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오면 춤을 추네 남녀노소 밤새 춤을 추네
[7부 태국편] (6) 리수족 복식과 풍습
1월 1일은 부족 최대 명절
주민들 화려한 옷·모자로 치장
기쁨과 애환, 노래·춤으로 승화
며칠간 축제열며 마을 친목 도모
1월 1일은 부족 최대 명절
주민들 화려한 옷·모자로 치장
기쁨과 애환, 노래·춤으로 승화
며칠간 축제열며 마을 친목 도모
![]() 실을 사방으로 늘어트린 모자와 화려한 색감이 인상적인 전통복장을 한 리수족 여성이 환하게 웃고 있다. |
“새해가 오면 모든 사람들이 한데 모여 춤을 추네/ 남녀노소가 함께 춤을 추네/ 밖에서 춤을 보는 사람들에게 함께 와서 춤을 추자고 하네/ 춤을 출지 몰라도 좋으니 함께 모여 춤을 추자고 하네/ 춤을 잘 추는 사람들은 춤꾼으로 존경받네/ 춤을 출지 몰라도 함께 어울려서 놀면 행복하네/ 춤을 추면 즐겁고 행복해지네/ 1년에 한번 있는 날이니깐 함께 하자네.”(태국 리수족의 ‘새해 노래’)
태국 리수(Lisu)족에게 새해 첫날은 가장 큰 명절이다. 새해는 조상과 마을 수호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같은 문화는 중국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마을에서는 며칠 동안 주민들이 함께 춤을 추며 즐기는 축제가 벌어진다. 이날 리수족 사람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옷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을 입고, 노래와 춤을 즐긴다. 노래 가사 대부분은 마을 사람들끼리 유대를 쌓거나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내용이다.
리수족은 노래를 가장 사랑하는 소수민족이다. 음악적 재능도 뛰어나다. 밤을 지새워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긴 노래도 있다고 한다. 우리 민족처럼 애환과 슬픔, 그리고 즐거움을 노래에 담아 표현하던 것이 전통으로 굳어져 내려온 것이다. 전통적으로 청춘남녀가 사랑을 나눌 때도 노래로 마음을 전하고, 또 노래로 마을 사람들과 유대를 쌓거나 교감했다고 한다.
리수족의 노래를 듣기 위해 치앙다오 파라이 마을로 향했다. 치앙마이에서 북쪽으로 약 1시간30∼40분 거리에 있다. 이들도 아카족이나 몽족처럼 고산 지대에 사는 소수민족 중 하나다.
리수족은 중국 쓰촨성 서남부와 윈난성 서북부에 거주하다가 미얀마 등지로 이동했고, 이 중 일부가 약 80여 년 전부터 태국으로 들어오면서 태국 리수족의 역사가 시작됐다.
중국에서 리수족은 네 번째 태어난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들의 전설에 따르면 ‘리(Li)’는 네 번째라는 의미이고, ‘수(Su)’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전설 속에서는 모두 일곱 형제가 태어났는데 첫째가 한족, 둘째가 이족, 셋째가 장족이라고 전해진다. 이는 한족의 세계관에서 나온 전설이라는 설도 있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리수’라는 말이 고귀한 민족을 뜻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파라이 마을에서는 리수족의 많은 노래를 만날 수 없었다. 파라이 마을은 태국 정부가 설 땅이 없는 소수민족들을 위해 만든 마을이다. 특히 이들은 미얀마를 거쳐 태국으로 오면서 점차 자신들의 문화를 잃어 버렸다. 또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전통적 노래 대신에 찬송가를 부르고, 원시종교인 애니미즘 대신에 하나님을 믿기 시작했다.
그나마 마을의 가장 연장자인 아부 마(여·82) 할머니로부터 2∼3곡 정도를 들을 수 있었다. 20∼40대 다른 여성들은 이런 노래들을 전혀 몰랐다. 하지만 아부 마 할머니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한 여성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고, 이내 다른 여성들이 강강술래를 하듯 둥근 원을 그리면서 사뿐사뿐 춤을 췄다.
노래와 춤을 즐긴 리수족의 풍습은 그들의 복식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리수족은 소수민족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밝은 색상의 옷을 좋아한다. 여성들은 우리의 색동저고리처럼 여러 가지 색깔로 곳곳을 장식한, 무릎까지 내려오는 옷을 입는데, 이들은 얼마나 더 화려한 장식을 달린 옷을 입느냐를 가지고 서로 경쟁하기도 한다. 또 원피스 형식의 옷 안에는 바지를 입는다.
여성의 의복은 어깨에 선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상의에 다른 색깔을 입혀 큰 주머니를 만들어 사용한다. 대부분은 빨간색, 파란색, 녹색, 분홍색 등 비교적 밝은 분위기의 원피스를 선호한다. 반면 남성들의 의복은 단순하다.
나무 그늘에 앉아 베틀로 천을 짜고 있던 아부 마 할머니는 “옷감을 만들 때도 서로 다른 색깔의 실들을 규칙적으로 교차시켜 다양한 무늬가 나타나도록 한다”며 “그중에서도 주황색은 리수족의 색”이라고 말했다.
리수족 복식의 하이라이트는 화려한 모자다. 아카족 여성들이 은이나 동전 등 금속으로 모자를 장식하는 반면 리수족 여성들은 화려한 색감의 천으로 모자를 수놓는다. 지름 30∼40m 정도 되는 평평한 모자를 만든 뒤 모자 중앙부에 화려한 색감을 가진 수많은 가닥의 굵은 실 장식을 늘어트린다. 이는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춤을 출 때 더 화려하게 보이기 위해서다. 실생활에서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해 보인다.
