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마당’ 된 문화전당 시민의식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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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마당’ 된 문화전당 시민의식 아쉽다
2017년 05월 17일(수) 00:00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내 시민 휴식 공간인 ‘하늘 마당’이 쓰레기로 뒤덮이고 있다. 이곳은 외국인과 타 지역 관람객들의 발길이 잦은 곳이다. 이런 국제적인 문화 공간이 광주의 첫 인상을 흐리는 장소로 전락해서야 되겠는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따르면 지난 13일 하루 동안 하늘 마당에서 100ℓ들이 쓰레기 봉투 20여 개를 수거했다. 평일(월, 화, 수, 목)에만 쓰레기 봉투 15∼20개가 배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말(금, 토, 일)에는 그 양이 두 배로 늘어난다고 한다. 심지어 어린이날에 배출된 쓰레기 양은 100ℓ들이 쓰레기 봉투 80여 개에 달했다.

불법 투기한 쓰레기는 주로 음식 찌꺼기와 빈 병, 과자 봉지, 치킨 박스, 플라스틱 도시락 박스, 맥주 캔 등이다. 문화전당의 한 관계자는 “밤새 술판이 벌어지고 나면 하늘 마당 주변에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여 분리수거하기도 힘들다”며 “시민들이 밤새 먹고 놀다 버리고 간 쓰레기를 다음 날 오전 내내 치운다”고 토로한다.

하늘 마당은 6600㎡(2000평)에 달하는 공간으로 잔디가 깔려 있음에도 여느 장소와 달리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다. 문화전당 측이 주최한 공연도 펼쳐지는 열린 무대로, 최근에는 조명이 설치돼 대학생, 젊은 연인, 시민들이 즐겨 찾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휴식 문화가 싹트고 힐링이 있어야 할 공간에 벌써부터 무질서와 실종된 시민의식이 뿌리내리고 있어 안타깝다. 하늘 마당은 문화전당 건립을 계기로 시민들에게 주어진 하나의 선물이자 아껴야 할 공공재이기도 하다. 하늘 마당에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는 불법 투기를 넘어서 타인의 문화 공간을 빼앗는 결과를 낳게 된다. 악취가 진동하는 공간에서 문화를 향유할 수는 없는 일이다. 실종된 우리의 시민의식을 되찾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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