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 김동규 ‘바리톤 김동규의 음악 이야기’…“목소리 끌어내는 법 알면 당신도 멋진 성악가”
[광주일보 13기 리더스아카데미]
발성·울림 시연…작은 공연장
원우들 성악 기초 익히며 몰입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선사
16일 ‘조수미 광주 콘서트’
발성·울림 시연…작은 공연장
원우들 성악 기초 익히며 몰입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선사
16일 ‘조수미 광주 콘서트’
![]() 김동규 성악가가 지난 9일 광주시 서구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린 제13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에서 ‘바리톤 김동규의 음악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과 함께 노래를 들려주고 있다. /김진수 기자 jeans@kwangju.co.kr |
“성악은 어렵지 않습니다. 소리를 크게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가사가 들리면 되는 거예요. 누구나 좋은 목소리를 갖고 있는데 꺼내 쓰지 못할 뿐입니다.”
한국 가곡 ‘봄처녀’의 한 소절이 울려 퍼지자 강연장은 금세 울림으로 가득 찼다. 세계적인 성악가가 무대가 아닌 강단에서 특유의 유머와 시범으로 성악의 문턱을 낮추자 청중들은 박수와 웃음으로 화답했다. 강연장은 작은 콘서트장처럼 활기를 띠었다.
제13기 광주일보 리더스아카데미 2학기 첫 번째 강연이 지난 9일 라마다플라자 광주호텔에서 열렸다. 이날 강단에 선 김동규 성악가는 ‘바리톤 김동규의 음악 이야기’를 주제로 강연을 이어갔다.
이태리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입학·졸업한 그는 1991년 베르디 국제성악콩쿠르 1위에 오른 뒤 전 세계 주요 무대에서 활동했다. 귀국 후에는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오페라 뿐 아니라 방송과 대중음악 무대까지 넘나들며 폭넓은 행보를 이어왔다.
김 성악가는 자신이 한국 성악사에 남긴 족적 중 하나로 ‘바리톤’이라는 음역대의 대중화를 꼽았다. 그는 “예전에는 성악가 하면 테너나 소프라노만 떠올렸지만 제가 활동하면서 비로소 ‘바리톤’이라는 개념이 알려졌다”며 웃었다.
이어 직접 성악의 발성과 울림을 시연하며 “좋은 목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며 “다만 꺼내 쓰지 못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낮고 깊은 울림으로 공간을 채우며 시범을 보여주자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였다.
이날 강연은 딱딱한 강의가 아닌 일종의 마스터클래스처럼 펼쳐졌다. 김 성악가는 원우들을 일으켜 세워 직접 소리를 내보게 하거나 바이브레이션의 원리를 설명하며 참여를 이끌었다. 원우들은 성악의 기초를 몸으로 익히며 자연스럽게 몰입했다.
“소리를 두껍게만 밀어붙이면 아름다운 노랫말이 망가집니다. 가사가 잘 들려야 노래가 제대로 전달되는 겁니다.” 김 성악가는 목소리와 문학적 언어가 어우러져야 비로소 노래가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유럽 활동 시절의 경험을 전하며 주역 성악가가 얼마나 치열한 환경에 놓이는지도 설명했다. “한 번이라도 공연을 망치면 다시 계약이 오지 않습니다. 늘 벼랑 끝에 선 기분이었죠. 하지만 그런 긴장 속에서도 단 한 번도 공연을 망친 적이 없습니다. 그게 제 인생의 행운이자 복이었습니다.”
강연은 음악사의 간단한 해설로도 이어졌다. 도레미 음계의 기원,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 변화,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음악의 어머니’ 헨델의 역할 등을 짚으며 성악이 단순한 예술을 넘어 문화적 자산이자 경제적 파급력이 큰 영역임을 강조했다. 특히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의 노래 전통을 우리나라의 판소리·아리랑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하며 청중들의 이해를 도왔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자신의 노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됐다.
“1999년에 이혼을 하고 제작한 노래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결혼식 축가의 대표곡이 됐습니다. 제자들이 ‘이 노래 덕분에 아르바이트비를 벌었다’고 농담을 하더군요.”