리수족 여성들은 춤을 출 때 허리장식을 뒤쪽으로 착용하는데 이것도 자신의 춤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위해서다. 허리장식은 끝에 동전만한 털 뭉치를 장식한 굵은 실을 20여 개 정도 엮어 만든다. 또 마을 축제가 있으면 모자, 허리장식과 함께 은으로 만든 목걸이를 착용하기도 한다. 남성들도 허리 장식을 착용하는데 여성들에 비해 더 짧고, 또 장식이 앞으로 오도록 착용한다.
아부 마 할머니는 “어린 시절 마을 사람들이 부르던 노래를 듣고 자연스레 부족의 문화를 배웠다”고 말했다.
/kki@kwangju.co.kr
리수족은 노래를 가장 사랑하는 소수민족이다. 음악적 재능도 뛰어나다. 밤을 지새워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긴 노래도 있다고 한다. 우리 민족처럼 애환과 슬픔, 그리고 즐거움을 노래에 담아 표현하던 것이 전통으로 굳어져 내려온 것이다. 전통적으로 청춘남녀가 사랑을 나눌 때도 노래로 마음을 전하고, 또 노래로 마을 사람들과 유대를 쌓거나 교감했다고 한다.
리수족은 중국 쓰촨성 서남부와 윈난성 서북부에 거주하다가 미얀마 등지로 이동했고, 이 중 일부가 약 80여 년 전부터 태국으로 들어오면서 태국 리수족의 역사가 시작됐다.
중국에서 리수족은 네 번째 태어난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들의 전설에 따르면 ‘리(Li)’는 네 번째라는 의미이고, ‘수(Su)’는 사람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전설 속에서는 모두 일곱 형제가 태어났는데 첫째가 한족, 둘째가 이족, 셋째가 장족이라고 전해진다. 이는 한족의 세계관에서 나온 전설이라는 설도 있다. 또 다른 이야기에서는 ‘리수’라는 말이 고귀한 민족을 뜻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안타깝게도 파라이 마을에서는 리수족의 많은 노래를 만날 수 없었다. 파라이 마을은 태국 정부가 설 땅이 없는 소수민족들을 위해 만든 마을이다. 특히 이들은 미얀마를 거쳐 태국으로 오면서 점차 자신들의 문화를 잃어 버렸다. 또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전통적 노래 대신에 찬송가를 부르고, 원시종교인 애니미즘 대신에 하나님을 믿기 시작했다.
그나마 마을의 가장 연장자인 아부 마(여·82) 할머니로부터 2∼3곡 정도를 들을 수 있었다. 20∼40대 다른 여성들은 이런 노래들을 전혀 몰랐다. 하지만 아부 마 할머니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자 한 여성이 노래에 맞춰 춤을 추기 시작했고, 이내 다른 여성들이 강강술래를 하듯 둥근 원을 그리면서 사뿐사뿐 춤을 췄다.
노래와 춤을 즐긴 리수족의 풍습은 그들의 복식에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리수족은 소수민족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고 밝은 색상의 옷을 좋아한다. 여성들은 우리의 색동저고리처럼 여러 가지 색깔로 곳곳을 장식한, 무릎까지 내려오는 옷을 입는데, 이들은 얼마나 더 화려한 장식을 달린 옷을 입느냐를 가지고 서로 경쟁하기도 한다. 또 원피스 형식의 옷 안에는 바지를 입는다.
여성의 의복은 어깨에 선이 들어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 상의에 다른 색깔을 입혀 큰 주머니를 만들어 사용한다. 대부분은 빨간색, 파란색, 녹색, 분홍색 등 비교적 밝은 분위기의 원피스를 선호한다. 반면 남성들의 의복은 단순하다.
나무 그늘에 앉아 베틀로 천을 짜고 있던 아부 마 할머니는 “옷감을 만들 때도 서로 다른 색깔의 실들을 규칙적으로 교차시켜 다양한 무늬가 나타나도록 한다”며 “그중에서도 주황색은 리수족의 색”이라고 말했다.
리수족 복식의 하이라이트는 화려한 모자다. 아카족 여성들이 은이나 동전 등 금속으로 모자를 장식하는 반면 리수족 여성들은 화려한 색감의 천으로 모자를 수놓는다. 지름 30∼40m 정도 되는 평평한 모자를 만든 뒤 모자 중앙부에 화려한 색감을 가진 수많은 가닥의 굵은 실 장식을 늘어트린다. 이는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춤을 출 때 더 화려하게 보이기 위해서다. 실생활에서 사용하기에는 다소 불편해 보인다.
리수족 여성들은 춤을 출 때 허리장식을 뒤쪽으로 착용하는데 이것도 자신의 춤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위해서다. 허리장식은 끝에 동전만한 털 뭉치를 장식한 굵은 실을 20여 개 정도 엮어 만든다. 또 마을 축제가 있으면 모자, 허리장식과 함께 은으로 만든 목걸이를 착용하기도 한다. 남성들도 허리 장식을 착용하는데 여성들에 비해 더 짧고, 또 장식이 앞으로 오도록 착용한다.
아부 마 할머니는 “어린 시절 마을 사람들이 부르던 노래를 듣고 자연스레 부족의 문화를 배웠다”고 말했다.
/kki@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