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품은 건축물 열전 건축 도시의 미래가 되다] <31>대구간송미술관
자연과 하나 된 명품 미술관…대구의 랜드마크 바뀐다
지난해 9월 개관 후 40만명 방문
국보·보물·서화·도자·금속 등 보유
숲·지형과 어울린 한국적 미감
제10회 한국문화공간상 수상
공연예술도시서 미술의 도시로
‘미인도’ 내년부터 상설 전시
지난해 9월 개관 후 40만명 방문
국보·보물·서화·도자·금속 등 보유
숲·지형과 어울린 한국적 미감
제10회 한국문화공간상 수상
공연예술도시서 미술의 도시로
‘미인도’ 내년부터 상설 전시
![]() 지난해 9월 대구 삼덕동 외곽에 자리한 대구간송미술관 전경.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립된 미술관에는 6개의 전시실과 수리복원실, 수장고, 아트숍 등이 들어서 있다.  <대구간송미술관 제공>  | 
요즘 대구광역시는 미술의 도시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불과 1년 여전까지만 해도 국제뮤지컬축제, 오페라축제를 개최하는 공연예술도시였지만 지난해 9월 대구간송미술관이 들어서면서 위상이 높아졌다. 희귀한 국보와 보물을 다수 소장한 간송 미술관을 둘러보기 위해 지난 1년동안 전국 각지에서 40여 만 명이 다녀가는 등 대구의 랜드마크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간송미술관은 대구 시내에서 자동차로 30분 거리인 삼덕동 외곽에 위치해 있다. 지난 2011년 시립미술관인 대구미술관이 개관할 때 만 해도 잡목과 텃밭이 무성한 황량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지리적 특성은 서울 간송미술관 최초의 지역 분관으로 개관한 대구 간송미술관에게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번잡한 도심과 달리 자연과 소통할 수 있는 지형이다 보니 간송미술관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최적의 입지로 꼽혔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간송미술관을 향하는 진입로에 들어서자 마치 나무와 숲으로 우거진 수묵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하다. 자연과 소통하는 유연한 공간을 담아내기 위해 미술관의 안과 밖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형에 연결해 한국적인 미감이 돋보이도록 설계한 덕분이다.
간송미술관은 연면적 8003㎡, 지하1층 지상 3층 규모다. 총 사업비 446억 원(국비 160억 원 포함)을 들여 지난 2022년 1월 착공한 지 2년 여 만에 2024년 9월3일 공식개관을 했다. 총 6개의 전시실과 수리복원실, 아카이브집, 아트숍, 수장고 등으로 이뤄졌다. 
지하1층은 다른 미술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주차장 대신, 2개의 전시실과 야외 수공간으로 꾸몄다. 지상 1층에는 전시실 4개, 보이는 수리복원실, 간송 아트숍, 강당 및 휴게시설이 들어서 있고 지상 2층에는 매표소와 아카이브집(도서자료실), 강의실, 박석마당(야외) 등이 배치됐다. 
이같은 건축미는 대구시가 미술관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016년 간송문화재단과 분관 유치협약을 체결한 대구시는 명품 미술관으로 가꾸기 위해 입지 선정에서부터 2024년 9월 개관까지 8년 동안 치열한 준비작업을 거쳤다. 지난 2020년 대구시가 공모한 ‘간송미술관 건립을 위한 국제설계공모’에서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된 최문규 연세대 교수는 경북 안동시 도산서원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
미술관이 위치한 대구대공원(2027년 개원 예정)의 경사와 지형이 안동 도산서원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시대적 비극을 이겨낸 기개와 문화유산을 보존하려고 애쓴 간송 전형필 선생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미술관 입구에 10여 개의 나무 기둥과 건축물 곳곳에 소나무들을 배치했다.
여기에 한국 전통 건축 요소인 계단식 기단과 터의 분절 등을 접목해 자연과 하나가 되는 공간으로 형상화 했다. 건물 내·외부에는 박석마당, 중정, 수변공간 등을 배치해 건물과 자연의 관계, 공간의 연결과 확장 등 또 하나의 예술작품인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식 정원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연못의 수(水)공간은 관람객들의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하는 포토존이다. 지난해 (사)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가 대한민국 문화공간발전에 지표가 되는 건축물(뮤지엄, 도서관, 공연장 등)에게 수여하는 ‘2024년도 제10회 한국문화공간상’(뮤지엄 부문)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간송미술관의 진가는 독보적인 컬렉션에서 빛을 발한다. 국보인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시대 화가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등 다수의 국보와 유물은 ‘구름인파’를 불러 모으는 명작이다. 교육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인 간송 전형필 선생이 평생 모은 열정의 산물이다. 간송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38년 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보화각(서울 간송미술관 전신)을 설립한 간송문화재단은 국보 11점, 보물 22점, 서화, 전적, 도자, 금속, 석물 등 수백 여 점의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국보로는 훈민정음 해례본(1446년)을 비롯 청자삼감운학문매병(13세기), 청자기린유개항로(12세기 전반),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18세기),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563년) 등이 있고, 보물로는 신윤복의 ‘미인도’, 김홍도의 ‘과로도기’, 김득신의 ‘야장단련’, 이정의 ‘순죽’, 정선의 ‘청풍계’, 분청사기상감모란문합(15세기) 등이 포함돼 있다.
