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물난리 ‘셀프 조사’ 납득할 수 있겠나
  전체메뉴
섬진강 물난리 ‘셀프 조사’ 납득할 수 있겠나
2020년 08월 19일(수) 00:00
구례·곡성 등 섬진강댐 하류 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입힌 초유의 물난리 원인 규명 작업이 환경부 주도로 이뤄지면서 ‘셀프 조사’ 논란이 일고 있다. 홍수 피해를 키운 장본인이라는 원성을 사고 있는 환경부가 자체 조사에 나설 경우 자칫 면피용으로 흐를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그제 브리핑에서 “환경부는 최근 집중 호우 당시 댐 운영 관리 전반이 적정했는지 살피기 위해 전문가로 구성된 ‘댐 관리 조사위원회’ 구성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정부와 댐 운영기관으로부터 독립적인 민간 전문가 10~15명으로 구성돼 이달 말부터 10월까지 활동하게 된다. 조사위의 임무는 홍수 때 댐 방류가 적정했는지를 따지는 게 핵심이다. 조 장관은 댐 운영상의 문제점이 드러날 경우 엄정 조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수해 지역 주민과 정치권에서는 ‘환경부가 주도하는 셀프 조사는 부적절하다’며 비판한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할 기관이 자체 조사로 결론을 내린다면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질 리 만무하다”며 ‘환경부 조사는 면피용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비판이 쏟아지는 이유는 홍수 통제 권한을 쥐고 있는 영산강 홍수통제소, 댐 관리자인 한국 수자원공사, 심지어 잦은 오보를 낸 기상청도 모두 환경부 소속 기관이거나 산하 공기업 또는 외청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조 장관은 구례 주민들과 간담회에서 “(수자원공사는) 매뉴얼대로 했다고 한다”는 책임 회피성 발언으로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정부는 차제에 총리실 주관으로 범정부 특별기구를 꾸려 공정한 조사가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회가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하다.

핫이슈

  • Copyright 2009.
  • 제호 : 광주일보
  • 등록번호 : 광주 가-00001 | 등록일자 : 1989년 11월 29일 | 발행·편집·인쇄인 : 김여송
  • 주소 : 광주광역시 동구 금남로 224(금남로 3가 9-2)
  • TEL : 062)222-8111 (代) | 청소년보호책임자 : 채희종
  • 개인정보취급방침
  • 광주일보의 모든 컨텐츠를 무단복제 사용할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