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니 철도여행 오겠나…협약만 맺고 도착하면 나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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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니 철도여행 오겠나…협약만 맺고 도착하면 나몰라라
‘지역사랑 철도여행’ 전남 외면 왜?
시티투어·관광택시 운영 미흡 등
여행객 위한 연계 서비스 태부족
강진·장흥 등 콘텐츠 확보 무관심
남원·영동 등 다양한 정책과 대조
실질적 지역 활성화로 이어지게
이동·체험·체류 함께 설계해야
2026년 02월 01일(일) 20:20
<코레일 제공>
강진과 장흥 등 전남지역 지자체들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협약을 맺고 ‘지역사랑 철도여행’ 상품을 내놓으면서도 정작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지역 연계 콘텐츠 확보에는 무관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과 협약을 맺은 전남지역 9개 인구소멸지역 지자체는 열악한 지역 교통 여건에도 불구, 다른 지역과 달리 관광객들이 기차에서 내린 뒤 이동·체험·체류를 이어갈 최소한의 교통수단조차 마련하지 않고, 연계 프로그램도 개발하지 않아 관광객으로부터 소외<광주일보 2026년 1월 30일 7면>받기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일 코레일 ‘지역사랑 철도여행’ 상품과 협약을 맺은 전국 42개 지자체 관광 정책을 분석한 결과, 전남 지역 지자체 대부분은 이용객 상위권 지역과 달리 철도 도착 이후 연계 이동수단을 제공하지 않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 영동(2만7095명), 전북 남원(2만4523명), 경남 밀양(2만3119명) 등 이용객이 많은 지역은 모두 철도역과 주요 관광지를 연결시켜 주는 시티투어버스, 관광택시, 렌터카 할인 등 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반면 전남 대부분 지역은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교통편이 열악한 상황임에도, 철도역에 도착한 이후 관광객이 알아서 이동해야 하는 구조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장흥은 지역사랑 철도여행 이용객이 단 한 명도 없었는데, 시티투어버스나 관광택시, 셔틀 노선이 전무했고 관련 예산도 편성되지 않았다. 기차를 타고 도착해도 이후 이동은 개인 렌터카나 택시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구례(이용객 375명)의 경우 주요 관문인 구례구역이 순천시에 있다는 이유로 연계 교통편을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철도 도착 시간에 맞춘 셔틀이나 투어 노선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다. 강진(730명)도 주민 이용 중심의 버스 노선만 운영될 뿐 철도여행객을 고려한 맞춤형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고 있었다.

고흥(236명)·함평(3876명) 등 일부 지역도 렌터카 할인이나 공유 모빌리티(쏘카) 쿠폰 등을 연계해주는 데 그쳤다.

체험·체류 관광상품을 연계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혔다.

이용객 상위권 지역들은 철도여행객을 겨냥한 체험형 콘텐츠를 상시 운영하거나 숙박과 결합한 상품을 구성하고 있었다.

남원의 경우 코레일에서 제공하는 전국일주 프로그램 ‘레일크루즈해랑’에 남원 지역을 포함시키고 팔도장터관광열차, 자전거를 연계한 에코레일, 남원미식열차 등 이색테마열차를 운영하고 있었다.

영동은 ‘국악와인열차’ 등 테마 있는 기차여행 콘텐츠와 이번 사업을 연계해 철도 자체를 지속적인 관광 콘텐츠로 만들었고, 밀양은 매주 금토일 밀양역·삼랑진역에서 출발해 밀양의 대표 관광지와 주요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희희낙락 밀양 시티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익산(1만 9739명)은 ‘9경3락 익산기차여행’과 ‘렌터카 타고 떠나는 익산 고백(GoBack) 여행’ 등 별도 인증 없이 즉시 50% 할인된 열차 왕복편과 패키지 여행 상품을 운영 중이고, 순환형 시티투어버스 1일권, 각종 음식점 할인권, 여행자쉼터 쿠폰 등을 제공 중이다.

반면 전남은 특정 기간에만 운영되는 행사에 의존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함평은 매년 나비축제 기간에 한해 셔틀과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되지만, 평상시에는 철도 여행객과 관광지를 잇는 프로그램이 전무했다.

곡성(3664명)은 철도 관광 요소를 ‘섬진강 기차마을’에만 의존하는 형태였는데, 그나마도 지역사랑 철도여행 이용객에게 기차마을 입장권을 20% 할인해 주는 것이 전부였다.

보성(1만1181명)과 장성(6309명)도 체험·숙박 연계 상품의 다양성은 부족해 “굳이 기차를 타고 갈 이유”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례 산수유, 강진 도자기 등 지역 유산 자원도 철도여행과 연결되지 않아 ‘따로 노는’ 관광상품이 됐다는 것이 관광업계 분석이다.

철도 여행 키워드와 트렌드를 고려한 관광지 육성, 홍보에 대한 고민도 부족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철도여행객은 혼자 또는 소규모로 움직이는 자유여행객이 많고, 시간적·경제적 효율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들을 겨냥한 역세권 기반 상품이나 숙박·체험 결합 콘텐츠를 제공하는 사례가 없었다는 것이다.

특히 철도여행객은 자차 여행객과 달리 기차를 타고 내려서 바로 연결되는 역세권 중심의 관광 이미지가 형성돼야 열차를 선택하게 되는데, 전남 지역은 소비자 동선과 동떨어진 여행 상품 구성으로만 꾸려져 있어 철도 여행객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미 동신대 관광학과 교수는 “영동이나 남원은 역에서 내리면 바로 관광이 가능한 ‘다이렉트 구조’를 갖추고 관광지 접근성과 체험, 먹거리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기초 상품을 만들어 왔다”며 “코레일과 협약을 맺는 데 그치지 않고 철도 이용을 전제로 한 이동·체험·체류 구조를 함께 설계해야 실질적인 지역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민경 기자 minky@kwangj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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