낮고 단단한 울림으로 노래와 인생 이야기를 전하던 김 성악가는 마지막으로 성악을 어렵게 여기지 말고 생활 속에서 즐기길 당부했다. “사람은 흥을 잃으면 아무 것도 안 됩니다. 성악도 마찬가지예요. 노래는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힘입니다.” 오는 10월 30일 광주에서 열릴 공연을 “마지막처럼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제13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는 오는 16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리는 ‘조수미 광주 in LOVE 콘서트’에 이어 재난안전 전문가 송창영,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 인문학 하는 약사 송은호, 산티아고 순례길 전도사 박응렬, 과학커뮤니케이터 이정모, 역사교육 전문가 황현필, 과학을 매개로 대중과 소통하는 김상욱, 미디어아트 전문가 김허경의 강연으로 2학기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
한국 가곡 ‘봄처녀’의 한 소절이 울려 퍼지자 강연장은 금세 울림으로 가득 찼다. 세계적인 성악가가 무대가 아닌 강단에서 특유의 유머와 시범으로 성악의 문턱을 낮추자 청중들은 박수와 웃음으로 화답했다. 강연장은 작은 콘서트장처럼 활기를 띠었다.
이태리 베르디 국립음악원을 수석으로 입학·졸업한 그는 1991년 베르디 국제성악콩쿠르 1위에 오른 뒤 전 세계 주요 무대에서 활동했다. 귀국 후에는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오페라 뿐 아니라 방송과 대중음악 무대까지 넘나들며 폭넓은 행보를 이어왔다.
이어 직접 성악의 발성과 울림을 시연하며 “좋은 목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며 “다만 꺼내 쓰지 못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낮고 깊은 울림으로 공간을 채우며 시범을 보여주자 청중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귀를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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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두껍게만 밀어붙이면 아름다운 노랫말이 망가집니다. 가사가 잘 들려야 노래가 제대로 전달되는 겁니다.” 김 성악가는 목소리와 문학적 언어가 어우러져야 비로소 노래가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유럽 활동 시절의 경험을 전하며 주역 성악가가 얼마나 치열한 환경에 놓이는지도 설명했다. “한 번이라도 공연을 망치면 다시 계약이 오지 않습니다. 늘 벼랑 끝에 선 기분이었죠. 하지만 그런 긴장 속에서도 단 한 번도 공연을 망친 적이 없습니다. 그게 제 인생의 행운이자 복이었습니다.”
강연은 음악사의 간단한 해설로도 이어졌다. 도레미 음계의 기원,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 변화, ‘음악의 아버지’ 바흐와 ‘음악의 어머니’ 헨델의 역할 등을 짚으며 성악이 단순한 예술을 넘어 문화적 자산이자 경제적 파급력이 큰 영역임을 강조했다. 특히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의 노래 전통을 우리나라의 판소리·아리랑과 같은 것이라고 비유하며 청중들의 이해를 도왔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자신의 노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됐다.
“1999년에 이혼을 하고 제작한 노래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지금은 결혼식 축가의 대표곡이 됐습니다. 제자들이 ‘이 노래 덕분에 아르바이트비를 벌었다’고 농담을 하더군요.”
낮고 단단한 울림으로 노래와 인생 이야기를 전하던 김 성악가는 마지막으로 성악을 어렵게 여기지 말고 생활 속에서 즐기길 당부했다. “사람은 흥을 잃으면 아무 것도 안 됩니다. 성악도 마찬가지예요. 노래는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힘입니다.” 오는 10월 30일 광주에서 열릴 공연을 “마지막처럼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제13기 광주일보 리더스 아카데미는 오는 16일 광주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리는 ‘조수미 광주 in LOVE 콘서트’에 이어 재난안전 전문가 송창영, 공간크리에이터 이지영, 인문학 하는 약사 송은호, 산티아고 순례길 전도사 박응렬, 과학커뮤니케이터 이정모, 역사교육 전문가 황현필, 과학을 매개로 대중과 소통하는 김상욱, 미디어아트 전문가 김허경의 강연으로 2학기 일정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보람 기자 boram@kwangju.co.kr