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광양 등 전국 국가산단 인근 주민 ‘산단병’으로 매년 1861명 초과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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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광양 등 전국 국가산단 인근 주민 ‘산단병’으로 매년 1861명 초과 사망
국립환경과학원 보고서
의료비 1453억 추가 부담
2017년 10월 12일(목) 00:00
여수산단 등 국가산업단지에서 내뿜는 공해물질로 인근 주민들이 연간 1861명이 추가 사망하고, 의료비도 매년 1453억원가량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을 담은 정부 보고서가 11일 공개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받은 ‘국가산단 지역주민 환경오염 노출 및 건강영향 감시사업 종합평가’(2017년 2월 발간) 보고서에 따르면 여수, 광양, 울산, 시화·반월, 청주, 대산, 포항 등 산단이 위치한 도시의 경우 연간 2만3129명이 사망하는데, 이 중 1861명이 이른바 ‘산단병’(산단 공해물질 노출에 따른 질환)으로 추가 사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우선, 지난 2015년 전국 사망률(인구 10만명당 541.5명)에 산단 인근지역 연간 사망자수 4462명(산단 인근 주민수는 82만4074명)과 초과사망 비율(8.046%%)을 적용, 초과사망자가 연간 359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범위를 산단이 위치한 지방자치단체의 연간 사망자 수인 2만3129명(전체 인구는 427만1310명)으로 확대시키면 연간 산단병에 따른 초과사망자는 1861명이 된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초과사망자 발생비율(8% 수준)은 연구팀이 5년 간 개별 연구용역에 참가한 전문가와 환경보건 전문가들에게 산단의 영향으로 인한 초과 사망자의 비율이 어느 정도냐는 질문을 통해 얻었다고 한다.

산단지역은 사망비율도 높다. 전국 평균을 1로 했을 때, 포항(1.37배), 여수(1.22배), 울산(1.18배), 청주(1.16배), 대산(1.08배), 광양(1.08배) 등 조사대상 산단 7곳 중 6개 지역 사망비율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산단 지역 주민들의 의료비 부담도 추산했다. 연구팀은 피부질환, 호흡기계 질환, 심혈관계 질환 등 세 가지 질환별로 전체 국민의 의료비를 구한 뒤, 산단 지역 인구의 비율을 적용했다. 여기에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얻은 각 질환별 산단 지역의 초과 발생 비율을 적용한 결과, 산단지역 도시에 사는 시민들은 연간 1453억원(11.7%)의 진료비를 추가 부담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산단지역은 실제로도 공해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양·여수의 경우 스티렌 배출량이 전국 평균 보다 높고, 환경측정값 역시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스티렌의 경우 암과 악성종양, 기관지 천식에 영향을 미친다.

이용득 의원은 “국가산단지역 주민·노동자, 자치단체가 지역사회의 환경보건 문제를 공유하고, 정부를 상대로 오염물질 배출총량제 도입, 오염물질 사업장 단속강화 등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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