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값 하락에 태풍 덮친 들녘 … 쓰러진 農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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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 하락에 태풍 덮친 들녘 … 쓰러진 農心
전남 최고 206㎜ 비에 강풍 … 논 1322ha·과일 낙과 피해
신호등·가로수 부러지고 정전 속출 … 뱃길·하늘길도 통제
2016년 10월 06일(목) 00:00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38.9m(여수)에 이르는 강풍을 동반한 태풍 ‘차바’가 남해안을 할퀴고 지나가면서 여수와 고흥, 완도, 보성 등 전남지역 곳곳에서 침수·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22년 만에 한반도에 상륙한 ‘10월 태풍’이 농경지를 강타하면서 쌀값 하락에 울던 농민을 비롯한 농가 전체가 수확기를 앞두고 시름에 잠겼다.

◇쌀값 하락에 태풍피해까지 농민 이중고= 5일 전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현재 도내 1322ha 논에서 벼가 쓰러진 것으로 집계됐다. 완도가 709ha로 가장 피해가 컸으며 신안 283ha, 장흥 95ha, 보성 65ha, 여수 28ha 등이었다.

국제규격 축구장 면적이 7140㎡인 것을 고려하면 하룻밤 사이 최소 축구장 1850개 규모의 논에 심어진 벼가 모조리 주저앉은 셈이다. 농민들로서는 풍작에 따른 쌀값 하락으로 시름하던 차에 이례적인 10월 태풍이 휩쓸고 지나가면서 이중고를 겪게 됐다.

상추, 시금치 등 채소를 재배하는 비닐하우스도 강풍을 동반한 태풍 앞에 속절없이 무너지거나 비닐이 찢겨졌다. 여수시에서는 비닐하우스 10개동(6340㎡)이 태풍 피해를 입었고 장흥에서도 비닐하우스 3개동이 피해를 입었다.

전남도는 6∼7일께 배, 감, 사과 등 수확기를 맞은 과일들의 낙과 피해 등이 반영된 시·군별 피해 집계가 완료되면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 낙과 피해는 태풍이 지나간 뒤 농민들이 현장을 확인하고 읍·면사무소 등에 신고하는 사례가 많아 정확한 피해 집계까지는 시간이 더 걸린다.

◇가로수 부러지고, 정전까지= 정전과 침수 피해도 잇따랐고 태풍이 물러날 때까지 뱃길과 하늘길도 통제됐다.

이날 새벽 5시11분께 여수시 시전동 주민센터 인근과 안산동 부영5차 아파트 770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해 1시간여만에 복구됐다. 같은 시각 여수시 돌산읍 평사리 일대 480가구도 전기가 끊겨 5시간여만에 복구됐다.

주택, 가로수, 시설물 피해도 속출했다.

고흥군 동일면에서는 배수로가 역류해 주택이 침수되는 등 전남도에서만 15건의 침수 피해가 접수됐다. 여수 돌산읍 신복리에서는 지붕 일부가 강풍에 날아갔다는 신고도 2건 접수됐다.

강풍에 부러지거나 뿌리째 뽑힌 가로수도 76그루에 달했고, 신호등과 가로등도 6개나 부러졌다. 영암 F1 경기장 지붕 일부도 강풍에 파손됐다.

이날 오전부터 결항되거나 통제됐던 항공기, 여객선도 태풍이 물러난 밤부터 운항이 정상화됐고, 탐방이 통제됐던 무등산 등 국립공원도 6일부터 출입이 허용된다.

제18호 태풍 ‘차바’는 4일과 5일 이틀동안 여수 돌산에 206.5㎜, 고흥 127.1㎜, 완도 91.4㎜, 광주 70.7㎜의 비를 뿌렸다. 5일 새벽 오전 9시께 여수시 고소동에 초속 38.9m의 강풍을 몰고오는 등 종일 강한 바람을 동반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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