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 당 1년에 먹는 도토리 무려 60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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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 당 1년에 먹는 도토리 무려 60만개
벌·고라니·족제비 등 먹잇감만 13종 달해
현재 31마리 … 최대 138마리까지 서식 가능
활엽수 우거진 600∼1400m 고지대 선호
탐방로 300m 벗어나면 마주칠 확률 7배↑
2014년 09월 12일(금) 00:00
지리산 반달곰의 10년간의 생태 환경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 10주년을 맞아 국립생물자원관이 진행한 ‘멸종 위기종 재도입을 위한 서식지 환경 연구’라는 보고서를 통해서다.

반달곰 복원 사업을 시작한 지난 10년간 지리산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 등 발자국을 엿볼 수 있는데다, 향후 반달곰 방사 계획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얼 먹고 어떻게 돌아다녔나= 달콤한 꿀만 찾아다니면서 생존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반달곰의 먹잇감은 지리산에 널려 있었다.

반달곰 배설물을 분석한 결과, 벌(꿀) 뿐만 아니라 고라니와 족제비, 소나무, 참나무, 도토리 등도 닥치는대로 먹었다. 먹잇감만 13종에 달했다는 게 국립생물자원관 분석 결과다.

도토리는 빼놓을 수 없는 먹잇감으로 분류됐다. 먹이를 찾아 지리산을 휘젓고 다니면서 기존 동물원의 반달곰에 견줘 활동량도 월등하게 높았다.

국립생물자원관이 분석한 연간 기초대사 에너지량은 282만㎉. 에버랜드에 있는 반달가슴곰 에너지량(206만㎉)보다 월등히 높다. 에너지량으로만 보면 마리당 연간 먹어 치울 수 있는 도토리만 무려 59만5791개에 달했다.

생물자원관은 더 나아가 지리산의 도토리 연간 생산량(약 5억 5000만개)을 감안, 향후 지리산에만 92∼138마리까지 복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다.

먹이 공급과 함께 지리산 반달곰에겐 충분한 활동 반경이 마련돼야 한다. 건강하게 자란 반달곰의 행동 반경은 여름철에는 53.26∼61.61㎦에 이른다. 지리산 전체에 버금가는 규모다. 반면 겨울잠에 드는 겨울철엔 2.83∼4.42㎦으로 활동반경이 대폭 준다. 해발 600∼1400m의 고지대를 좋아하고 침엽수보다는 활엽수가 우거진 곳을 선호한다.

◇지리산길 걷다가 반달곰과 마주할 확률은= 31마리의 반달곰이 살고 있는 지리산에서는 정해진 탐방로를 300m 이상 벗어날 경우 반달곰과 마주칠 확률이 무려 7배나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임산물을 채취하는 주민들은 600m 이하의 저지대를 이용하고 탐방객은 정해진 길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마주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 판단이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또 분석 결과와 함께 반달곰과 주민 및 탐방객의 충돌을 막기 위해 구체적 피해사례를 집계, 야생동물 피해방지 법의 제정을 검토해야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지난 2004년 복원 프로젝트에 돌입한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은 2020년까지 독자 생존이 가능한 50마리의 반달곰을 지리산에 적응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고 있다.

/김형호기자 khh@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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