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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文化로 물들다] ④ 양림동 ‘윤회매 문화관’
매화 감상하며 여유와 안식 얻어 가세요
2017년 01월 13일(금) 00:00
김창덕씨가 ‘윤회매 문화관’에서 작품과 음악 감상 시스템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 선조들은 수많은 식물 중에서도 매화를 ‘군자의 꽃’이라고 치켜세웠습니다. 조선시대 강희안도 화목 9품론을 언급하며 매화를 1품으로 칭했습니다. 문화적 감성이 풍부한 양림동에서 품격 높은 매화를 감상하며 여유와 마음 안식을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

광주시 남구 양림동 관광안내소에서 길을 따라 마을 안쪽으로 걷다보면 붉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한옥이 나온다. 입구에서 서너 계단 밑으로 펼쳐진 마당 중간에는 높이가 20m쯤 됨직한 거대한 후박나무가 자리잡고 있다. 시원하게 설치된 커다란 창문과 창호지문, 나무를 비추는 환한 조명 등은 도심 속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풍경이다. ‘윤회매’ 작가로 유명한 다음 김창덕(52)씨가 만든 ‘윤회매 문화관’이다.

김창덕 관장은 원래 이장우 고택 사랑채에 머물며 윤회매(밀랍으로 만든 매화) 작업을 선보였다. 계약 기간이 끝난 지난해 말 전시관과 다실, 음악감상실을 겸한 공간을 물색하던 중 현재 위치에 문화관을 열었다.

김 관장은 “마땅한 자리가 없어 ‘양림동을 떠날까’하고 생각도 해봤지만 윤회매 분위기에 맞는 마을은 양림동 뿐이었다”며 “다행히 어느 수필가가 비어있는 자신의 한옥을 사용하라고 배려해줘 문화관을 조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6년간 비어 있던터라 고즈넉한 겉모습과는 달리 집 내부는 사람이 살 수 없을 정도로 어수선한 상태였다. 김 관장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곳을 수리하고 정리했다.

전체 75㎡(23평) 방 4칸 중 3칸을 합쳐 약 20명이 앉을 수 있는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전시장 겸 음악감상실로 사용하기 위해서다. 이곳에는 윤회매 작품 10여점을 비롯해 지난 30년간 모은 LP·CD 4000장을 비치했다. 한켠에는 조명으로 달을 표현한 윤회매 작품과 함께 진공관 앰프와 턴테이블을 설치했다. 의외로 한옥 벽면은 소리를 잘 반사하며 여느 음악감상실 못지 않은 음질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달 28일에는 남구관광청이 주관한 송년음악회가 열리기도 했다.

나머지 1칸은 다실로 사용한다. 윤회매를 감상한 후 김 관장과 차를 마시며 명상 시간을 갖는 자리다.

무엇보다도 신경 쓴 부분은 조경이었다. 원래 있던 후박나무 주위에 다양한 식물을 심어 자연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이다. 나무를 비추는 조명을 여러개 설치해 밤에도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내부 어느 곳에서나 정원이 잘 보이도록 가로 2m·세로 1.5m 유리창을 3곳에 달았다.

김 관장은 “윤회매 문화관은 격이 있게 쉴 수 있는 장소”라고 소개했다.

공식 개관식은 매화가 피는 오는 4월로 잡았다. 물론 개관 전에도 방문해 윤회매를 감상할 수 있다.

문화관은 올해 남구관광청이 주관하는 ‘양림동 근대예술여행’ 사업 거점으로 사용되며 ‘윤회매 찻잔에 잠기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김 관장은 이와 더불어 정기적으로 작은 음악회, 윤회매 퍼포먼스 등을 펼칠 예정이다.

또 사람들이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윤회매 아트상품을 개발하고 차 판매도 계획하고 있다.

“1000원짜리 지폐를 펴보세요. 매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우리는 늘 매화 향기를 주고 받았죠. 최근 온 나라가 혼란스러워 국민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습니다. 역경을 극복하면 곧 훈훈한 봄이 옵니다. 사시사철 피어있는 윤회매와 차를 함께 즐기며 매화 향기 가득한 삶을 꿈꿔봅니다.”

동국대학교 불교대학원에서 불교미술사를 전공한 김 관장은 조선 정조 때 실학자 이덕무(1741∼1793)가 남긴 문헌을 보고 지난 1996년부터 윤회매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2009 광주디자인비엔날레, 2015 밀라노 트리엔날레, 국립중앙박물관 초선청화전(2015) 등에 참여했다. 문의 010-8604-2070.

/김용희기자 kimy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