지하 1층의 상설전시실은  간송미술관의 대표작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어두운 조명 아래 수 십 여 개의 유리 진열장에 놓인 국보와 보물이 관람객을 맞는다. 지난해 개관 기념전에서 선보인 신윤복의 ‘미인도’(내년부터 상설전시)는 아쉽게도 현재 관람할 수 없지만 전시실 한복판에 우뚝 서 있는 두 점의 국보급 도자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고려 청자와 조선백자의 진수를 보여주는 ‘청자상감운학문매병’과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이다.
특히 조선 후기 풍속화를 보여주는 혜원 신윤복의 ‘혜원전신첩’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대표작이다. 총 30점으로 구성된 화첩 가운데 ‘연소답청’, ‘상춘야흥’, ‘춘색만원’, ‘소년전홍’등 네 작품이 선보이는 데 조선 시대의 일상과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구도가 인상적이다.
미술관을 나서기 전 한번쯤 들려야 곳이 있다. 지하 1층 전시실의 실감영상전 ‘흐름’(Flow, 9월3일~12월31일)이다. 간송미술관의 다양한 소장품을 디지털 영상으로 재해석한 공간으로, 전시실에서 만났던 그림과 미처 보지 못했던 희귀작들을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실에 설치된 독특한 디자인의 의자에 편하게 앉아 미디어 작품들을 보며 잠시 피로를 풀 수 있는 쉼터같은 공간이다.
간송미술관 윤병인 매니저(기획운영본부 대외협력팀)는 “지난해 9월 개관 이후 하루 평균 1500명이 방문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는 등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의 교육 프로그램과 예술강좌 등을 연중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글·사진=박진현 문화선임 기자 jhpark@kwangju.co.kr
그래서인지 간송미술관을 향하는 진입로에 들어서자 마치 나무와 숲으로 우거진 수묵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 하다. 자연과 소통하는 유연한 공간을 담아내기 위해 미술관의 안과 밖을 다양한 방식으로 지형에 연결해 한국적인 미감이 돋보이도록 설계한 덕분이다.
![]() 아트숍  | 
이같은 건축미는 대구시가 미술관에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 2016년 간송문화재단과 분관 유치협약을 체결한 대구시는 명품 미술관으로 가꾸기 위해 입지 선정에서부터 2024년 9월 개관까지 8년 동안 치열한 준비작업을 거쳤다. 지난 2020년 대구시가 공모한 ‘간송미술관 건립을 위한 국제설계공모’에서 최종 당선작으로 선정된 최문규 연세대 교수는 경북 안동시 도산서원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했다.
미술관이 위치한 대구대공원(2027년 개원 예정)의 경사와 지형이 안동 도산서원과 비슷하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시대적 비극을 이겨낸 기개와 문화유산을 보존하려고 애쓴 간송 전형필 선생의 정신을 구현해 내기 위해 미술관 입구에 10여 개의 나무 기둥과 건축물 곳곳에 소나무들을 배치했다.
여기에 한국 전통 건축 요소인 계단식 기단과 터의 분절 등을 접목해 자연과 하나가 되는 공간으로 형상화 했다. 건물 내·외부에는 박석마당, 중정, 수변공간 등을 배치해 건물과 자연의 관계, 공간의 연결과 확장 등 또 하나의 예술작품인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한국식 정원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연못의 수(水)공간은 관람객들의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하는 포토존이다. 지난해 (사)한국문화공간건축학회가 대한민국 문화공간발전에 지표가 되는 건축물(뮤지엄, 도서관, 공연장 등)에게 수여하는 ‘2024년도 제10회 한국문화공간상’(뮤지엄 부문)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다.
무엇보다 간송미술관의 진가는 독보적인 컬렉션에서 빛을 발한다. 국보인 훈민정음 해례본과 조선시대 화가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등 다수의 국보와 유물은 ‘구름인파’를 불러 모으는 명작이다. 교육가이자 문화재 수집가인 간송 전형필 선생이 평생 모은 열정의 산물이다. 간송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38년 국내 최초의 사립미술관인 보화각(서울 간송미술관 전신)을 설립한 간송문화재단은 국보 11점, 보물 22점, 서화, 전적, 도자, 금속, 석물 등 수백 여 점의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간송미술관의 실감영상전 ‘흐름’에서 만날 수 있는 혜원 신윤복의 ‘미인도’  | 
![]() 상설전시실  | 
특히 조선 후기 풍속화를 보여주는 혜원 신윤복의 ‘혜원전신첩’도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는 대표작이다. 총 30점으로 구성된 화첩 가운데 ‘연소답청’, ‘상춘야흥’, ‘춘색만원’, ‘소년전홍’등 네 작품이 선보이는 데 조선 시대의 일상과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한 구도가 인상적이다.
미술관을 나서기 전 한번쯤 들려야 곳이 있다. 지하 1층 전시실의 실감영상전 ‘흐름’(Flow, 9월3일~12월31일)이다. 간송미술관의 다양한 소장품을 디지털 영상으로 재해석한 공간으로, 전시실에서 만났던 그림과 미처 보지 못했던 희귀작들을 스크린으로 감상할 수 있다. 전시실에 설치된 독특한 디자인의 의자에 편하게 앉아 미디어 작품들을 보며 잠시 피로를 풀 수 있는 쉼터같은 공간이다.
간송미술관 윤병인 매니저(기획운영본부 대외협력팀)는 “지난해 9월 개관 이후 하루 평균 1500명이 방문하고 문화체육관광부의 ‘한국관광의 별’로 선정되는 등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의 교육 프로그램과 예술강좌 등을 연중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글·사진=박진현 문화선임 기자 jhpark@kwangju.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