔 아트센터는 특히 지난해 교육의 중심 키워드를 ‘공공’, ‘상호작용’으로 정하고 ‘모두를 위한 배움터’라는 모토 아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학생·단체를 위해서는 ‘찾아가는 미술관-백남준의 편지’, 전시집중 감상프로그램 ‘피드백’, 장애인 대상 감각 집중 프로그램 ‘옹기종기 모아보면’, 진로탐색 프로그램 ‘미술관 탐구생활’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어린이와 가족대상 프로그램으로는 ‘TV 실험실’, ‘책을 담은 그림’ 등을 열고 있다. 문화예술에 관심있는 일반인과 예술분야 전공자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문화예술강좌-NJP살롱’, 전시연계토크, 교사초청워크숍 등을 열고 있으며 도슨트 자원봉사자 교육도 진행중이다.

미술관은 영 아티스트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이곳이 젊은 작가들을 위한 공간이 되기를 원했던 백남준의 바람을 구현하기 위해 백남준의 실험적인 예술정신을 공유하고 동시대 미디어 아트의 동향을 살피는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또 건물 밖 카페테리아와 연결된 공간에 붉은색 창고형 전시실을 마련, 젊은 작가 전시회를 열고 있으며 독일 ZKM 등 해외 유수 미디어 아트 기관과 활발한 교류도 펼치고 있다.

그밖에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백남준의 예술정신을 계승한 작가에게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도 수여한다. 역대 수상자는 안은미, 이승택, 씨엘 플로이에, 블라스트 씨어리 등이다.

지난 8일로 개관 10주년을 맞은 백남준아트센터는 11일부터 다양한 기념행사와 전시를 통해 또 한번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예술 공유지, 백남준’을 모토로 백남준, 요셉 보이스 박이소, 남화연, 옥인콜렉티브 등 12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개관 10주년기념전 ‘#예술#공유지#백남준’전(2019년 2월3일까지)을 개최하며 ‘미래미술관:공공에서 공유로’를 주제로 국제학술심포지엄도 진행한다.

www.njpartcenter.kr. 031-201-8500. ※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용인=김미은 기자 mekim@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