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앞바다 고기 씨가 마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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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원전 앞바다 고기 씨가 마른다
한수원 의뢰받아 분석
환경조사보고서 보니
2014년 11월 21일(금) 00:00
영광 한빛원전 앞 바닷고기 씨가 마르고 있다. 원전 취수구에서 유입 물질을 차단하는 스크린에 치어 등 어류가 하루에도 30만∼300만 마리씩 부딪혀 죽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은 원자로를 식히는 용도 등으로 취수구를 통해 바닷물을 엄청난 속도로 끌어들이고 있으며 연간 해수 사용량은 115억t이 넘는다.

어종 및 개체수 감소로 영광지역 어민들은 원전 가동 전과 달리 몇 시간씩 배를 몰고 먼바다로 나가야 하는 등 손실을 떠안고 있지만 한국수력원자력 측은 어민 피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최근 6년 새 출현 개체수 85% 감소=20일 ‘한빛원전 주변 일반환경 조사 및 평가보고서(한빛원전 환경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원전 취·배수구 등 5개 지점을 조사한 결과, 채집된 어류는 3835마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07년 2만4031마리보다 무려 85% 줄어든 것으로 영광지역 어민들의 주장대로 원전 주변 앞바다의 고기 씨가 마르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의뢰를 받은 한 업체가 매년 계절별로 4차례씩 동일 장소 및 방법으로 어류 개체 및 어종을 채집, 합산한 결과다.

채집 당시 출현 어종(魚種)수도 90종(2007년)에서 76종(2013년)으로 35% 줄었다. 채집된 어류 중 주를 이룬 어종도 청멸·전어·서대류·참서대(2007년·계절 순)에서 청멸·청멸·황강달이·풀망둑(2013년)으로 전어와 서대가 우점종의 자리를 빼앗기는 등 변화가 있었다.

연도별 원전 주변 해역 어류 출현 개체수와 어종수는 ▲2007년 90종 2만4031마리 ▲2008년 116종 2만1340마리 ▲2010년 77종 6875마리 ▲2011년 78종 9133마리 ▲2012년 50종 3808마리 ▲2013년 76종 3835마리로 2011년을 기점으로 어종수와 개체수가 대폭 줄었다.

◇원전 취수 과정서 하루 300만마리 어류 폐사=원전에 필요한 물을 흡입하는 과정에서 지난 2007년 기준, 하루 평균 최소 300만 마리 이상의 치어 등 어류가 취수구 스크린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빛원전 6호기 취수구를 계절별로 20분씩 총 80분간 돌려 채집, 분석한 한빛원전 환경보고서를 토대로 계산한 결과다. 고장이나 정기점검의 경우가 아니고서는 원전 가동이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해 연 단위로 환산할 경우 무려 11억 마리 이상의 치어 등 어류가 취수구 스크린과 충돌해 죽는 셈이다.

원전 앞바다 출현 어종 및 개체수 감소는 원전 취수구 충돌 폐사 어종 개체수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분석 결과, 스크린과 충돌해 폐사한 어류 개체수도 하루 평균 30만마리(연간 1억1000만 마리) 수준으로 대폭(90%)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복 영광수협 조합장은 “원전이 들어선 이후 어종 및 개체수가 대폭 줄면서 어민들은 이제 몇 시간씩 배를 몰고 나가 고기를 잡고 있다”며 “여태껏 ‘어류는 헤엄쳐 돌아다니는 만큼 조업손실이 있을 수 없다’는 대응으로 일관, 보상을 미뤄온 한수원 측이 이제라도 어민 피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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