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호남권생물자원관 조기에 건립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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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은 UN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날’이다. 국제사회가 생물다양성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생물자원의 보전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제정한 것이다.
목포 유달초등학교에는 국내에서 잡힌 유일한 호랑이 박제표본이 전시돼 있다. 1908년 영광 불갑산에서 생포한 호랑이를 일본인이 구입해서 박제한 후 유달초등학교에 기증한 것이다. 영광군과 목포자연사박물관이 이 박제표본의 이관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아직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이맘때 아파트 화단과 공원 등지에서 그윽한 꽃향기를 품어내는 라일락은 우리나라의 자생 수수꽃다리를 외국에서 육종 개량한 것이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인기가 있는 구상나무는 우리나라가 원산지인데 외국으로 반출되어 상업화되었다.
우리가 생물자원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시기에 소중한 자원이 해외로 반출되었고, 선진국들이 이를 육종 개량하여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품종에 대해서는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함은 물론이고, 수입할 경우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UN이 발표한 생물다양성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06년까지 지구상에 서식하는 생물종 가운데 31%가 사라졌다. 도시화와 산업화로 인한 서식지 파괴와 기후변화 가속화로 동식물 생존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물자원의 감소는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생물자원은 인간과 자연이 공생하는 생명공동체를 구현하는 핵심요소이자 산업발전의 원천소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내년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라 생물자원 보유국가의 권리가 인정되면서 생물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특히 2010년 나고야의정서가 채택된 후 생물자원은 영토주권만큼 중요해졌다. 이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세계 각국의 생물자원 전쟁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부는 생물자원의 관리와 생물주권 확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을 건립했고, 권역별 특성을 반영한 생물자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서남해안 도서 및 연안의 생태계 및 생물자원 조사·연구 분야를 특화하여 건립될 예정이다. 서남해안 도서 및 연안지역은 희귀생물과 미기록종, 자생생물 전통지식 등이 전국에서 가장 풍부한 생물자원의 보고이며, 지구온난화에 대응한 생태계 변화 연구의 최적지로 꼽혀온 곳이다.
그런데 지난해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건립 계획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타당성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물자원은 식량산업, 생물의약산업, 생태관광 등에 이르기까지 미래의 신산업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국가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생물자원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무한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경제성 논리로 생물자원의 존재가치와 이용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다.
생물자원관은 생물자원의 발굴, 확보, 소장 및 연구를 수행하는 생물다양성 보전의 선도기관이다. 다양한 전시물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생물자원의 중요성과 지속가능한 보전·이용의 필요성을 알리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이 기대되기도 한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건립은 생명이 달린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예비타당성 재조사에 대비하여 부지 및 건물면적 등이 축소되었다. 이제 더 이상 늦춘다면 생물자원으로부터 새로운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또다시 놓치게 될 것이다.
/김종일 전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목포 유달초등학교에는 국내에서 잡힌 유일한 호랑이 박제표본이 전시돼 있다. 1908년 영광 불갑산에서 생포한 호랑이를 일본인이 구입해서 박제한 후 유달초등학교에 기증한 것이다. 영광군과 목포자연사박물관이 이 박제표본의 이관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아직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생물자원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시기에 소중한 자원이 해외로 반출되었고, 선진국들이 이를 육종 개량하여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품종에 대해서는 우리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함은 물론이고, 수입할 경우 비싼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내년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라 생물자원 보유국가의 권리가 인정되면서 생물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특히 2010년 나고야의정서가 채택된 후 생물자원은 영토주권만큼 중요해졌다. 이제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는 세계 각국의 생물자원 전쟁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환경부는 생물자원의 관리와 생물주권 확립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국립생물자원관을 건립했고, 권역별 특성을 반영한 생물자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서남해안 도서 및 연안의 생태계 및 생물자원 조사·연구 분야를 특화하여 건립될 예정이다. 서남해안 도서 및 연안지역은 희귀생물과 미기록종, 자생생물 전통지식 등이 전국에서 가장 풍부한 생물자원의 보고이며, 지구온난화에 대응한 생태계 변화 연구의 최적지로 꼽혀온 곳이다.
그런데 지난해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건립 계획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타당성이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물자원은 식량산업, 생물의약산업, 생태관광 등에 이르기까지 미래의 신산업을 창출해 낼 수 있는 국가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생물자원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무한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지금 당장의 경제성 논리로 생물자원의 존재가치와 이용가치를 제대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다.
생물자원관은 생물자원의 발굴, 확보, 소장 및 연구를 수행하는 생물다양성 보전의 선도기관이다. 다양한 전시물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생물자원의 중요성과 지속가능한 보전·이용의 필요성을 알리는 교육의 장으로 활용이 기대되기도 한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건립은 생명이 달린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로 인식해야 한다. 예비타당성 재조사에 대비하여 부지 및 건물면적 등이 축소되었다. 이제 더 이상 늦춘다면 생물자원으로부터 새로운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를 또다시 놓치게 될 것이다.
/김종일 전남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