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유라시아 대륙횡단을 준비하며 - 김현국 탐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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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이 고착된 국가다. 그러나 우리는 그 사실을 정치적 언어로만 말해 왔을 뿐 일상의 공간과 이동의 문제로는 거의 질문하지 않았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00㎞에 갇힌 우리의 일상은 과연 분단과 무관한 것일까.
나는 지난 30여 년 동안 한반도에서 대륙으로 이어지는 길을 기록하며 ‘길의 단절’이 곧 평화의 단절이라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해 왔다.
나는 탐험가다. 그러나 미지의 자연을 정복하기 위해 길을 나선 탐험가는 아니다. 남과 북으로 갈라진 땅 위에서, 연결되지 못한 공간이 우리 삶과 사고를 어떻게 제한하고 있는지를 기록해 온 탐험가다. 분단 이후 대한민국은 눈부신 경제 성장을 이루었지만, 우리의 일상 공간은 여전히 서울과 부산 사이에 제한되어 있다. 국력은 확장되었지만 상상력과 이동의 반경은 오히려 굳어져 온 셈이다.
1996년 이후 나는 한반도에서 출발해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를 반복해서 건너왔다. 부산에서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 시베리아, 모스크바를 거쳐 암스테르담에 이르는 약 1만4000㎞의 길이다. 이 길은 특별한 모험가만을 위한 노선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도로이며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도 충분히 이동 가능한 길이다. 나는 이 사실을 기록과 자료로 증명해 왔다.
그 과정에서 하나의 질문이 계속 나를 따라다녔다. 길이 이어진다면, 우리의 삶도 대륙으로 확장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질문은 결국 이렇게 바뀌었다. 왜 우리는 길이 끊긴 상태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현재 나는 제7차 유라시아 대륙횡단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여정의 주제는 ‘길은 평화다! 뉴욕에서 파리, 그리고 한반도 DMZ·북동항로’ 다. 이 대륙횡단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유일하게 분단된 남과 북의 길이 연결되는 것으로부터 신(新)유라시아 시대는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여정은 국제정치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출발해 도쿄, 서울, 모스크바, 바르샤바, 베를린, 암스테르담, 런던, 파리를 거친다. 이후 북유럽을 지나 북극해 항로, 즉 북동항로를 따라 러시아 무르만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하고, 최종적으로 한반도 DMZ를 통과해 서울로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개인의 도전이 아니라 분단된 공간을 연결하려는 사회적 제안이다.
물론 이 여정은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북극해 항로를 따라 차량을 선적해 이동하는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한반도 DMZ 통과라는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이 두 과제는 모두 러시아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2026년 1월, 나는 제7차 대륙횡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정부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찾았다.
지난 30여 년 동안 나는 대륙횡단 기록, 책 출판과 번역 출판, 전시와 강연, 국제 포럼과 청년 아카데미,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약 4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러시아와 유라시아의 길을 소개해 왔다. 이 활동들을 정리해 공적을 만들고,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와 영상 편지를 준비한 것도 이번 모스크바 방문의 중요한 목적이었다.
모스크바에서 다시 느낀 것은, 이 나라가 서로 다른 공간과 문명을 연결하는 힘을 축적해 왔다는 사실이었다. 인공지능(AI)과 결합되는 우주시스템, 깊은 지하철, 거미줄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 시베리아를 관통하는 길은 단순한 인프라가 아니라 국가의 의지이자 철학처럼 보였다.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해 온 경험, 그것이 오늘의 러시아를 만든 힘일지도 모른다.
길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지 않는다. 병아리가 껍질 안에서 스스로 깨려는 노력과, 밖에서 어미가 껍질을 두드리는 힘이 함께할 때 비로소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 한반도의 길도 마찬가지다. 내부의 의지와 외부의 도움이 함께할 때 끊어진 길은 다시 이어질 수 있다.
광주에서 시작된 우리의 일상이 언젠가는 시베리아를 지나 암스테르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길을 다시 이야기하는 일은 과거를 되돌리는 일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길 위에 선다. 길은 평화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400㎞에 갇힌 우리의 일상은 과연 분단과 무관한 것일까.
나는 지난 30여 년 동안 한반도에서 대륙으로 이어지는 길을 기록하며 ‘길의 단절’이 곧 평화의 단절이라는 사실을 현장에서 확인해 왔다.
1996년 이후 나는 한반도에서 출발해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유럽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대륙횡단 도로를 반복해서 건너왔다. 부산에서 출발해 블라디보스토크, 시베리아, 모스크바를 거쳐 암스테르담에 이르는 약 1만4000㎞의 길이다. 이 길은 특별한 모험가만을 위한 노선이 아니다. 이미 존재하는 도로이며 일상적인 이동수단으로도 충분히 이동 가능한 길이다. 나는 이 사실을 기록과 자료로 증명해 왔다.
현재 나는 제7차 유라시아 대륙횡단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여정의 주제는 ‘길은 평화다! 뉴욕에서 파리, 그리고 한반도 DMZ·북동항로’ 다. 이 대륙횡단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하다. 유일하게 분단된 남과 북의 길이 연결되는 것으로부터 신(新)유라시아 시대는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여정은 국제정치의 중심지인 뉴욕에서 출발해 도쿄, 서울, 모스크바, 바르샤바, 베를린, 암스테르담, 런던, 파리를 거친다. 이후 북유럽을 지나 북극해 항로, 즉 북동항로를 따라 러시아 무르만스크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하고, 최종적으로 한반도 DMZ를 통과해 서울로 돌아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개인의 도전이 아니라 분단된 공간을 연결하려는 사회적 제안이다.
물론 이 여정은 개인의 의지만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북극해 항로를 따라 차량을 선적해 이동하는 문제, 그리고 무엇보다 한반도 DMZ 통과라는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한다. 이 두 과제는 모두 러시아와 깊이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 2026년 1월, 나는 제7차 대륙횡단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러시아 정부와의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모스크바를 찾았다.
지난 30여 년 동안 나는 대륙횡단 기록, 책 출판과 번역 출판, 전시와 강연, 국제 포럼과 청년 아카데미, 국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약 400만 명에 이르는 사람들에게 러시아와 유라시아의 길을 소개해 왔다. 이 활동들을 정리해 공적을 만들고, 러시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와 영상 편지를 준비한 것도 이번 모스크바 방문의 중요한 목적이었다.
모스크바에서 다시 느낀 것은, 이 나라가 서로 다른 공간과 문명을 연결하는 힘을 축적해 왔다는 사실이었다. 인공지능(AI)과 결합되는 우주시스템, 깊은 지하철, 거미줄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도로, 시베리아를 관통하는 길은 단순한 인프라가 아니라 국가의 의지이자 철학처럼 보였다.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해 온 경험, 그것이 오늘의 러시아를 만든 힘일지도 모른다.
길은 어느 날 갑자기 완성되지 않는다. 병아리가 껍질 안에서 스스로 깨려는 노력과, 밖에서 어미가 껍질을 두드리는 힘이 함께할 때 비로소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 한반도의 길도 마찬가지다. 내부의 의지와 외부의 도움이 함께할 때 끊어진 길은 다시 이어질 수 있다.
광주에서 시작된 우리의 일상이 언젠가는 시베리아를 지나 암스테르담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 길을 다시 이야기하는 일은 과거를 되돌리는 일이 아니라 미래를 여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길 위에 선다. 길은 평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